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가습기살균제로 며느리를 잃은 시아버지의 명복을 빕니다.
2021년 3월14일 부고 문자가 왔습니다. 멀리 경남 거제에 사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안성우씨로부터입니다. 2015년 자전거로 같이 전국을 돌며 가습기살균제 피해문제를 알렸고, 그해와 이듬해까지 칼바람 부는 여의도 옥시 앞에서 텐트농성을 했던 그입니다. 2016년 가습기살균제 문제로 온나라가 분노로 일렁이던 몇달동안 서울에서 활동을 같이 했는데 이후 소식이 뜸하다가 오랜만의 연락입니다.
안성우씨는 2011년초 가습기살균제 [세퓨]로 임신 9개월차의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잃었고 홀로 키우는 아들도 폐섬유화 피해자입니다. 부고의 주인공인 성우씨의 아버지는 2011년 11월13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첫 피해자대회 참석한 적 있습니다. 비오는 가운데 열린 이 대회장에서 아버지는 며느리의 영정을 들고 있었습니다. 영정앞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손으로 쓰여있었습니다.
"우리 며느리를 누가 죽였노! 임신 9개월, 4살 아들 손자는 어떻게 살라고!"
<사진, 2011년 11월13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대회에 참석한 안성우씨의 아버지 고 안찬길 님>
아내를 잃고 방황하는 아들, 아들이 맡겨 놓은 숨쉬기 힘들어하는 손주... 그 아버지의 심정이 어떠했을지 짐작도 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게 아버지는 10년을 힘들게 사시다 끝내 가습기살균제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는 걸 보지 못한 채 영면에 들었습니다. 하늘나라에 가서 며느리를 만나 손을 꼭 잡아주었을까요? 하늘나라에 가서야 며느리의 뱃속에 있던 엄마와 함께 떠났던 둘째 손주를 처음 만났을까요?
가습기살균제 피해는 피해당사자와 환자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피해자의 부모와 형제, 가족들 모두에게 큰 상처와 피해를 주었습니다.
안성우씨의 부친 고 안찬길 님의 명복을 빕니다....
다음은 안성우씨와 관련된 몇가지 자료들 링크입니다.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A 2017년8월15일 기자회견문 [가습기살균제 피해인정을 확대하라]
B 2016년5월5일 한겨레신문 [가습기살균제에 함께 분노해준 국민이 고맙습니다]
C 2016년4월15일 연합뉴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의 눈물]
D 2016년3월4일 경향신문 [아내 살려낼순 없지만 아이 만큼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1인시위]
E 2015년 12울6일 보도자료 [안성우씨, 옥시 본사 앞에서 2차 항의행동 나선다]
F 2015년12월4일 CBS인터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외면, 이게 국가입니까?]
G 2015년11월16일 경향신문 [피해자들 전국 자전거행진]
H 2013년2월7일 프레시안 [가습기살균제가 짓밟은 행복]
I 2012년9월6일자 한겨레신문 왜냐면 [세상 떠난 아내 곁으로 이사한 남편]
내용문의;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 (010-3458-74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