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용돈벌이’ 비하…본심 들킨 옥시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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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용돈벌이’ 비하…본심 들킨 옥시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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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자=용돈벌이’ 비하…본심 들킨 옥시 임원

한겨레 2022.8.8 

‘가습기살균제 피해 신고자들 가짜’ 주장 파문
유족 3명 등, 해당임원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오른쪽)과 가습기 살균자 피해자 유족들이 옥시 임원을 고발하기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고발장을 들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제공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오른쪽)과 가습기 살균자 피해자 유족들이 옥시 임원을 고발하기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고발장을 들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제공

옥시 레킷벤키저의 임원이 "탑골공원 할아버지도 (가습기 살균제의) 단순 노출자가 될 수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8일 가습기 살균제가 피해자들이 망언이라며 해당 임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1일 <제이티비시> 뉴스룸의 인터뷰에서 서현정 옥시 레킷벤키저 홍보이사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피해 신고자에 대한 가짜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분들은 데미지가 제로예요. 정상인 거예요. 노출 확인 어떻게 했는지 아세요? 구두로요.”라고 주장했다. 또한, 서 이사는 용돈을 벌려고 노인들이 가짜 피해자 행세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문답을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서 이사 

“탑골공원 할아버지가 ‘우리 담뱃값이나 받자’ 하고 300만원 받으시는 거예요. 

이거 알고 다 신청하면 어떻게 할 거예요?”

기자 

“어떻게 보면 비꼬듯이 말씀을 하신 건데요.”

서 이사 

“비꼬는 거 아니에요. 팩트예요.”


가습기 살균제 피해 보상이 늦춰지는 이유에 대해 서 이사는 “정부는 못 하는 이유가 있을 거고, 전 정권에서 똥 싸놓은 걸, 죄송합니다. 조롱하는 거 아니고요.” 하면서 막말을 이어갔다. 그는 또 사망자 보상금이 너무 많다며,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이랬냐?) 변호사가 교통사고로 사망해도 ‘일 수입’ 해서 법정 배상액이 1억, 제가 기억하기로 1억4천인가 그랬다고 들었거든요”라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자는 어린이와 태아도 있다. 


쉐커 푸자리 옥시 배상대표(왼쪽)와 곽창헌 옥시 레킷벤키저 전무가 2018년 4월11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가습기살균제사건 진상규명 소위원회 현안점검회의에서 피해자들의 항의에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쉐커 푸자리 옥시 배상대표(왼쪽)와 곽창헌 옥시 레킷벤키저 전무가 2018년 4월11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가습기살균제사건 진상규명 소위원회 현안점검회의에서 피해자들의 항의에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러한 모습은 그동안 옥시 레킷벤키저가 언론과 법정에서 고개를 숙인 모습과 전혀 다르다. 레킷벤키저 영국 본사는 “가습기 살균제 문제에 대해선 옥시 한국법인(옥시 레킷벤키저)이 가장 적합한 답변을 했다고 믿는다”고 제이티비시에 입장을 보내왔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과 아내와 장모, 처남을 폐 질환으로 떠나보낸 유족 조병렬씨 그리고 유족 김태종씨, 손수연씨 등은 8일 서울 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현정 옥시 레킷벤키저 이사를 고발했다. 


이들은 “옥시가 왜 가습기 살균제 피해조정안을 거부하고, 대책을 외면하는지 분명히 드러났다. 피해자와 피해 신고자를 가짜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옥시 레킷벤키저는 이날 입장문을 내어 “JTBC 기자와 가습기 살균제 관련 대화 중 잘못된 발언을 한 내용이 방송을 통해 보도되어 피해자와 가족 분들께 상심을 끼쳐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가습기 살균제 문제에 대해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 조정위원회’가 조정안을 내면서, 피해자에 대한 최종적인 배상과 보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가해 기업이 사망자 유족에게 2억∼4억원의 지원금을 주고, 초고도 등급인 1살 피해자에게는 5억3522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분담금 비중이 가장 높은 옥시와 애경이 조정안을 거부하고 조정위에 불참하면서, 피해 해결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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