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참사 책임 못 묻는 건 민주당 책임”
최예용 “가습기 참사 책임 못 묻는 건 민주당 책임”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600]
최예용 전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
GO발뉴스, 2020년 12월29일자
지난 1일 세월호 유족들의 요구로 사회적 참사 특별법이 개정되었다. 특별법이 개정되자 최예용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사퇴했다. 최 부위원장은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한 축인 가습기 참사를 담당하고 있었다.
이번에 개정된 사회적 참사 특별법 무엇이 문제인지 의견을 들어보고자 지난 17일 최예용 전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전화로 연결했다. 다음은 최 전 부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최예용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중구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사참위법) 개정 관련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민주당, 환경부 핑계대고 세월호 문제만 집중, 방향 정리한 것”
- 사회적 참사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사퇴하신 지 1주일이 흘렸는데 어떻게 보내셨어요?
“사표는 제출했는데 수리가 아직 되지 않은 상태고요. 남은 휴가를 내놓고 형식적으로 휴가 중인 상태입니다. 복귀할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제가 사용할 모니터 등도 조금 옮겨 놨고요.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복귀해서 앞으로 해야 될 가습기 살균제 문제에 대한 활동 계획이나 또 다른 석면이나 원래 했던 그런 환경보건 활동에 대해서 구상을 하는 중입니다.”
- 지난 10일 통과된 사참위법 개정에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포함 안 된 것에 반발해 사퇴하신 거로 아는데 개정된 내용은 무엇인가요?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법이 국회에서 개정되었는데요. 개정과정에서 특히 세월호 참사 유족분들이 강력하게 요구한 사항들이 몇 개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조사 기간을 2년으로 연장해 달라는 거고 또 하나는 조사원들 숫자가 부족하니 30명을 더 증원해 달라는 거죠. 그리고 수사권을 달라는 거하고 또 조사대상에 대한 공소시효가 완료되어 가고 있으니 공소시효를 중단해서 나중에 사법처리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등등 몇 가지 핵심적인 조항이 있는데 대체로 수용이 되든가 아니면 조금 변형되던가 했어요. 그러나 조사관 숫자를 현재 120명으로 동결하는 대신에 지금 가습기 살균제 진상규명 파트에 28명 조사관이 있는데 그 숫자를 세월호 진상규명 조사 쪽에 더 보태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된 거죠.”
- 민주당에서 왜 그렇게 했다고 하나요?
“야당인 국민의힘 의견을 부분적으로 수용해야 했고 피해자들의 요구 그리고 담당 부서인 환경부 의견도 들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피해자들 요구야 세월호 유족들이 강하게 요구했던 부분이고요. 가습기 살균제 경우에는 하나로 모여지지 않았는데 처음에는 일부 특조위 연장에 대해서 비판적이었지만 나중에 다수의 피해자 그룹은 특조위 연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어요.
저희 특조위는 원래 저희 스스로 더 연장해 달라고 말할 수 있는 입장이 못됐어요. 저희가 2년 동안 진상규명 다 하겠다고 약속한 바가 있기 때문에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는 게 저희 입장이었죠. 환경부의 경우 가습기 살균제 부분은 더 연장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사실 환경부는 저희 특조위의 조사 대상 기관입니다. 그것도 아주 핵심적인 대상기관이에요. 그니까 환경부는 조사받기 싫겠죠. 그래서 진상규명이 다 됐다는 둥 특조위가 더 이상 연장될 필요가 없다는 둥 이런 식으로 책임을 회피 또는 소극적인 자세로 했던 건데 피조사 대상 기관의 말을 듣고 조사기관의 기능을 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거예요. 그들은 이미 환경부 입장 의견을 두둔하는 국민의힘 입장을 수렴한다는 구실로 해서 가습기 살균제 진상규명 파트를 제외해 버린 거죠.”
- 피해자들이 특조위 연장을 반대했다는데 왜 그런 거죠?
“피해자 전체가 비판적인 건 아닙니다. 피해자들이 특조위에 큰 기대를 걸었고 진상규명은 물론이고 피해 대책 문제에 있어서 특조위가 큰 역할을 해줄 걸로 기대를 했죠.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하면서 피해구제법이 개정돼서 부분적으로 피해 인정 범위가 확대되는 약간의 진전은 있었어요. 그렇지만 여전히 신고된 피해자 7천 명의 절반 정도만 피해자로 인정받았고 인정받은 피해자들의 절대다수는 아직 정부나 기업으로부터 배‧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정받지 못하는 피해자들이 ‘특조위 뭐 했냐? 너네 약속하지 않았냐? 필요 없다.’라고 하면서 강하게 특조위 무용론이랄까 비판을 제기한 건 사실입니다.”
