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신문] 해양 생태에 영향 나타난 뒤 움직이면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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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신문] 해양 생태에 영향 나타난 뒤 움직이면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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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생태에 영향 나타난 뒤 움직이면 늦다

 
탈핵신문 2025.7.10 

인터뷰: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2007년 12월 그는 허베이스피리트호 원유 유출 사고 현장에서 원유를 뒤집어쓴 논병아리를 사진으로 담았고배포한 다음 날 그 사진은 거의 모든 일간지에 실려 해양오염의 참상을 국민에게 직관적으로 알렸다그는 사고해역 인근에 거주하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원유로부터 체내로 들어온 독성 물질을 조사해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오랫동안 보건환경과 해양 환경 운동에 열정을 쏟아왔던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이다경험이 많은 활동가를 만나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투기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를 듣고 싶었다인터뷰는 6월 25일 온라인 줌을 이용해서 진행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Q. 새 정부에 오염수 관련 요구할 것은 무엇인가?

A. 이재명 대통령과 주변 인사들이 야당이던 시절단식까지 감행하면서 오염수 활동을 정말 열심히 하지 않았는가정권을 잡았으니 적어도 일본 총리와의 첫 만남에서 오염수에 대해서 언급이라도 해야 했다당장에 해양투기 중단까지는 요구하지 않더라도 일본이 신경을 쓰게 했어야 한단 뜻이다당장에 중국 정부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 입장에 한국이 그다음 차례라는 의견이 나오지 않는가.

오염수나 핵에 대해 대선 때부터 계속 이야기하지 않고 있어서 이런 분위기라면 일본에 해양투기 중단을 요구하는 자리조차도 마련되지 않을 것 같아 우려된다또한우리나라에도 핵발전소가 많지만 중국의 동쪽그러니까 우리나라 서해와 맞닿은 지역들에 핵발전소 밀집도가 상당하다이러한 지정학적 조건을 고려할 때상징적으로라도 핵 안전 대사를 외교부에 두는 것을 논의해 보고 싶다. ‘기후 대사와 비슷한 개념인데중국과 일본그리고 한국 3국이 안전 측면에서 각국의 핵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새 정부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도 추진하고 있는데 해양의 개발뿐 아니라 해양 환경의 보전에 대해서도 균형감 있게 다루어야 외형적 이전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현재 오염수에 대한 모니터링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과 해양환경공단지방자치단체에서 개별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를 해수부가 관장하고 통합하는 일이 우선 필요하다핵발전소에서 쏟아내는 액체 방사성폐기물의 방사능도 사실 어마어마하다이러한 사실도 모두 공개되고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해양 보건 환경 측면에서 의미가 있고 한살림과 같은 민간과 수협 등에서 실시하는 검사 결과도 통합되어야 한다.

Q. 2023국민은 오염수 해양투기를 가장 중요한 환경문제로 꼽았다

A. 우리 단체는 매년 연말에 올해 가장 중요한 환경 뉴스를 선정한다국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하는데 코로나가 대유행하기 전에는 미세먼지가 1위였다그때도 항상 3~4위안에 후쿠시마 사고 문제가 들어있었다코로나가 지나면서 미세먼지 이슈가 죽었고, 2023년 8월 해양투기가 이뤄졌으니 그해 환경 뉴스 1위에 오염수가 오르는 것은 예상할 수 있었다설문에서 선택지에는 항상 기후 위기나 탄소중립 같은 대형 이슈도 있었는데 후쿠시마 문제가 순위 안에 들었던 건 우리 국민이 계속 어느 정도는 후쿠시마 문제에 관심이 있었던 것 같다올해는 아마도 오염수에 대해 국민 관심이 크게 떨어졌을 것 같다대선 공간에서도 전혀 다루어지지 않지 않았는가?

Q.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중단을 위해 주로 어떤 활동을 하는가?

A. 우리 단체는 환경보건 분야를 주제로 활동하는데방사능 안전은 보건 환경에서 굉장히 중요한 주제이고 탈핵 그 자체만으로 환경운동에서 놓칠 수 없는 주제다후쿠시마 사고 현장을 방문해서 주민의 피해 상황과 방재의 현실을 살폈고, ‘탈원전 전국 순회 사진 전시회’, ‘월계동 방사능 오염도로 기자회견’, ‘핵안보정상회의 대응’ 등 탈핵 활동을 해왔다.

