[신동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1년… “수산물 안전성 검사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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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1년… “수산물 안전성 검사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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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1년… “수산물 안전성 검사 미흡”

  • 신동아 2024.8.16 


  • 7일 8번째 방류, 내년 3월까지 2만3400t 더 나와

  • 해수부 오염수 방류 대응 예산 집행률 68.5% 그쳐

  • 검사 인력 부족에… “우리 가게엔 한번도 안 왔다”

  • 전문가 “무작위 표본 부적절, 검사 범위‧방식 바꿔야”

[나라살림연구소]

[나라살림연구소]

8월 7일 후쿠시마 오염수 7800t이 바다로 흘러갔다. 이번이 8번째 방류다. 도쿄전력은 지난해 8월 24일부터 올해 7월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오염수 5만5000t을 후쿠시마 원전 앞 바다에 내보냈다. 내년 3월까지 2만3400t이 더 방류될 예정이다.

이에 한국 정부는 수산물 안전관리 강화에 나섰다. 지난해 6월 예비비 약 177억 원(해양수산부 151억 원·원자력안전위원회 25억 원)을 추가로 편성했다. 하지만 나라살림연구소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대응 예비비 집행률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실제 집행 비율은 68.5%에 그쳤다. 특히 방사능 검사장비 구매에 할당된 33억 원은 9억4600만 원만 지출해 28.8%의 낮은 집행률을 기록했다. 각 소매업소를 돌며 방사능 검사를 하는 공무원들은 인력‧기기 부족을 호소하고, 상인들 사이에서도 “검사를 더 늘려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예산 집행률 68.5%… 장비 부족에 검사 못하는 곳도

8월 6일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수산시장에 생선 가게가 모여 있다. [윤채원 기자]

8월 6일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수산시장에 생선 가게가 모여 있다. [윤채원 기자]

해양수산부에 할당된 151억 원은 5개 항목으로 나눠져 있다. △수산물 위생관리(59억 원) △유통단계 위생안전체계 구축(60억 원) △수산물 품질관리(9억6000만 원) △원양어업활성화(2억8000만 원) △해양환경 감시체계 구축 운영(20억 원) 등이다. 이 가운데 ‘원양어업 활성화’와 ‘해양환경 감시체계 구축’ 사업은 각각 집행률 100%, 99%였다.

‘원양어업 활성화’는 원양어업 진흥에 쓰이는 기타 비용, ‘해양환경 감시체계 구축’은 주기적으로 해수를 채취해 방사능 농도를 분석하는 데 드는 비용과 관련한 사업이다. 반면 수산물 생산·유통단계에서 방사능을 검사하는 수산물 위생과 품질관리, 유통단계 위생안전체계 구축 사업의 집행률은 각각 49.3%, 77.3%, 60.6%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수산물 위생관리’는 양식장·냉동창고 등 생산단계에 있는 수산물을 검사하는 사업이다. 할당된 예산 59억 원 가운데 33억 원은 생산단계에서 쓰는 방사능 검사 장비 11대를 추가로 들여오는데 쓰기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지연됐고, 올해 상반기에야 시행됐다. 장비 수도 여전히 부족하다. 현재 방사능 검사 장비는 총 32대에 그쳐 전국 주요 위판장 43곳에 모두 비치되지 못한 상태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현재 보유한 32대는 해양수산부 소속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등에 분배했다”고 설명했다.

‘유통단계 위생안전체계 구축’은 위판장 등 도매 단계에 있는 수산물 검사에 관한 사업이다. 43개 산지 위판장에서 경매 시작 전 방사능 검사를 완료하는 체계를 구축하려고 60억 원을 배정했다. 이 가운데 24억 원이 불용처리 됐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위판 수요를 100% 예측하는 건 불가능했다. 또 검사 장비를 유지‧보수하는 데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고장이 잘 나지 않아 잔액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수산물 품질관리’는 소매 단계에 있는 수산물 검사에 대한 사업이다. 일본산 수산물 취급 업체 2만 개소에 대해 원산지 집중 지도, 단속 등을 실시한다. 이 역시 배정 예산 9억6100만 원 가운데 7억4300만 원만 지출했다.
 

“표본 늘리고, 검사 방식 정밀화해야”

8월 6일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수산시장 한 상점의 원산지 표시란에 일본산 도미를 판매하고 있다고 적혀있다. [윤채원 기자]

8월 6일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수산시장 한 상점의 원산지 표시란에 일본산 도미를 판매하고 있다고 적혀있다. [윤채원 기자]

해양수산부가 생산‧도매 단계 검사를 담당한다면, 각 지자체는 유통단계 검사를 담당한다. 이에 서울시는 자치구마다 스크리닝 방식으로 작동되는 검사기기를 하나씩 배정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이 정도 물량으로는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부족하다”는 말이 나온다.

방사능 검사는 각 자치구 공무원 1명과 식품위생감시원 4~6명이 조를 짜 1주일에 한두 번 가게에 방문, 수산물을 구입해 검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방문해야 할 수산물 취급 업소에 비해 인력은 부족하다. 8월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일본 수산물을 취급하는 음식점과 판매업소는 약 3000개다.

검사 인력이 한정적이다 보니 자연스레 검사 대상은 규모가 큰 시장이나 대형마트 위주가 된다. A구 관계자는 “구청에서 제일 가깝고 규모가 큰 농수산시장을 주로 다녔다. 하반기에 소규모 전통시장까지 돌아볼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B구 관계자는 “1주일에 한 번 수산물을 사러 나간다. 무작위로 방문하려고 노력하지만 쉽진 않다”라고 말했다.

수산물 시장 상인들은 “수산물 검사를 더 자주해야 한다”며 입을 모았다. 6일 오후 3시쯤 서울시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수산시장’에서 방문한 가게 12곳 가운데 8곳은 “수산물 검사는 금시초문”이라거나 “우리 가게엔 한 번도 온 적 없다”라고 답했다. 방문한 적이 있다고 한 가게 4곳도 “1년에 한두 번 오는 게 끝이다. 가장 최근에 온 건 석 달 전쯤인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검사 방식인 무작위 표본 추출의 신뢰성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샘플이 모집단을 얼마나 대표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지금처럼 시장이나 마트에서 수산물을 무작위로 떼와 검사하는 방식은 대표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섭취 빈도와 유통 패턴 등을 고려해 표본을 면밀히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형 식품 방사능 안전관리를 위한 기초연구’ 보고서를 쓴 김성아 서울연구원 현안연구팀 연구위원 역시 “노량진 수산시장 등 큰 시장 위주로 하는 것도 의미가 없진 않겠지만, 검사 대상을 여러 유통채널로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명예교수는 관리체계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엇을 검사할지, 샘플을 어디서 채취할 건지 정해야 검사 우선순위를 세울 수 있다. 일부 표본만 떼오는 식으로 검사 건수를 늘리는 건 옛날 방식”이라며 “안전성을 철저하게 확보하려면 ‘축산물 이력제 시스템’처럼 생산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정보를 더 기록하고 관리해야 한다. 수산물 원산지뿐 아니라 해당 수산물이 일본산(후쿠시마산) 사료 등으로 양식되진 않았는지 꼼꼼하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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