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 “진상규명·피해보상 없이 10년째 해 저물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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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 “진상규명·피해보상 없이 10년째 해 저물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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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 “진상규명·피해보상 없이 10년째 해 저물어 가”

세계일보, 2021.12.29

피해 유족 등, 서울 전역서 자전거 캠페인
“문재인 정부 5년 간 진상규명 뒷짐으로 일관
지금 이 시간도 폐 이식 환자 사경 헤매
차기 정부, 피해대책 및 재발방지안 등 내놔야”

환경보건시민센터 활동가와 가습기 살균제 참사 가족들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본사 앞에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 관련 기업 규탄 및 정부의 책임을 촉구하며 손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 유족 등과 시민단체들이 올해 마지막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도, 피해보상도 없이 가습기살균제 참사 10년째 해가 저물어간다”며 소극적 대응에 그친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이들은 사경을 헤매는 환자들이 여전히 속출하고 있는데도 기업배보상, 진상규명은 진척이 없다면서 이제는 차기 정부가 참사 피해자들의 아픔과 슬픔을 다독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29일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이날 가습기살균제 유족과 최예용 센터 소장, 백도명 서울대 명예교수, 석면암 환자, 서울환경운동연합 회원 등 6~7명은 이런 내용을 알리기 위해 자전거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들은 오전 10시부터 자전거를 타고 LG생활건강, SK 본사, 기업배보상 조정위원회, GS & 다이소, 삼성,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등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관련한 기업 및 단체를 차례로 방문하며 가습기살균제 참사 문제의 해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촛불혁명 공간에서 분출된 ‘안전한 나라’의 열망으로 만들어진 문재인 정부는 집권 5년 동안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진상규명에 대해 뒷짐으로 일관했다”면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2020년 말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법률개정과정에서 가습기살균제 진상규명 기능을 제외해버림으로써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의 대국민 약속을 완전히 깨뜨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이 시간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망연자실한 상황이고, 3년째 병원에 입원하며 두 번째 폐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는 사경을 헤매고 있다”고 피해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전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활동가와 가습기 살균제 참사 가족들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본사 앞에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 관련 기업 규탄 및 정부의 책임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실제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정부에 신고 된 피해자는 7618명, 사망자는 1736명으로 집계됐는데, 신고자들 중 구제대상자로 인정된 사람은 4274명에 그쳤다. 구제대상자로 인정됐더라도 기업배보상이 이뤄진 사례는 600여명에 불과하다고 센터 측은 설명했다. 센터는 “지난 8월31일 피해자단체와 가해기업의 추천으로 구성된 조정위원회가 발족됐지만 아직까지 피해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배보상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사참위가 지난해 가습기살균제로 사망자가 2만여명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지만 추가 피해자를 찾으려는 정부 노력은 사실상 실종된 상황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가습기살균제로 부인과 가족을 잃은 유족과 피해자 및 사회단체들과 함께 매주 항의행동에 나섰고, 가해기업과 정부, 지방자치단체 청사 및 법원 앞에서 시위를 1년 내내 전개했다”면서 “내년 3월 들어설 새 정부가 진상규명과 피해대책 및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1994년부터 2011년까지 998만개의 가습기살균제 제품이 판매돼 최대 95만여명(추정)에게 피해를 초래한 단군 이래 최대 환경 비극이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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