우리 단체는 가습기살균제와 석면 문제로 많이 알려졌지만오염수 해양투기 이후에는 부산 을숙도와 동백섬낙동강 등에서 수상 캠페인을 진행했다환경문제 해결을 위해서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보지만 연구소를 지향하기보다는시민 운동을 통해 환경보건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최근에는 새 정부에 오염수 해양투기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회원들과 함께 열기도 했다일본이 오염수를 해양투기한 시점부터 후쿠시마시민 과학모임도 계속 열고 있다.

Q. 오염수 문제가 탈핵으로 이어지지 못해 아쉽다

A. 해양투기가 되던 시기에는 광화문과 일본대사관 앞에서 여러 차례 대규모 집회가 열렸는데 규모로 보면 한국 최대의 반핵 집회였다그런데 해양투기가 강행된 이후 쌓인 눈에 물을 끼얹어 눈이 녹듯이 확 꺼져버렸다보통은 그래도 큰 조직에서는 불씨라도 들고 있는데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슈가 자취를 감췄다물론 당시의 집회에는 반일 감정도 있었고참가자 모두가 탈핵에 동의한다고 보긴 어려웠지만 어떤 사회의 문제가 그렇게 단순할 수 있겠는가.

최근 탈핵 국가가 된 대만이 정말 부럽다대만은 진보정권이 두세 차례 집권하는 동안 탈핵 깃발을 내리지 않았고 그 결과 실제 가동 중단까지 가지 않았는가대만도 야당에서 반대하는 시도가 잇따랐고 이번에도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지만 쉽게 뒤집어 지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중국과의 갈등 속에서 대만도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충분히 지지받을 수 있는 여건이었지만진보정권이 흔들림 없이 탈핵으로 나아가지 않는가.

대만이 이러한 주장을 어떻게 극복하고 탈핵 국가로 나아갔는지를 배워야 한다대만이 실제 탈핵을 이뤄내는 과정에서 야당과 찬핵 진영의 압박을 어떻게 제어할 수 있는지탈핵을 주제로 어떻게 국민투표를 붙일 수 있었는지 대만의 시민사회나 대만의 정치권과 교류하며 배워야 한다.

Q. ‘후쿠시마 시민과학모임은 어떤 모임인가?

A. 오염수도 그렇지만 후쿠시마 사고와 핵 관련 소식은 기술적인 부분이 많아서 일반인의 눈길을 크게 끌거나 주목할 부분을 발굴해 내기가 참 어렵다그리고 국내 반핵운동도 아니고 일본의 문제를 어떻게 계속 가져갈 것인지가 고민이었다소수라도 이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보기로 했다처음에는 2주에 한 번씩 하다가 지금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면서 현재까지 서른세 번 모임을 했다.

모임에서는 일본에서 지역경제학을 연구하는 교수와 국내 반핵 전문가들단체 회원들이 참여해서 국내 언론이 다루지 않는 현지 소식들을 공유한다특별한 이슈가 없을 때는 대만 소식도 공유하면서 탈핵 전반에 관한 관심으로 모임을 끌어가기도 한다.

이 모임의 기조는오염된 해산물이 언젠가는 식탁에 올라올 수 있는데그때는 이미 늦다는 것이다그쯤 되면 특정 어종 한두 마리가 아닌 해양 생물 전반에 영향이 이미 끼쳐진 것인데 그때 가서 쟁점이 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상황을 되돌릴 수는 없지 않은가해양투기를 중단하는 것 외에는 어떤 것도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생각에서 시민들과 함께 계속해서 오염수 영향을 살피는 것이다.

Q. 해양 환경운동가로서의 해양투기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A. 우리나라는 1970년대부터 축산분뇨산업폐수오니성 폐기물 등을 군산 앞바다포항 앞바다 등에 대규모로 버려왔는데 10년에 걸친 반대운동 끝에 2016년이 되어서야 육상폐기물의 해양투기가 중단되었다불과 몇 년 전까지 우리는 오랫동안 바다를 쓰레기장으로 여겼다바다는 넓고 깊으니 정화가 될 것이라는 안이한 인식을 기반으로 바다를 업신여기며 쓰레기장으로 취급했다이제 바다는 우리 공동의 자원이고 공동의 미래라는 인식이 정립되고 있다후쿠시마 오염수가 아무리 이웃한 다른 나라의 문제라도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해양투기 중단을 요구해야 하는 이유다.

오송이 편집위원

탈핵신문 2025년 7월 (1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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