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일본 오염수 방류금지 소송 2년째... 항소심 내달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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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일본 오염수 방류금지 소송 2년째... 항소심 내달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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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류 금지 소송 항소심 마지막 변론기일이 열린 19일 부산고등법원 457호 법정.
▲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류 금지 소송 항소심 마지막 변론기일이 열린 19일 부산고등법원 457호 법정.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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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17일 오후 2시에 판결하겠습니다."

19일 부산고등법원 457호 법정. 민사5부 재판장이 선고일자를 못 박자 피고·원고 측 변호인들이 두꺼운 변론 자료를 들고 자리를 떴다. 이날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교전력을 상대로 부산지역 환경단체 대표와 활동가들이 제기한 항소심의 마지막 변론기일이었다.

도교전력 측 변호사는 침묵 속에서 법정 밖으로 떠났다.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느냐"고 질문을 던졌지만, "할 말이 없다. 죄송하다"라는 답만 돌아왔다. 반면 원고 측 변호사는 준비한 법정 자료까지 펼쳐 보이며 기자에게 "(재판의) 문도 열지 말라는 건 문제가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1심 각하 판결에도 포기 않고 항소한 시민들


안하원 부산환경운동연합 대표 등 16명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 금지 청구 소송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변영철(법무법인 민심) 변호사는 2010년 대법원이 선고한 판결을 이에 대한 근거로 제시했다. 국제 재판 관할권을 부당하게 넓히려는 시도는 타당하지 않지만, 스스로 포기하는 것 또한 신중해야 한단 내용이다.

변 변호사는 "우리 주권에 해당하는 문제이고, 해양법협약 56조에서도 배타적 경제수역에 대해 연안국은 주권적 권리를 갖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관할권이 있다는 것인데, 재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그의 말처럼 1심은 지난해 8월 선고에서 각하 판결을 통해 소송 제기가 부적합하다고 결론 내렸다. 오염수 방류가 코앞인 상황에서 사실상 도쿄전력, 일본 정부에 손을 들어준 모양새였다. 그러나 본안 판단 없이 1심이 끝났다고 해도 원고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바로 항소를 제기했고, 세 차례 변론기일을 거쳐 곧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2022년 1심 첫 날부터 계산하면 이날까지 햇수로 2년째 재판 중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에 보관 중인 오염수 탱크 모습.
▲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에 보관 중인 오염수 탱크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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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항소심의 쟁점도 1심과 비슷하다. 원고측은 국가 간 맺은 협약을 근거로 국제재판관할권, 해양투기 금지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피고 측은 종전 주장을 반복할 뿐 1심 결론을 뒤집을 이유가 없다며 기각을 주장했다. 오염수 방류가 런던의정서 등에 금지된 핵폐기물의 해상 투기에 해당된다는 주장과 법리적으로 성립하지 않으며 안전하단 주장이 다시 맞부딪혔다.

도쿄전력 측은 거듭 "ALPS(다핵종제거설비)로 정화되고 대량의 바닷물로 희석하는 절차를 거친 후에 비로소 처리수로서 바다로 방출되는 점, 나아가 해류 확산을 통해 많은 시간이 흐른 이후에야 극히 일부가 대한민국 근해에 도착한다는 점" 등을 들며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법원에 제출한 준비 서면의 가장 앞에는 '처리수의 안정성' 설명이 놓였다.

이를 두고 재판을 방청한 활동가는 어처구니가 없단 표정을 지었다. 현장에서 만난 노현석 환경보건전국네트워크 위원은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갈지 모르고, 생물 농축으로 어떤 피해를 줄지 더 증명되지 않았다. 저런 주장을 받아들일 게 아니라 사법부가 제대로 판단을 해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서도 쓴소리를 던졌다. 동시에 시간이 지나면서 오염수에 대한 여론이 사그라든 것처럼 보이지만, 절대 아니란 말도 덧붙였다. 곧 7차 방류를 앞둔 도쿄전력은 작년 8월부터 시작해 이달까지 4만 7천t가량의 오염수를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로 내보냈고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정부가 할 역할을 원고들이 맡은 셈인데 자국민, 우리 어민의 안전 생명을 지키려는 조처가 필요하다. 언제까지 오염수를 방관하고, 여론을 외면할 것인지 분노스럽다. 지난 조사만 봐도 민심이 가라앉은 게 아니다. 답답함으로 막혀 있다."

노 위원이 얘기한 것은 지난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보건시민센터와 리서치뷰가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를 말한다. 전국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니 67%는 '적극적으로 저지해야 한다'라고 응답했다. 사태를 막지 못한 책임에 대해서는 '윤석열 정부의 방조나 찬성(54.6%)', '국제사회의 노력 부족(22.2%)'이 1·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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