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신문] "가습기살균제 가해 기업 제품 사지도 쓰지도 맙시다"
"가습기살균제 가해 기업 제품 사지도 쓰지도 맙시다" …옥시·애경 '불매운동' 선포
성남 시민사회단체, AK플라자 앞에서 '옥시·애경 불매운동을 위한 집중행동의 날' 마련
분당신문 2022.7.9
- 가습기살균제 성남시 거주 피해자는 171명, 사망 42명으로 알려져
[분당신문] 지난 5월 배구선수로 활약했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고 안은주씨가 12년간의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접수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7천761명 중 1천774번째 사망자이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가습기살균제 건강 피해자는 95만 명에 이르고, 사망자도 2만여 명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더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도 피해를 입은지 모르는 피해자가 많다는 사실이다. 현재 공식적으로 알려진 경기도민 피해자는 2천298명, 사망자 484명이며, 이중 성남시 거주 피해자는 171명, 사망 42명으로 알려졌다.
2011년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가 처음 세상에 알려진 뒤 11년이 지났다. 2016년 옥시, 애경산업 등 가습기 살균제 가해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전국적으로 벌어졌고, 국민의 높은 참여와 괌심에도 불구하고 가해 기업에 대한 처벌과 피해 보상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10일 이후 또 다시 성남시민사회단체가 가습기 살균제 참사 가해 기업 옥시·애경 불매운동을 위한 집중행동의 날을 마련, 집회와 함께 서현역 AK플라자를 가로지르는 행진을 펼쳤다.
9일 오후 5시부터 AK플라자(분당 서현점) 5번 게이트 앞에서 열린 집중행동의 날에는 성남환동운동연합, 성남YWCA, 성남소비자시민모임,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성남지회, 민주노총 성남하남광주지부, 성남평화연대,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성남416연대 등 시민단체 200여 명이 모여 '옥시와 애경은 가습기살균제 피해 대책에 책임을 다할 것'과 '가습기살균제 가해기업 옥시와 애결 불매운동 전개'를 선포하기도 했다.
최재철(성남동 성당 신부) 성남환경운동연합 이사장은 "가습기살균제 피해는 '안방의 세월호'라 불릴 만큼, 소리 없이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다"면서 "사람의 생명과 안전보다 기업 이익만을 추구한 살인기업, 가해 기업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가습기 살균체 참사는 또 벌어질 것"이라며 불매 운동 동참을 호소했다.
이경아 성남소비자시민모임 대표도 "어떤 기업도 소비자의 건강과 생명을 우습게 여기고 위협을 가할 권리가 없으며 부도덕한 일을 저지른 기업은 징벌적 손해배상을 가해야 한다"면서, "소비자는 안전할 권리가 있으며 정부는 소비자의 안전을 위한 강력한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외쳤다.
특히, 김태종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유족은 "가해 기업들은 대형로펌을 동원해 시간을 끌면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국민의 기억에서 잊힐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면 이는 착각이고, 오산이다"라며 "오늘 여러분들의 적극적 참여를 통해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염치 없는 기업에 대해 국민의 힘으로 소비자의 힘으로 심판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지난 3월 피해대책 조정위원회는 옥시, 애경 등 9개 주요 기업과 7천명의 신고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일괄 타결 조정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옥시와 애경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전체 1천만개 가습기살균제 판매량 중 옥시는 490만개를 팔았으며, 이어 애경은 172만개를 팔아 두번째로 많은 판매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참가자들은 "애경은 시민과 소비자를 우습게 보는게 아니라면 지금 당장 가습기살균제 피해조정안에 동의하고 가해기업으로서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수많은 시민의 삶을 파괴하고 병들게 하고도 책임을 지지 않는 반사회적 반생명적 기업인 애경에게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집회 이후 서현역 AK플라자를 가로 지르는 행진을 펼치면서 '가습기살균제 참사 가해기업 옥시·애경 사지도 쓰지도 맙시다'라고 적힌 유인물을 나눠주기도 했으며, 가해 기업 불매 운동에 전체 시민들이 동참할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