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TV]8살 어린이 피해자 무시한 신사의 나라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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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TV]8살 어린이 피해자 무시한 신사의 나라 '영국'

임흥규 0 5707

[포토]어린이의 외침 "제가 아픈 게 이 회사 때문이에요?"

 

신준섭 기자 sman321@eco-tv.co.kr 2015.05.25 14: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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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TV뉴스] 23(현지시간) 옥시레킷벤키저 영국 본사 앞에서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강찬호 공동대표의 딸이자 피해자인 강나래 어린이가 레킷벤키저 로고인'RB'를 인쇄한 광고판 앞에서 손을 들고 있다.

 

 

8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찾은 레킷벤키저 본사 '묵묵부답'

환경보건시민센터, 4일차 마지막날 현장 분위기 전해

신준섭 기자 sman321@eco-tv.co.kr 2015.05.25 14:3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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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로 사망한 아기의 엄마가 그린 병상일기 현수막을 두른 대표단의 강찬호씨. 출처=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어린이 피해자를 포함해 7인으로 구성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옥시레킷벤키저 영국 본사(레킷벤키저) 방문이 지난 22(현지시간) 끝을 맺었다. 레킷벤키저 측은 그러나 4일간의 항의에 내용 없는 문서 한 장을 제출하는 불성실한 모습만을 보였다는 전언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가 23(현지시간) 영국에서 보내온 마지막날 편지에 따르면 이들은 22일 오전 본사 간부진들과 미팅을 가졌다.  

이들은 피해자 대표단이 요구한 사과를 하지 않았다. 대신 1장의 문서만을 대표단에게 전달했다는 설명이다.  

피해자대표단은 '사회적 합의기구 구성'도 제안했다. 여기에 대해서 역시 답변하지 않고 대신 한국으로 돌아가면 한국 지사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대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대표단의 한명이며 부인을 가습기살균제로 잃은 맹창수씨는 문서를 찢어 버리고 회담장을 박찼다. 그는 "내가 이따위 하나마나 한 이야기 적어놓은 종이 한 장 받으러 여기까지 온 줄 아느냐" "영국법원에 소송을 걸어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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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로 부인을 잃은 맹창수씨. 출처=환경보건시민센터

이들은 19~22일까지 4일간 매일 오전8시부터 오후 9시까지 레킷벤키저 본사 앞 항의 시위와 국회의사당 앞에서 참사를 알리는 활동을 했다. 또 늦은 오후에는 망자를 추모하는 촛불 캠페인도 펼쳤다

이같은 이들의 활동에 현지 시민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동행한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피해자 대부분이 아이들과 엄마들이라는 말에 모두들 놀랐다고. 현장에는 피해자인 강나래(8·) 어린이까지 동행해 좌중의 안타까움을 샀다

방문단은 4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며 "나래는 언론사나 사람들이 수시로 와서 사진 찍자고 할 때마다 기꺼이 응해주고 흥얼거렸다""가습기살균제로 폐가 굳은 환자인 나래가 마음이 굳은 어른 환자들을 보살펴주었다"고 회고했다

한편 환경보건시민센터가 현재까지 확인한 전체 피해자는 530명이며 사망자는 142명이다. 이중 옥시레킷벤키저 제품을 사용한 이들은 403명이고 사망자는 100명에 이른다.

 

 

 

[기자수첩]8살 어린이 피해자 무시한 신사의 나라 '영국'

신준섭 기자 sman321@eco-tv.co.kr 2015.05.25 15: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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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로 사망한 아기의 엄마가 중환자실에 입원한 아기가 깨어나길 바라며 그린 병상일기 현수막. 출처=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기사를 쓰면서 눈물을 꾹 참았다. 지난해 4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때조차 너무나 어이없는 상황에 흐르려 하지 않던 눈물이다. '기자이니 냉정해져야지'라는 마음가짐이 없었다면 벌써 흘렀을 게다. 그만큼 가습기피해자인 8살 강나래 어린이의 영국 방문은 걱정스러웠다.

지난19(현지시간)부터 4일간 이어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영국 방문에는 어린이가 한 명 끼어 있었다. 가습기살균제로 폐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은 강 어린이다. 아빠와 동행했다고는 하지만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이어진 강행군은 얼마나 큰 부담이었을까.

이렇게까지 한 이유는 이미 사망해 버린 다른 아이들을 포함한 피해자들을 대표하기 위해서였을거다. 그렇게 고생하며 어린이 한 명이 바랐던 건 진심어린 사과 외에 있었을까. 그럼에도 레킷벤키저 본사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한 마디밖에 어린이에게 던져주지 않았다. 본인들도 아이들이 있을진대 '인면수심'의 모습을 보여 준 셈이다. 가히 전세계 통용어인 '영국 신사'의 모습이로다.

물론 이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대다수 일반 영국인들이 마음 아파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정작 가해자인 이들은 냉정했다. 그 때문에 어른들은 지쳐갔지만, 본인이 피해자인 강 어린이는 해맑게 어른들을 격려했다. 한 번도 칭얼거리지도 울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언론사나 사람들이 몰려들 때조차 웃음을 잃지 않은 이 아이는 템즈강의 '강토리아'라는 별명을 었었다. 가습기살균제로 폐는 굳었지만, 레킷벤키저의 무성의 속에서도 이 아이의 모습은 빛났다. 기자의 눈도 눈이 부셔서 눈물이 흐르려 함일 께다

영국인 대다수는 말 그대로 '신사의 나라'에 어울리는 품격을 지녔다는 데 의심조차 없다. 하지만 정작 문제를 일으킨 영국 신사들은 대다수의 선량하고 양심적인 영국인들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 레킷벤키저 본사는 이번에 잘 대응했다고 자평할 지 모르나, 그들은 소비자보다 더 큰 '명예'를 영원히 잃었다. 8살 아이의 해맑은 웃음에 눈부심을 느끼지 못한 것이 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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