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9] 국민 여론과 동떨어진 존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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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 9] 국민 여론과 동떨어진 존재들

관리자 0 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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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제약으로 일부 원고를 덜어냈는데 아래 원문을 소개합니다. 


국민 여론과 동떨어진 존재들 

 

가습기살균제 문제는 작년 말에 이어 올해 초 연거푸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작년 12월에는 국회가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를 연장하는 법을 개정하면서 가습기살균제 진상규명 기능을 삭제해 버렸다올해 1월에는 법원이 SK, 애경이마트 등에 대해 무죄를 판결했다

 

작년 12월 국회는 세월호와 가습기살균제 특별조사 기간을 1년 반 연장하면서 유독 가습기살균제 진상규명을 못하도록 했다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두 야당이 앞장서 진상규명에 반대했고 환경부가 가습기살균제 진상규명 다됐고 피해인정도 대폭 확대됐다라고 주장했다이를 민주당이 여야합의라며 특별조사위에서 가습기살균제 기능을 반쪽짜리도 안되는 걸로 만들어 버렸다

 

정부와 국회가 가습기살균제 문제를 이렇게 내치는 이유는 뭘까가습기살균제에 대한 여론이 많이 식어버렸다는 점특별조사위에서 SK등 100여개 기업과 함께 환경부 등 20여 정부기관에 조사의 칼끝이 겨눠져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세월호와 달리 피해자 운동이 조직되지 못했다는 점특조위에 대한 비판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하지만 문재인정부가 들어서는 과정에서 사회적참사라는 이름으로 특별법이 제정되고 대통령이 피해자들에게 직접 사과하며 제대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대통령의 사과와 약속은 빈말 즉 립서비스 였단 말인가?

 

70년 전의 제주4.3사건, 50년 전의 5.18광주학살 등 오래된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이  뒤늦게 추진되고 있다그런데 정작 현재 진행형인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해서는 다 됐다며 손을 놔버리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판단이 제대로 된 것일까

 

작년 하반기에 민주당 정책위원회가 입법목표를 정하면서 공수처법과 경제3법 등은 통과시키되 중대재해처벌법은 제외하기로 방침을 정했단다여기에 가습기살균제 문제도 포함되었다어렵게 산재사망 유족들이 한달여 동안이나 단식투쟁을 한 끝에 중대재해처벌법은 누더기가 된 채로 제정됐지만 가습기살균제의 진상규명이 삭제된 문제는 언론에 보도조차 제대로 안된 채 지나갔다

 

그리고 이러한 입법과정을 주도한 민주당의 정책위원장은 환경부 장관으로 영전했다가습기살균제 진상규명이라는 귀찮은(?) 문제를 처리하고 기업부담을 덜어준 데 대한 대통령의 포상이라면 지나친 억측일까아무튼 특조위의 손과 발을 잘라버려 더 이상 진상규명의 이름으로 불려다니지 않아도 되는 환경부 관료들로부터는 크게 환영받을 것이다

 

새해 들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최악의 뉴스를 맞닥뜨렸다. 112일 서울중앙법원이cmit/mit라는 살균성분으로 가습기살균제를 만든SK와 애경 그리고 이마트의 임직원 13명 과실치사상 형사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했다이들 제품의 독성자료를 숨기고 은폐한 죄에 대해서는 이미 실형이 내려진 마당인데 정작 중요한 제품의 독성문제에 대한 책임은 없다고 판결한 것이다

 

가습기살균제는 43종 1천여만개가 판매되었다이중 cmit/mit 제품은 11266만개나 된다이들 제품 피해자 중에는 사망자도 있고목에 구멍을 내 산소를 공급받아야 했던 쌍둥이 어린이도 있으며 중증 천식으로 고생하는 피해자도 있다재판부는 제품으로 동물실험한 결과에서 분명한 인과관계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판결했다이에 대해 피해자들은 내 몸이 증거다라며그럼 당신들이 직접 써봐라라고 항변한다

 

재판과정에서 가습기살균제의 독성에 대해 증언한 여러 전문가들도 판결에 대해 수긍하지 못하고 있다.제품의 개발과 제조과정에서 안전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제품을 수 많은 소비자가 사용해 이미 발생한 건강피해라는 사건이 가리키는 달을 봐야’ 하는데,동물실험 결과만을 그것도 곡해하며 손 끝 만을 봤다는 비판이다독성을 밝히는 수많은 학술 논문과 연구 결과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대형 로펌의 피고 변호사들의 주장에만 귀를 기울였다는 법조계의 비판도 이어진다.     

 

안방의 세월호’ ‘국민 5명 중 한 명이 사용했고,국민 50명 중 한 명이 피해를 경험한 환경참사가 가습기살균제 사건이다작년 12월 15-16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리서치뷰에 의뢰한 전국 성인 1천명 대상 여론조사(표본오차 95%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율 3.2%)에서 국민65.5%는 국회가 사회적참사특조위에서 가습기살균제 진상규명을 제외한 건 잘못이다라고 했다국민 73.5%는 가습기살균제 진상규명이 포함된 법개정이 재추진되어야 한다고 했다국회와 민주당 그리고 법원은 국민 여론과 동 떨어진 존재들인가

최예용(프란치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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