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가습기살균제 피해 영국항의방문 활동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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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가습기살균제 피해 영국항의방문 활동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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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건시민센터 보도자료
2015년5월27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시민단체 영국항의방문 활동보고

기/자/회/견/문

 

살인기업 본사는 파렴치 했지만, 영국과 국제사회는 크게 놀랐다

 

영국회사가 만들어 판 제품에 사망자 100명, 생존환자 303명으로 무려 403명의 피해자가 한국에서발생했다는 사실을 접한 영국과 유럽사회가 크게 놀랐다. 영국의 대표적인 일간신문 가디언(The Guardian)의 일요판 신문인 옵저버는 5월24일치 신문 14면에 한국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시민단체의 런던항의방문 소식을 사진과 함께 비중 있게 소개했다 .

 

가디언은 “우리는 사망사건을 인정할 수 없다 We won’t say sorry for link to poison deaths-UK firm”는 제목의 긴 기사를 한국의 소방관 김덕종씨의 사례소개로 시작했다. 2009년 당시 5세 아들을 원인미상의 호흡기질환으로 잃었는데 2011년 한국정부의 조사발표와 이후 피해사례조사를 통해 아들의 사망이 가습기살균제 사용과 ‘매우 밀접한 관련성 significant association’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소개했다. 가디언은 2014년에 21억3천만파운드(3조7천억원)의 이익을 낸 영국기업 레킷벤키저가 한국에서 겨울철마다 800만명이 사용하는 가습기살균제 시장을 1위로 점유했는데 피해자의 80%가 영국회사 제품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한국정부기관 공정거래위원회는 레킷벤키저가 제품에 ‘사람에게 안전하다 ’고 광고한 부분을 허위라고 기소했는데 회사가 이를 법원에 항소했지만 한국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최종적으로 유죄가 되었다고 자세히 소개했다. 가디언은 이후 4년이 지났지만 영국기업은 유죄를 인정하거나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가디언은 레킷벤키저의 대변인이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깊이 애도한다”고 표현했지만 피해자와 유족 221명이 한국법원에 제소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말을 할 수 없다고 했다며 이는 이 회사가 법정에서 한국정부의 조사결과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회사측이 인도적 기부로서 5백만파운드를 한국 환경부에 전했는데 이것이 책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가디언은 한국정부의 첫 피해조사의 책임자였던 백도명교수가 레킷벤키저 제품을 사용하다 부인이 사망한 맹창수씨와 덴마크 제품 세퓨를 사용하다 폐질환을 앓고 있는 8세 여아와 아버지 강찬호씨 등 피해자들과 영국을 방문해 한국정부의 조사보고서를 처음으로 소개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피해자들이 런던 외곽의 슬라우(Slough)에 위치한 레킷벤키저 본사 밖에서 시위하는 목적이 진심 어린 사과이지 말장난(lip service)이 아니라는 백교수와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가디언은 백교수가 “회사가 건강, 위생, 가정이라는 3대 가치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소비자의 건강을 파괴했고, 가정에 질환을 가져왔으며 가족을 파괴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하 신문내용 소개 생략)
 
환경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조사에 신고되어 확인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530명중 76%인 403명이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제품을 사용했다. 사망자 142명중에서는 70%인 100명이 옥시싹싹 제품을 사용했다. 피해자중 20명이 어느 제품을 사용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데 이들 중 상당수도 옥시제품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듯 가습기살균제 전체피해자 10명중 8명이 사용했고, 전체사망자 10명중 7명이 사용한 옥시싹싹 제품은 2001년 이전에는 국내기업인 동양화학그룹의 계열사 옥시가 만들어 팔았다가, 2001년 영국의 레킷벤키저(Reckitt Benckiser)가 옥시를 인수하여 만든 옥시레킷벤키저(최근에는 RB코리아로 개명)에 의해 2011년까지 11년동안 판매되어 왔다. 레킷벤키저는 영국의 종합생활용품 업체로 세제, 방향제, 위생용품 분야의 세계적인 업체로 200개국에서 판매하며 런던 증권거래소의 100대 기업에 속한다(FTSE 100지수). 항균제 <데톨>, 세정제 <이지오프뱅>, 위역류치료제 <게비스콘>, 인후염치료제 <스트렙실>, 콘돔 <듀렉스> 등이 잘 알려진 레킷벤키저의 국제브랜드이고 국내에서는 세탁표백제 <옥시크린>와 습기제거제 <물먹는하마>가 관련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4명과 시민단체대표 그리고 정부조사의 책임자였던 대학교수 그리고 홍콩의 시민단체대표 등 7명이 영국을 일주일간 방문하여 런던외곽 슬라우(Slough)에 있는 레킷벤키저 본사앞과 런던시내에 있는 웨스트민스터 국회앞 그리고 트라팔가광장 등에서 항의시위와 언론인터뷰를 통해 전하고자 한 것은 가해기업인 레킷벤키저가 ‘진정어린 사과와 책임 인정’을 하라는 요구였다. 영국방문단은 런던의 세인스베리 슈퍼마켓에서 팔고 있는 30여개의 레킷벤키저 생활용품 제품을 구입하여 시위현장에 진열해 놓으며 전한 메시지는 ‘한국에서 발생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의 교훈은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레킷벤키저 등이 만들어 파는 바이오사이드 생활용품의 안전문제를 철저히 점검하라’는 것이었다.

