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당신은 환경 보호 얼마나 실천하나요(최예용, 프란치스코, 환경보건학자)

환경을 보호하고 지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특정 일을 해당 환경 이슈를 기억하고 관련 실천을 하는 기념일로 지정하는 것입니다. 환경 문제가 지구적 차원의 문제라서 유엔에서 특정 환경 문제에 관한 협약을 맺은 날을 기념하는 경우가 많아요. 2월 2일은 세계 습지의 날,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 6월 17일은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 9월 16일은 세계 오존층 보호의 날이랍니다. 국가 차원에서 정부가 정하는 환경기념일도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5월 31일 바다의 날, 8월 22일 대한민국 에너지의 날이 있어요. 

민간 차원에서 정한 환경 기념일은 더 다양하고 많은데 4월 22일 지구의 날이 대표적이고, 10월 16일 화학 조미료 안 먹는 날이 있습니다. 라면이 맛있지만, 이날만큼은 먹지 말자고 하는 날이에요. 너무 많은 소비가 환경오염의 원인이라고 하여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도 있는데 매해 11월 마지막 주에 있답니다. 자동차가 환경 오염의 주범이라는 인식에서 만든 ‘세계 차 없는 날’은 9월 22일인데 이날 하루만이라도 자동차를 타지 말자는 취지래요.

환경보건시민센터가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역별 인구수와 남녀를 구분해 무작위로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해 휴대전화 ARS 자동응답방식으로 장바구니, 텀블러, 육류 대신 채식, 손수건, 자전거 출퇴근 등의 생활 속 환경 실천 항목 5가지에 대해 실천 여부를 물었습니다.(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3.1%p)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일회용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를 사용한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70.3% 그러니까 10명 중 7명이었습니다. 대단한 수치 아닌가요. 하지만 슈퍼에서 보면 그냥 빈손으로 와서 일회용 비닐봉지에 물건을 담아가는 경우가 더 많아 보이더군요. 아파트촌의 재활용품 모으는 곳에서도 비닐봉지는 여전히 넘쳐나고요. 어쩌다가 한두 번 장바구니를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매일매일 외출할 때마다 장바구니를 챙겨다니는 거 잊지 마세요.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한다’는 사람은 전체의 44.3%로 10명 중 4~5명이었고, ‘텀블러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람은 전체의 55.7%로 사용한다는 사람보다 약간 더 많았어요. 그래도 상당히 많이 실천하고 있는 셈이죠. 

육류 섭취가 여러 가지 환경 문제를 야기한다는 취지의 질문인 ‘육류 대신 주로 채식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43.6%이고 ‘아니다’는 56.4%였다. 아마도 ‘주로 채식한다’는 질문의 취지에 따라 매일은 아니라도 자주 채식하려 한다는 사람들이 응답자의 절반 정도는 되는 셈이에요. 

일회용 티슈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손수건을 갖고 다닌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37.8%이고 ‘아니다’는 62.2%였어요. 이 항목은 생각했던 것보다 실천하는 분들이 적지 않나요? 이 질문은 60대 이상에서 10명 중 6명 이상이 실천하고 20대 청년층은 10명 중 2명이 채 안 되네요. ‘자전거로 출퇴근한다’는 사람은 전체의 7.2%이고 ‘아니다’는 92.8%였습니다. 국민 10명 중 1명도 안 되는, 국민 100명 중에서는 7명 정도만이 자전거로 출퇴근한다는 조사 결과입니다. 5가지 환경 실천 항목 중 가장 낮은 실천 참여율을 보인 항목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5가지 환경 실천 항목 중에서 몇 가지를 실천하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