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놀사태 30주년' 무엇을 배웠나··· "페놀 검출 온수 4개월째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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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놀사태 30주년' 무엇을 배웠나··· "페놀 검출 온수 4개월째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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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놀사태 30주년' 무엇을 배웠나··· "페놀 검출 온수 4개월째 써요"

파이낸셜뉴스 2021년 3월 16일자 


 기사원문: https://www.fnnews.com/news/202103161349458449


환경단체·피해자 16일 기자회견
낙동강 페놀유출 사태 30주년 맞아
'페놀 온수' 성산시영 사태 해결 촉구
마포구·서울시·환경부 미온 대처 비판

[파이낸셜뉴스] 최악의 환경오염 사태로 꼽힌 낙동강 페놀유출 사건이 발생한지 30년이 지났다. 기업의 불법행위로 경남지역 식수원인 낙동강에 독성물질이 풀렸고 관계 공무원이 책임을 방기하며 피해가 커진 사건이다. 

사태 30주년을 맞아 환경단체는 기자회견을 통해 여전히 환경문제에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정부당국을 질타했다. 아파트 온수에서 페놀이 검출됐음에도 수 개월째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서울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 사례가 대표적이다. 
 

서울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 주민들이 온수에서 페놀이 검출되는 사태를 시급히 바로잡아달라고 시위를 벌이는 모습. 성산시영 페놀온수 대책위 제공.


■낙동강 페놀유출 30년, 현실은 나아졌나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서울 마포 성산시영아파트 페놀온수 대책위 공동으로 16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 상류의 석포제련소 가동과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녹조라떼, 서울 마포의 페놀온수 상황은 우리 사회가 30년 전 페놀사태로 환경문제의 중요성에 떴던 눈을 다시 감은 것”이라며 “교훈을 얻지 못한 사고와 참사는 반복된다”고 규탄했다. 

센터는 이어 “2020년 11월 서울 마포의 성산시영아파트 수돗물 온수에서도 페놀이 검출돼 1120세대 수천 명이 페놀 냄새 나는 온수에 노출됐다”며 “서울시와 마포구청은 온수 수돗물은 식수가 아니라서 관리책임이 없다며 뒷짐만 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 따르면 페놀은 경구를 통해 1.5g 이상 섭취 시 성인남성도 바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맹독물질이다. 물에 잘 녹아 수질오염을 일으키기도 쉽다. 

문제는 지난해 12월 처음 제기됐다. 해당 아파트 중 1120세대가 사용하는 온수탱크에서 페놀이 검출된 것이다. 지난해 11월 노후한 온수탱크에 코팅작업을 진행한 뒤 온수를 사용한 주민 사이에서 피해가 잇따른 것이다. 주민들은 물에서 냄새가 날 뿐만 아니라 몸에 염증까지 생겼다는 등의 피해를 제보했다. 

실제 수질검사를 진행해보니 발암물질인 페놀이 검출됐다. 한 탱크에선 음용수 기준치인 0.005㎎을 훌쩍 넘는 0.039㎎의 페놀이 나왔다. 

그러나 주민들이 4개월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도 페놀이 검출되는 온수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문제를 겪고 있는 주민들이 전체 아파트 주민 가운데 일부일뿐더러, 절반 이상이 세입자라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1000여세대가 사용하는 온수에서 페놀이 검출돼 논란이 된 서울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 온수 탱크 내부 사진. 성산시영 페놀온수 대책위 제공.

■민원 떠넘기기에 4개월째 '독성 온수' 쓴다 
주민들은 지자체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별다른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페놀이 검출된 온수가 ‘먹는 물’이 아니라 적용 법규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것이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올해 초 해당 아파트 주민의 민원에 대한 답변에서 “온수이용은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으므로, 음용수 기준치 이상이 검출되는 사항에 대한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법령에서는 수질검사 등 관련규정이 없고, 위법사항에 관한 조치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어 “수질검사.위법사항에 대한 조치 등은 수도법, 먹는물 관리법 등 관계법령을 소관하는 환경부, 서울시 등에 문의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 아파트 입주자는 “황당하게도 주민들이 환경부와 서울시에 민원을 접수하면 다시 마포구청으로 내려보내고 있다”면서 “당장 물에서 독성물질이 나오고 피해가 계속되는데 왜 나서서 조치하는 곳이 없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해 했다. 

아파트 입주자들과 실제 소유주들은 해동 온수통 교체를 놓고 갈등을 지속하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 측에서 온수탱크 코팅을 시공한 시공사에게 다시 재시공을 맡긴다는 공지까지 나오자 주민들을 아파트 앞에서 직접 집회까지 벌이기도 했다. 

서울시는 최근에야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상태로 알려졌다. 

한편 낙동강 페놀유출은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91년 3월과 4월 두차례에 걸쳐 구미 공업단지 내 두산전자에서 페놀 30여t이 유출되며 발생한 사건이다. 

당시 두산전자는 페놀원액 저장탱크와 파이프 관리를 소홀히 해 두 차례에 걸쳐 30여t의 페놀이 유출되도록 했다.

해당 업체는 물론 관리감독을 해야 할 지자체 역시 파이프가 시설이 노후돼 유출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 사태로 업체와 공무원 등 관련자 13명이 구속되고 환경부 장·차관이 경질됐다. 고 박용곤 두산그룹 회장도 사태에 책임을 지고 2년여 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4개월 째 독성물질이 검출된 온수를 쓰고 있는 주민들이 집회에 나선 가운데, 관할인 마포구청장이 주민 민원에 답변한 내용. 성산시영 페놀온수 대책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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