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살인기업’ 살려준 공정위

환경보건시민센터 활동 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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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건시민센터 활동 언론보도

가습기살균제 ‘살인기업’ 살려준 공정위

최예용 0 16562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환경보건시민센터,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허위광고로 인명 피해를 낸 가습기살균제 업체에 과징금을 징수하고, 업체 대표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벌이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원인미상 폐손상의 원인이라고 발표된 지 11개월 만에 가습기살균제 판매기업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첫 처분이 내려졌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피해자 가족들은 솜방망이 처벌로 아기, 산모 등 사람 목숨을 앗아간 살인기업에 되레 면죄부를 줬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 23일 인체에 유해한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하며 제품 용기에 인체에 무해한 안전함 제품이라고 허위 표시를 한 옥시레킷벤키저, 홈플러스, 버터플라이이펙트, 아토오가닉 등 4개사에 대해 시정명령(법위반 사실 공표명령 포함)과 과징금(5,200만 원) 징수하고, 법인과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롯데마트(와이즐렉 가습기살균제)와 글로엔엠(가습기클린업)에 대해서는 법위반의 정도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경고조치하는 데 그쳤다.

이를 두고 녹색소비자연대 녹색시민권리센터와 여성환경연대는 즉각 성명서를 내어 “가습기살균제 ‘허위과장광고’ 처분은 환영하지만 가습기살균제 제조업체와 정부는 즉각 소비자에게 사죄하고 피해자 배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녹색소비자연대 녹색시민권리센터는 “차후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는 위해성의 논란이 있거나 문제 발생 가능성이 높은 제품에 대한 안전관리와 예방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녹색소비자연대 녹색시민권리센터 정윤선 팀장은 “옥시레킷벤키저 등 가해 기업은 보상은커녕 아직 피해자들에게 사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옥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지만 (옥시 관계자는)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묵묵부답으로만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팀장은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제품을 안전하다고 판매해 놓고 도의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가해기업들은 과징금은 물론 피해자들의 피해보상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은 공정위 발표 다음날인 2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이번 조치는 매우 실망스럽고, 한심한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최소 50명 이상 사망한 최악의 환경사건에 대해 보건복지부, 환경부, 지식경제부, 총리실 등 모두 ‘피해대책은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며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베이비뉴스 신세연 기자 = 가습기살균제로 6살 딸이 원인미상 급성간질성 폐렴 진단을 받은 강찬호 씨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공정거래위원회 정문 앞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가습기살균제 가해기업에 대한 처분을 규탄하는 1인시위와 솜방망이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ssy@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신세연 기자 = 가습기살균제로 6살 딸이 원인미상 급성간질성 폐렴 진단을 받은 강찬호 씨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공정거래위원회 정문 앞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가습기살균제 가해기업에 대한 처분을 규탄하는 1인시위와 솜방망이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ssy@ibabynews.com ⓒ베이비뉴스


피해자가족 강찬호 씨는 기자회견 직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공정거래위원회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사람 죽이는 가습기살균제를 팔아놓고, '안전하다', '인체에 무해하다' 광고를 한 기업에 대해 100만원 과징금이라니…. 장난하는 것인가!? 5,000만 원이든 100만 원이든 과징금으로 사람 죽인 제품에 면피를 준 것”이라고 성토했다.

강 씨의 딸 나래양은 2011년 6월 원인미상의 급성 간질성 폐렴 진단을 받은 영유아 환자로 오랜 치료 끝에 생명의 위기를 간심히 넘겼다. 현재는 건강상태를 점검하며 주시하고 있는 상태이다. 강 씨는 “한 달에 한 번이나 두 달에 한 번 아이가 기침을 하거나 골골할 때마다 병원을 찾는다”고 전했다.

강 씨 가족은 2010년 2월부터 2011년 6월까지 동절기 위주로 가습기와 함께 ㈜버터플라이이펙트의 세퓨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다. (주)버터플라이이펙트는 제품 용기에 “이제 안심하고 가습기를 켜세요”, “인체에 무해하며 흡입 시에도 안전(OECD 423: not toxic if swallowed)”라는 문구를 넣어 판매했다. 이 제품을 단독으로 쓰고 사망한 사례는 6건(2011년 11월 30일 환경보건시민센터 집계 기준)에 이르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기업에 매긴 과징금은 단돈 100만 원밖에 되지 않는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도 광화문광장 기자회견을 마치고 서울 송파구 신천동 옥시레킷벤키저 본사 앞으로 자리를 옮겨 1인 시위를 벌였다. 최 소장은 “과징금 5,000만원이면 옥시 입장에서는 싼 것 아니겠느냐”며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조롱했다. 옥시레킷벤키저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습기살균제 업체들에 징수한 과징금 총 5,200만 원 중 5,000만 원을 물게 된 기업이다.

특히 최 소장은 “옥시레킷벤키저는 질병관리본부의 동물실험이 잘못됐다고 우기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 옥시레킷벤키저 측의 공식 입장을 듣기 위해 옥시레킷벤키저 본사가 있는 19층으로 향했으나 경호원으로 보이는 직원 두 명이 엘리베이터에서부터 기자의 출입을 강하게 제지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은 8월을 가습기살균제 사태 1주기로 보고 이달 중으로 ‘가습기살균제피해대책시민위원회’를 결성할 예정이다. 이 위원회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모아 사망 피해자 중심으로 가습기살균제 제조 및 판매회사를 상대로 과실치사 살인혐의로 형사고발을 하는 등 강도 높은 대책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또한 가습기살균제 사태에 관심을 갖는 여러 국회의원들과 함께 국회 공청회를 열거나 관련제도를 개선하고, 오는 9월에는 국정감사를 통해 보건복지부와 가해 기업에 책임을 묻는다는 계획이다.


베이비뉴스 신세연 기자 =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이 24일 오후 옥시레킷벤키저 본사가 있는 서울 송파구 신천동 한국광고문화회관 앞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가습기살균제 가해기업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이 빌딩 18, 19층에 옥시레킷벤키저 본사가 자리잡고 있다. ssy@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신세연 기자 =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이 24일 오후 옥시레킷벤키저 본사가 있는 서울 송파구 신천동 한국광고문화회관 앞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가습기살균제 가해기업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이 빌딩 18, 19층에 옥시레킷벤키저 본사가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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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y@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신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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