- 그럼 민주당이 일부러 안 한다고 보세요?
“네. 사실 2년 전에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발족할 때 세월호 문제와 가습기살균제 문제는 서로 다른 사회적인 문제이지만 피해 규모가 크고 사건 발생 이후에 대처 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잘못이 너무 커서 이것이 더 큰 참사로 악화됐다는 측면이 서로 비슷해서 ‘사회적 참사’라는 이름으로 묶어 특별조사위원회라는 걸 만든 거거든요. 그래서 조직 구조나 운용 등도 세월호와 가습기 살균제 문제를 균등하게 운영하고 거기에서 나오는 교훈도 우리 사회가 보다 안전한 사회로 가기 위해 더 이상 우리 생활 속에서 불안감을 만들어선 안 되고 안전한 사회로 가야 한다는 공동의 미션이 있었는데 지금 민주당이 가습기 살균제 문제는 환경부 핑계 대고 ‘다 됐다 내지는 더 이상 필요 없다’는 식의 판단으로 세월호 문제만 집중해서 특별조사 한다는 방향으로 정리를 한 거예요. 특조위 내에 진상규명은 빠졌지만, 피해구제나 안전 사회 부분은 남아있긴 합니다. 하지만 진상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구제나 안전 사회를 만든다는 건 굉장히 허구적인 거고 기만적이라고 보죠.”
- 그럼 안 하려고 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사실 그 부분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고요. 다만 생각을 해보면 세월호 참사 부분은 민주당 그러니까 문재인 정부 출범 배경에 직접적인 계기가 되는 참사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여전히 있는 거고 세월호 유족들이 굉장히 체계적으로 문제 제기를 끈질기게 하니 정치적인 부담이 크게 있는 거지만 가습기 살균제의 경우에는 그런 정치적 부담을 거의 못 느끼고 있는 거지요. 게다가 저희가 문제제기하는 내용 보니 현재 문재인 정부의 행정부를 구성하는 환경부부터 산자부 공정위 국방부 검찰 사실 중요한 정부 기관 20여 개가 전부 다 망라돼 있고 현재 위치의 관료들이 과거 가습기 문제에 직간접적인 책임이 있고요. 기업들도 우리나라의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가습기 살균제 문제에 관여되어 있고 그들에 대한 책임이 계속 물어지고 있죠.
또 피해 규모도 저희가 추산한 바 60만에서 70만 정도 피해자가 있고 그다음에 사망자는 최대 2만 명에 달하고 그런데 신고된 숫자는 7천 명에다가 그 중의 사망자는 1,600명 정도니까 앞으로 수많은 피해자를 찾아내야 한다고 하는 부담감 이런 것들이 보이지 않게 계속 작용을 하면서 이참에 가습기 살균에 문제를 빼고 가자는 정치적 판단을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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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참위가 세월호 위주로 이야기되는 것에 대한 불편함도 있었을 거 같아요. 이번 개정뿐만이 아니고 처음부터 사참위는 세월호 위주로 주목받지 않았나요?
“사실 언론들이나 사회에서 저희 사회적 참사특조위를 세월호 2기 특조위라는 식으로 부르는데 그 부분은 세월호 문제를 말할 때 워낙 박근혜 정부 때 세월호 1기 특조위가 있었는데 제대로 안 됐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했던 측면이 있긴 있어요. 그렇지만 특조위 운영이나 예산이나 인력 등의 부분들은 대체로 세월호나 가습기 살균제 문제를 동등한 위치에 놓고 운영을 해왔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이렇게 상황이 돌변한 건 아쉬움이 좀 크죠.”
- 사참위가 출범한 지 2년이 넘었잖아요.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대한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나요?
“애초에 약속했던 2년 동안 진상규명과 피해 대책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 사회 안전 제도마련 미션을 저희가 결국은 달성을 못 했습니다. 그렇지만 피해 대책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환경부가 해온 피해 대책의 문제점을 많이 좀 지적을 했고요. 특히 피해자들이 받는 다양한 신체적인 건강 피해와 정신적인 피해 부분들을 실제 가족 사례 조사를 통해 밝혀냈고 또 피해구제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피해자들의 뜻이 반영되도록 했던 부분들이 분명히 있고요. 또 진상규명에 있어서는 원래 가습기 살균제 제품 자체가 50여 종 천만 개 정도 팔린 걸로 되어 있습니다. 근데 그중에 그동안 정부가 확인한 거는 한 10종류밖에 안 돼요. 물론 저희가 나머지 제품들 다하지는 못했습니다만 적어도 한 절반 이상 제품들에 대해서는 성분 조사도 하고 판매 규모나 누가 만들어서 팔았는지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조사를 어느 정도 했고요. 그리고 또 청문회를 통해서 기업의 책임과 정부의 책임을 밝혀내고 또 생방송을 통해서 국민들이 그런 내용을 좀 알게 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봅니다.
