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영풍의 대법원 상고를 규탄한다
<보도자료>
영풍의 대법원 상고를 규탄한다!
㈜영풍석포제련소는 조업정지 2개월 대구고등법원의 판결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대법원 상고를 철회하라!
그것이 지금까지의 범법 행위와 환경 문제에 대한 일말의 속죄의 길임을 명심하라!
이제 영풍은 낙동강을 그만 떠날 때가 됐다. 영풍은 지난 잘못을 머리 숙여 사죄하고 낙동강에서 떠나라!
국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법을 지키고 사회적 관습이나 도덕을 지켜야 한다. 국가사회 속에서 기업도 당연히 법 테두리 내에서 기업을 운영하고 사회적 책임이라는 것도 져야 한다.
기업 운영으로 벌어들인 이익은 단순히 투자금으로만 이익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 사회 환경과 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와 사회 구성원들이 존재하기에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이익을 위해 범법 행위를 일삼거나 주변환경과 주민건강 문제 등을 야기했다면 응당 책임을 짐과 동시에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세우는 것은 민주사회를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의 기본 책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책무를 등한시하고 자신들의 위법 행위에 대한 법적 처분에 대해 소송으로 시간만 끌고 일말의 개선 의지도 없이 사회적 상황이 바뀔 기회만을 엿본다면 이런 기업이 사회 일원으로서 과연 자격이 있을까?
㈜영풍석포제련소는 2019년 환경부 조사에서 물환경보전법 위반과 폐수처리 부적정 운영이 적발되어 경상북도로부터 조업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을 받자 이에 불복해 2021년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하여 2심에 항소했다. 그러나 지난 6월 28일 대구고등법원이 너무나 당연히 이를 또다시 기각하자 영풍은 지난 7월 19일에 대법원에 상고하기에 이른 것이다.
대법원 상고 이유가 “2개월 조업정지로 인한 손해가 수천억에 달한다”는 것으로 이는 소름을 끼치게 한다.
㈜영풍석포제련소가 지난 반세기 동안 누려온 이익은 수많은 노동자들의 생명과 낙동강 유역 1천3백만 국민들의 생명수인 낙동강을 각종 중금속으로 오염시키고, 주변 산림을 훼손하고 지하수와 하천을 오염시키고, 주민건강 피해를 대가로 만들어진 것인데, 조업정지로 인한 손해 운운하는 것은 마치 자신의 행위는 온데간데없고 모든 것이 법과 피해자의 잘못 때문이라는 쏘시오패스적인 행태를 보인 까닭이다.
대한민국에서 ㈜영풍석포제련소와 같이 이토록 오랫동안, 이토록 수많은 위·불법 행위를 하고도 이같은 파렴치한의 모습을 보인 기업이 또 있을까? 그동안 영풍이 저지른 위·불법 행위를 넘어선 범법 행위는 너무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든 지경이다.
2013년 이후 10년 동안 적발된 법 위반 행위는 76건이 넘는다. 그중에서 제3공장 불법 증축, 대기오염 측정치 조작, 불법 관정 개발, ‘환경범죄 등의 단속 및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정화되지 않은 폐수 방류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법률 위반으로 발생한 환경 문제들은 다음과 같다. 대기오염의 심각성은 주변 소나무를 완전히 고사시킬 정도고, 수질오염으로 인한 지하수의 카드뮴 오염은 기준치의 33만 배를 초과하고, 낙동강 상류와 안동댐에는 제련소에서 유출된 카드뮴과 비소, 아연, 납, 수은 등이 켜켜이 퇴적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퇴적된 중금속이 물고기에서 검출되는 것은 비일비재한 일로 2022년 안동시와 수산물품질관리원에서 조사한 안동댐 매기에서는 기준치의 2배 가까운 수은이 검출돼 안동댐에서 어민들의 어획을 금지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제련소 주변 농작물에서는 기준치를 초과한 카드뮴이 검출돼 지자체 재정으로 수거해 폐기하기도 하였으며, 2017년 발표된 환경부 자료에서 제련소 주변 주민들의 혈중 카드뮴 농도가 대조군보다 높게 나왔으며, 전국민 평균치보다 3.47배나 높게 나왔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영풍석포제련소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사람들의 죽음이 1997년 이후 14명이나 된다는 것이다.
1989년 폐쇄된 장항제련소 주변 주민들은 폐쇄된 지 30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장항제련소로 인한 건강 문제가 발생하여 주민들이 소송에서 승소하거나 2014년 ‘환경오염피해구제법’이 만들어지면서 장항제련소 주변 4km 이내 5년 이상 거주했던 주민들이 장항제련소로 인한 환경오염 피해를 인정받은 피해자가 2023년 기준 365명이나 되고, 이후에도 피해자 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
장항제련소는 일제강점기인 1936년에 설립되어 1989년 폐쇄되기까지 53년이나 가동하였다. ㈜영풍석포제련소 또한 1970년 가동하기 시작하여 현재까지 54년째 가동하고 있어 장항제련소 주변 주민건강 피해의 전철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이미 민관협의체인 ‘낙동강 상류(석포~안동댐) 환경관리협의회’의 조사에서 주변 산림 고사의 원인과 지하수와 토양의 중금속 오염, 제련소 하류 하천의 카드뮴 등의 오염 원인이 ㈜영풍석포제련소 때문이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졌음에도 환경부는 이른바 통합환경허가라는 ‘환경오염시설 허가’(2022.12.28.)를 내어준 바 있다.
그것도 235가지의 개선이라는 단서 조항으로 허가해준 것인데, 이는 이 정부가 ㈜영풍석포제련소에 범법 허가장을 쥐어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는 쏘시오패스 증세가 있는 이를 정부가 문제없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해준 것과 진배없다.
이렇듯 일상적으로 법을 위반하고 주변환경과 주민건강 피해를 야기하면서도 반성할 줄 모르는 기업이 우리사회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요 비정상으로 우리는 도저히 이를 인정할 수 없다.
그러니 ㈜영풍석포제련소는 지금이라도 지난 반세기 동안의 잘못된 기업 운영 방식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하고 법원의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다.
또한 지난 반세기 동안 저질러 온 숱한 환경오염과 범법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을 촉구한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이제 그만 낙동강을 떠나 주는 것이다. 지난 반세기 이상 생명의 강 낙동강을 점유해 막대한 부를 챙겨왔으면 이제 그만 헛된 망상과 같은 탐욕을 중단하고, 1300만 영남인과 뭇생명들을 위해서 낙동강에서 그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정말 그때가 됐다. 영풍의 결단을 간곡히 촉구한다!
2024.07.23.
‘영풍제련소 주변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피해 공동대책위원회’/ 환경운동연합 / 환경보건시민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