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당선자와 인수위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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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당선자와 인수위에 바란다

최예용 0 11938

환경보건시민센터 Asian Citizen’s Center for Environment and Health

tel 02) 741-2700  www.eco-health.org

기자회견문

실패한 MB정부의 유산,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의 교훈!  

박근혜당선인과 인수위원회는 가습기살균제 사건의

피해대책을 마련하고 화학물질안전청을 설치하라.    

생활용품이 수십명의 사람을 죽이고 수백명의 폐질환자를 발생시간 초유의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이 발생한지 17개월, 햇수로 3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피해자모임으로 접수된 피해규모만 232건으로 사망자가 34% 78명에 이른다. 사망자의 36명은 3살미만의 영유아들이다. 질병관리본부로 접수된 피해까지 합하면 피해규모는 300명을 훨씬 넘는다. 이 살인제품이 판매되기 시작한게 1994년도부터이니 그간 원인을 모른채 또는 엉뚱한 원인으로 알고 죽거나 다친 사람들이 얼마나될지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질병관리본부의 조사연구에 따르면 국민의 18.2% 정도가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다고 하니 사용인구는 최대 800만명에 이른다  

이 사건의 본질은 생활속 사회안전망의 부재로 구체적으로는 생활제품의 안전관리와 유해화학물질관리 정책의 실패다. 관할부처는 지식경제부와 환경부다. 그런데 이 사건의 발생이후 지금까지의 과정을 보면 사건의 발생을 미연에 막지 못한 문제만큼 발생한 사건을 해결하는 대책미비의 문제점이 심각하다. 사망자가 나오고 폐질환자가 발생하여 일단 보건복지부의 질병관리본부가 나서 상황을 파악하고 역학조사를 통해 원인을 밝히는 역할을 했다. 그런데 정작 책임부서인 지식경제부와 환경부는 나몰라라 뒷짐지고 물러서 구경만했다. 여러부처가 관계된 일이어서 총리실이 TF를 꾸려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총리는 대국민 립서비스만 했을 뿐 실제 관할부처는 모이지도 않았다. 관계부처가 모여 상황파악, 피해대책마련 및 유사사건발생예방 등의 조치를 당연히 취할 것으로 기대했던 피해자는 물론 많은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한다.

보다못한 국회가 국정감사장에서 중증환자들에 대해 의료지원방안을 마련하고 환경보건법에 의거한 환경성질환으로 검토하도록 요구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피해자들은 정부로부터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는 자신들의 기존 입장을 고수하여 가습기살균제 문제는 물품의 하자성격이므로 환경성질환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문제의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만들어 판 기업들은 적반하장격으로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가 잘못됐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면서 법적소송을 위해 김&장이라는 대형로펌을 앞세운 상태다. 기업프렌들리를 내세운 MB정부가 이 문제를 사실상 방치해버렸고 해당기업들은 장기적인 소송전으로 사건을 유야무야 시키려고 하는 상황인 것이다.

경북 구미와 상주 등에서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화학물질안전사고와 더불어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우리사회가 유해한 화학물질에 얼마나 취약한 상태인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수개월간 집에 들어가지 못한 채 집단생활을 해야 했던 구미의 공단인근 주민과 아이와 엄마, 아빠를 잃은 채 고통속에 신음하는 수백, 수천명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경험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

우리의 삶에서 각종 화학물질의 사용이 불가피하다면 안전이 담보되어야 한다. 화학물질이 원료로서, 제품속에서 어떻게 사람과 환경에 영향을 주는지 점검하는 철저한 사전 안전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화학물질안전청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화학물질 안전사고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지켜낼 최소한의 시스템이다. ‘위험사회란 말도 있듯 복잡한 현대사회는 크고 작은 사건의 발생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환경피해보상법과 같은 법률을 제정하고 화학물질이나 환경피해사건으로 인한 피해를 신속하게 구제하고, 보상하는 사후 관리대책이 보완적으로 필요하다.

우리는 화학물질안전청 설치와 환경피해보상법 제정이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수십, 수백명의 생명을 앗아간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의 교훈이라고 생각하며, 박근혜당선인과 인수위원회에서 우리의 경험과 제안을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MB정부의 엉터리 화학물질관리행정체계를 뜯어고치라는 말이다.

박근혜당선인은 대통령선거과정에서 여러 차례 희망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차기 대통령으로서 박근혜 당선인이 어처구니없는 가습기살균제 사건으로 희생된 사망자들의 유족과 환자들을 만나 아픔을 어루만지고 위로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한 일인가.

2013 1 22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모임,

환경운동연합 환경보건시민센터

내용문의; 강찬호(010-5618-0554, 피해자모임 카페지기),

최예용(010-3458-7488.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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