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국내산이라 믿었는데… 헤어드라이어 일부제품, 전자파 中제품보다 높아국내산 헤어드라이어에서 1168mG 검출
국 내 산 이 라 믿 었 는 데…
헤어드라이어 일부제품, 전자파
中제품보다 높아국내산 헤어드라이어에서 1168mG 검출
정부 안전기준 833mG 훌쩍 넘어
신체 가까이 착용하는 목 선풍기 등 주의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국내산 헤어드라이어, 목에 거는 휴대용 선풍기 등에서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의 전자파가 검출됐다는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헤어드라이어의 경우 국내 인체보호 기준을 훌쩍 뛰어넘는 전자파가 측정됐는데, 그 수치가 중국산보다 높았다.
5일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열린 전기전자제품 전자파 방출 측정 시연 기자회견에서 한 국산 헤어드라이어 제품의 전자파 방출량이 1168mG(밀리가우스)로 측정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연합뉴스는 5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이날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헤어드라이어, 휴대용 목 선풍기 등 전기전자제품의 전자파 측정 시연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국내산 헤어드라이어 전원을 켜고 전자파 측정기를 가까이 대자 측정기 속 숫자는 1168mG(밀리가우스·전자파의 단위)까지 치솟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체보호 기준인 833mG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중국산 헤어드라이어도 최대 922.3mG를 기록하며 이 기준을 초과했지만, 국내산 헤어드라이어보다는 낮았다.
앞서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국내산 전자제품에서 높은 수치의 전자파가 나온다는 측정 결과를 여러 차례 발표해 왔으나,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시중 유통 제품 중 인체보호 기준인 833mG를 초과한 사례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날 센터는 "과기부의 발표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하면서, 과기정통부가 안전 기준으로 내세운 기준치(833mG)도 "엉터리 기준"이라고 주장했다.
센터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2∼4mG 이상 세기 전자파에 장기간 노출된 아이들 집단에서 백혈병 발병이 높아졌다는 국제암연구소 결과를 토대로 4mG가 인체 보호 기준이 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목에 거는 휴대용 선풍기에서는 최대 360.4mG, 노트북 어댑터에서는 440mG의 전자파가 각각 검출됐다. 이에 대해 센터는 "4mG를 훨씬 넘어서는 수치이므로 위험하다"며 "목 선풍기, 헤어드라이어 등은 신체에서 멀리 떨어뜨려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문제가 크다"고 주장했다.
전자파는 거리의 제곱에 비례해 약해지기 때문에, 거리를 둘수록 그 세기가 크게 낮아진다. 앞서 센터는 전자기기를 사용할 경우 30㎝ 이상 거리를 두면 전자파 세기가 4mG 이하로 줄어든다며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과기정통부는 과학기술적 측면에서만 접근할 뿐 국민의 건강이나 안전을 고려하지 않는다"며 "국민들이 생활 속에서 많이 사용하는 제품들의 불필요한 발암물질 노출을 줄이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어린이들이 자주 노출되는 전기전자제품은 특별관리해야 한다"며 환경부가 전자파를 환경보건관리물질로 지정하고 관리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