또 피해 규모를 저희가 확인한 것도 굉장히 중요한 내용이라고 봅니다. 지금까지 환경부나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가 몇 명인지 조사나 수사를 제대로 한 적이 없어요. 환경부 용역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한 정도가 있는데 그것도 환경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거죠, 그걸 저희가 한 5천 가구 이상의 전국 국민들을 무작위로 조사를 해서 그들 중에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적이 있는 사람 또 건강피해를 입는 사람들 등 이런 식으로 조사를 1만 5천 명 이상의 가구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서 한 627~894만 명 정도가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고 그중에 67~95만 명 정도가 건강 피해를 봤고 그중 14,000~20,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그렇게 추산 했습니다. 이 부분은 그동안 막연하게 알려졌던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피해 규모를 정부 기관인 사회적 참사특조위가 구체적인 방법으로 추산해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정부 책임에 대해서 공정위나 환경부 등 어느 정도는 조사했는데 명확하게 책임을 묻는 사법적인 형사책임 묻는 과정까지는 이르지 못한 부분은 아쉬운 부분이죠,”
- 시간이 부족한 건지 아님, 다른 이유가 있어서 못했나요?
“사실 세월호 유족들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이 제대로 안 됐다고 하면서 요구를 했던 부분이 저희한테도 다 해당이 됩니다. 조사 기간도 사실 2년이 실제 진행을 해 보니까 너무 짧고요. 또 코로나 문제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게 사실이고요. 또 저희가 조사를 하지만 조사대상 기관이나 개인이나 회사 등에서 자신들의 문제점이 담긴 자료나 증거들을 순순히 내놓지 않는 게 많거든요. 조사를 아예 받지 않는 경우도 많고요. 그런 부분들은 수사가 아닌 조사가 갖는 굉장히 큰 한계죠.
사실 세월호는 2014년에 발생했죠. 그러나 가습기 살균제 문제는 2011년에 알려졌지만, 실제 제품이 판매되기 시작한 건 1994년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짧게는 10년 길게는 26년으로 오래된 문제예요. 그러다 보니까 조사과정도 상당히 어렵고 30여 년 전 이야기의 진실을 파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게다가 오래된 과정에서의 책임자들에 대한 사법적인 책임을 묻는다는 건 공소시효가 거의 대부분 지나버린 문제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세월호보다 훨씬 더 어려운 사건이에요. 그러면 최소한 세월호만큼이나 지원을 해 주고 하면서 진상규명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가습기 살균제 문제는 더 이상 할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손발을 다 잘라 버리는 상태인 거기 때문에 이해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 잘 이해가 안 가는 게 환경부는 가해자인데 왜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은 환경부 의견을 중요하게 하는 거죠?
“중요한 지적을 해주셨는데요. 그러니깐 기업조사는 부족하긴 해도 검찰이 2016년도에 1차 2019년도에 2차 조사를 하면서 중요한 기업들은 전부 수사선상이 올리고 사법처리를 해 나가고 있어요. 그런데 정부 책임에 대해서는 거의 그런 일을 하지 않았고 특히 2016년도에 검찰 수사에서도 저희가 그 당시 시민단체나 피해자들이 정부 책임에 대해서도 고발했지만, 비공개 수사를 하다 종결시켜 버린 거예요. 그래서 저희 특조위가 환경부 산업부 또 당시 기술표준원 공정위 등 20여 개 정부 기관에 대해서 자세히 조사하고 또 그들의 책임을 하나하나 확인해 나가는 과정으로 어떻게 보면 조사의 칼끝이 정부 기관으로 향하고 문제점들을 찾아가기 시작하고 피해 대책 파트에서도 정부가 기업들에 대해서 피해구제법을 적용하는데 문제점을 파악하고 감사원에 감사 청구도 하고 이런 식으로 압박을 해 들어가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정부 관계자들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 될 수밖에 없죠.”
“세월호와 함께 사회적 참사로 봤던 2017년 입법 취지로 되돌려야”
- 공소시효 문제도 있을 거 같은데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대한 공소시효는 괜찮은 건가요?
