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살려 낼순 없지만, 아이 만큼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1인 시위
최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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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7 14:22
아내 살려 낼순 없지만, 아이 만큼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1인 시위
경향신문 2016 3 4
2011년 2월 아내(당시 33세)를 잃었다. 갑자기 숨을 쉬지 못해 허겁지겁 옮긴 중환자실에서. 입원한 지 일주일만이었다. 급성호흡부전이었다. 당시 아내는 임신 7개월이었다.
사망 전 아내는 수개월간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사용했다. PGH(염화 에톡시 에틸 구아디니)라는 유해물질이 담긴 제품이다. 단지 뱃속의 아이의 건강을 위해 해당 제품을 쓴 것이었다. 아내처럼 가습기 살균제를 썼다가 사망한 사람만 143명에 이른다.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에 선 안성우(사진·39)의 얘기다. 그는 아내가 다시 살아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첫째 아들(9세)에 대한 희망을 접을 수 없다. 첫째 아들은 아내와 함께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고, 완치가 불가능한 폐섬유화 진단을 받은 상태다.
그는 기업도 정부도 잘못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첫째 아이는 이 사회에서 살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은 임산부·영유아 등 143명의 목숨을 앗아간 바이오사이드(Biocide)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