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성명서-가습기살균제품 공개하고 회수조치하라
환경보건시민센터
2011년 8월31일자
긴/급/성/명/서
가습기살균제품과 유사제품명을 공개하고 제품회수조치를 실시하라
무분별한 화학물질 사용으로 인한 끔찍한 무차별 공해피해 우려
‘폐손상 및 사망사건 원인 가습기살균제 추정’ 정부결과에 대한 입장
오늘 오전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원인미상의 폐손상으로 4명이 사망하는 등 수 십 여명의 사례가 발생한 사건에 대한 중간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가습기의 살균제(세정제)가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시점에서 향후 확실한 인과관계가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최종결과가 나올 때까지 가습기살균제 사용자제를 권고하고 제조업체도 출시를 자제토록 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가 이런 조치를 취한 배경은 환자들에 대한 역학조사를 통해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환자집단이 그렇지 않은 비교집단에 비해 발병위험도가 무려 47.3배나 높다는 조사결과가 핵심이다. 여기에 가습기살균제에 대한 예비독성실험을 했더니 제한적이지만 일부 제품에서 역학조사와 일치하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정부는 향후 3개월 이상 소요되는 정밀조사를 통해 최종결과를 밝히고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다.
국민 누구나가 아무런 의심없이 일상생활속에서 사용하는 제품에 의한 원인으로(현재로서는 강력한 추정) 2011년에만 30대의 젊은 여성 4명이 사망했고, 다른 3건의 경우 폐이식이라는 극단적인 의료조치에 의해서 겨우 회생했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사건전말이다. 매우 충격적인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첫째, 문제의 가습기살균제의 종류와 제품명을 공개하고 제품회수조치를 실시하여 추가적인 피해를 막아야 한다.
아직 확실한 인과관계가 조사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적어도 현재 가능한 임시역학조사에서 매우 유력한 관련성이 도출되었고 독성조사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관련제품을 공개하지 않고 ‘단순히 관련제품의 사용자제권고와 출시자제’한 조치는 매우 소극적인 조치로 미처 이러한 내용을 접하지 못하고 관련제품을 사용할지 모르는 추가적인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정부는 현 시점에서 종합된 구체적인 정보를 즉시 공개하여 국민들이 알고 위험을 배제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여야 한다. 관련 제품을 공개하고 공식적으로 제품회수조치를 실시해야 한다.
현재 주어진 위험성의 근거는 시급히 추가피해를 막기 위한 제품리콜조치를 취하기에 충분한 상황이라고 본다. 실제 정부의 발표가 난 2011년 8월 31일 오후4시 경 서울 북부 도봉구 일대의 수퍼와 약국 일부에서 관련제품(아일랜드산 수입제품은 약국에서 판매중, 가습기청소제품은 시중 수퍼에서 판매중)을 판매하고 있었고 구입이 가능했다.
둘째, 화학물질 안전관리 제도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정밀조사결과를 기다려야 하겠지만, 우리사회가 그동안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각종 화학물질제품을 남용해온 문제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제도개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동안 단기적 독성평가만을 그것도 매우 형식적으로 진행해온 제도적 문제점을 중장기 독성평가 및 위해성평가 방식으로 보완해야 한다. 더불어 피해발생시 관련 생산자와 유통업자 그리고 관리책임자들에 대한 엄격한 책임이 강화되어야 한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살균제의 경우 50여년전인 1960년대초 레이첼 카슨여사의 ‘침묵의 봄’으로 일찍이 경고되었다. 정부가 스스로 시인하고 있듯 가습기살균제는 아무런 안전관리조치 없이 시중에 판매되어 왔다. 이렇게 안전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인 화학제품들이 한둘이겠는가? 한편 피해자들은 어디서 뒤늦은 보상을 받을 수 있겠는가? 위험사회에 대한 국민의 걱정과 근심이 깊다.
2011년 8월 31일
환경운동연합 환경보건시민센터
(공동대표 구요비, 백도명, 황정화)
내용문의; 소장 최예용 010-3458-74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