“보통 공소시효가 5년에서 7년 정도예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2020년 현재를 봤을 때 2015년 또는 2013년 정도 이전에 발생한 책임을 물을 수가 없어요. 공소시효가 지났어요. 하지만 모두가 지난 건 아니에요. 아직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중에 사망하는 분들도 있고 하기 때문에 그리고 2013년 정도 즈음은 박근혜 정부예요. 박근혜 정부 때 가습기 살균제 문제에 대해서 은폐하고 축소하거나 왜곡시키는 행정 행위들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거든요. 사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여지가 아직은 남아 있는 거죠. 만약 조사 기간이 연장되어 그런 부분을 조사하고 공소시효를 세월호처럼 정지시키고 수사해서 책임을 물으면 어느 정도는 진상규명과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는 셈인데 가습기 살균제 진상규명을 못하게 했기 때문에 가습기 참사와 관련된 사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지게 되는 거고 그 부분에 대한 책임은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 그럼 지금이라도 법 바꿔야 한다고 보세요?
“지금이라도 세월호와 가습기 살균제 문제를 사회적 참사라는 개념으로 봤었던 2017년도 당시의 입법 취지를 정상적으로 되돌려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입니다. 현재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이미 자신들의 뜻과 취지를 모두 밝혔고 법은 본회의를 통과했고 며칠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통과된 사참위 개정법을 이미 최종의결 했기 때문에 그거를 쉽게 바꿀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현재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은 어떤 상태인가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죠. 사실은 신고된 피해자와 신고되지 않은 피해자로 구분을 할 수가 있는데요. 신고되지 않은 피해자들이 저는 훨씬 더 불쌍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신고된 사망자가 1,600명 정도거든요. 신고되지 않은 사망자는 만 명이 넘어요. 만 명이 넘는 사망자는 아예 자기가 왜 죽었는지도 모르는 상태인 거고 유족들도 자기 가족이 왜 죽었는지 모르는 진짜 억울한 상태인 거죠. 사망자만 그렇고 지금도 아주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거나 아니면 어렸을 때 또는 가습기살균제를 예전에 사용했을 때 크게 아프고 다치고 병원에 입원하고 했던 그런 고통의 기억들 그런 고통의 책임이 가습기 살균제에 있다고 하는 거를 모르는 상태예요. 누가 알려줘야 합니까? 국가가 알려줘야 하지 않나요? 그러나 국가가 그거를 회피하고 방기하는 상태이고요.”
▲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사회적 참사 특조위(사참위) 대검찰청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 앞으로 가습기 살균제 참사 문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보세요?
“사실은 합법적인 공간인 그 특별조사위원회에서의 진상규명은 아주 제한적인 몇 가지 일만 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그렇지만 길게 보고 시민사회가 앞장서고요. 피해자 중에서도 길게 보고 활동하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사회적 참사 특조위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활동해왔던 방식대로 많은 시민의 지지와 격려 속에서 길게 보고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그런 시민 사회활동과 피해자 운동이 앞으로 더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1년 반이 연장되는 특조위도 여전히 역할을 다 해야 될 부분이 있지요. 특히 피해 대책이나 재발 방지대책 그리고 아주 부분적이지만 진상규명 관련된 일부 활동 이런 부분들이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에 거기 그런 일들도 체계적으로 진행이 돼야 된다고 보죠.”
- 그럼 진상규명 가능하다고 보세요?
“특조위가 연장된 1년 6개월 내에 진상규명은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 되고요. 지금 가습기 살균제 문제에 ‘그거 다 해결된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고 정부가 입을 다물고 있다 보니 언론도 부분적 관심만 있는 상태죠. 또 국민 다섯 명 중의 한 명이 제품을 쓴 거예요. 그러니까 이게 우리 문제예요. 몰라서 그렇지 쓴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찾아보면 엄청나게 많은 겁니다. 그런데 그런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두지 않으면 일상생활 속에서 또 어떤 이상한 생활화학 제품이나 그런 게 또 피해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할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그런 점에서 국민들의 관심과 소비자들의 참여가 앞으로 가습기 살균제 진상규명에는 굉장히 핵심적인 부분이 될 거라고 봅니다.”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계속 보도를 해주셔서 관심 갖는 독자분들이 많은데요. 그분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원래 저는 환경운동가고 환경운동의 방식이 시민운동의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 왔어요. 어떻게 하다 보니 세월호와 같이 묶이면서 공식적인 특별조사위원회가 만들어져 피해자들의 추천으로 2년 동안 책임을 맡아 활동했는데 저에게 주어진 미션을 완수하지 못한 꼴이 돼서 굉장히 미안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말씀드린 대로 저는 다시 제 위치인 환경보건시민센터의 활동가로 돌아가서 예전처럼 하지만 보다 긴 안목과 시각을 가지고 이 문제를 계속 다룰 거고요. 그래서 아직 찾지 못한 피해자들도 계속 찾아낼 거고 또 그들과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 계속할 것입니다. 계속 지켜봐 주시고 관심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