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는 환경단체 활동에 족쇄를 채우지 마라
<경주환경운동연합 이상홍 사무국장 구속에 대한 성명서>
박근혜 정부는 환경단체 활동에 족쇄를 채우지 마라
-환경연합, 밀양송전탑 건설 공사 중단 위해 더욱 매진 할 것
오늘(7일) 오후 창원지법 밀양지원은 지난 3일 밀양 송전탑 공사현장의 충돌과정에서 연행된 경주환경운동연합 이상홍 사무국장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이 국장에 대해 “재범의 위험성이 있고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 청구이유를 밝혔다. 한편,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나머지 인권, 노동 등 3명의 활동가에 대해서는 영장청구를 기각했다.
우리는 이와 같은 사법부의 결정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사법부는 그동안 나이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에 가한 한국전력과 경찰, 밀양시 공무원들의 폭력행사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제를 가하지 않고 묵인해왔고 칠팔 십대의 어르신들이 쓰러져 나갔다. 그런 상황에서 이 사무국장을 비롯해 우리 사회의 양심과 정의, 환경을 지키고자 하는 많은 이들이 밀양에 달려가 아픔을 함께 나눌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정부와 한국전력 그리고 보수언론들은 지금 이러한 양심과 정의, 환경을 지키고자 하는 많은 이들의 밀양 방문을 폄훼하고, 밀양어르신들을 보상을 위해 떼를 쓰는 ‘지역이기주의집단’으로 고립시키려 매도하고 있다. 그러나 한 번이라도 밀양의 상황을 귀기울이고, 방문해 본 사람이라면 왜 이렇게 밀양의 어르신들이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지 금방 이해할 수 있다.
자신의 삶의 터전의 안전과 평화, 환경을 파괴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권리다. 또한 밀양송전탑처럼 다른 대안 마련이 가능하고, 충분히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데도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순리에도 맞지 않는다. 더구나 밀양송전탑 건설의 이유로 제시한 신고리원전 3호기 등은 부품비리로 제 날짜에 가동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상홍 사무국장은 그동안 원자력발전소와 문화재, 천혜의 자연환경이 있는 경주지역에서 환경을 보호하고, 원자력발전의 안전을 위해 헌신하며, 묵묵히 일해 온 환경운동가다. 그가 밀양의 소식을 듣고 할머니들에게 달려가 함께 했던 것도 바로 밀양의 일이 바로 우리의 환경을 지키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오늘의 사법부의 결정이 그 어떤 이유로도 납득할 수 없는 무리한 결정이며, 환경단체의 본연의 활동을 탄압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정부가 환경운동가에 대한 탄압으로 밀양송전탑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오산이다. 우리는 다시 한 번 밀양송전탑 문제를 대화로 해결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박근혜 정부는 이상홍 사무국장을 당장 석방하고, 밀양 송전탑 공사 폭력을 중단하라.
2013년 10월 7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이시재, 장재연, 지영선
사무총장 염형철
* 문의: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안재훈 간사(010-3210-0988)
<사진, 2011년 4월16일 일본 후쿠시마시내의 하나미산에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정도를 측정하고 있는 이상홍 국장. 이국장은 한일시민조사단의 일원으로 후쿠시마 사고가 발생한지 1달뒤 현지를 방문조사했다. 이날 하나미산에는 벚꽃이 만발했었는데 후쿠시마 원전사고현장에서 60km나 떨어진 곳임에도 3.26마이크로시버트라는 높은 농도의 방사능오염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