 

일주일간의 항의방문활동을 통해 영국과 유럽의 시민사회는 크게 놀랐다. 런던과 영국전역에서 활동하는 산업보건시민단체 London Hazards는 웨스트민스터 시위현장을 두 번이나 지지 방문했고, 소식지에 이 사건을 크게 다룰 예정이다.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에 본부를 두고 있는 환경단체 Both Ends의 정책담당(senior policy adviser) Wiert Wietsema는 “유럽연합에서 바이오사이드 문제를 별도로 다루는 법을 두고 있고 사람들은 살균성분이 들어 있는 생활용품의 사용을 매우 조심스러워 한다”며 “한국에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바이오사이드 사건에 유럽시민사회가 크게 놀라고 있다. 관련소식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특히 항의방문단이 매일 아침 출근시간대인 8시부터 홍보활동을 했고 마지막 날에는 밤 늦은 시간까지 머무르며 거리시위를 진행했던 레킷벤키저 본사가 위치한 슬라우에서는 지나는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지지표명이 이어졌다. 지역언론활동을 하는 Paul은 22일 하루 동안 세 번이나 방문했는데 두번째에는 물과 과일을 갖다 주었고 세번째에는 양초와 손전등을 갖다 주며 촛불시위에 동참했다. 영국언론도 큰 관심을 보였는데 앞서 소개한 가디언 외에도 WHO의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프로듀서 Robert는 웨스트민스터 취재뿐 아니라 슬라우까지 방문하여 항의단의 활동을 취재했다.

 

노동단체들도 큰 관심을 보였는데 제네바에 본부를 두며 국제금속노동조합연맹과 국제화학및에너지노동조합연맹 그리고 국제섬유노동조합연맹 등이 연합하여 2012년에 만들어진 세계적인 국제노동조합기구인 IndustriALL의 관계자는 “어떻게 생활용품으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죽을 수 있느냐? 해당기업의 노동조합을 통해 안전조치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IPEN 등 미국 쪽의 환경시민단체들도 가디언의 보도를 통해 관심을 보이며 미국에서 팔리는 레킷벤키저 제품의 안전문제와 한국피해자 대책에 관해 소식을 요청해왔다. 

 

항의방문단의 활동은 영국법조계의 큰 관심을 불렀다. 1200명의 변호사가 소속되어 런던에서 100대 로펌에 속하며 에너지와 특허분야에서 1위에 있는 Bird&Bird는 피해자들과 두 차례 면담하며 한국에서 진행되는 소송내용에 관심을 표명했고, 100명이 넘는 변호사가 소속된 중견로펌 doughty street chambers의 Mukherjee변호사는 웨스민스터 시위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피해자들과 만났고 이후 피해자들을 변호사사무실로 초대하여 영국법원에 제소하는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나눴다. 변호사들은 이 문제가 민사소송은 물론이고 범죄관련성을 묻는 형사소송도 가능하다는 견해다. 특히 한국정부가 여러 차례의 공식조사를 통해 관련성을 확인했고 피해조사까지 진행했다는 사실과 전문가들이 국제학술지에 10여편의 학술보고를 한 사실 등으로 제조회사의 책임을 묻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변호사들은 이 문제를 유엔의 인권기구에 제소하여 제조사들의 책임회비를 지적하도록 해야한다는 항의방문단의 의견에 대해서도 적극 동의하며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참고로 항의방문단의 일원인 최예용 소장과 홍콩시민단체 AMRC 산지브 판디타 국장은 영국방문을 앞두고 유엔기구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유엔인권기구에 제소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별첨사진 참조). 또한 덴마크에서 원료가 수입되어 사망자만 14명, 생존환자 27명 등 모두 41명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세퓨 문제도 덴마크 시민사회에 적극 알리고 법적인 책임을 묻는 방안도 향후 추진하기로 했다.  

 

항의방문단이 영국을 방문중인 5월20일에는 유럽방사선의학회지(European Radiology)에 관련 학술논문 이 실려 널리 공유되었는데 내용은 어린이들에게서 발생한 간질성 폐질환이 가습기살균제와 관련성이 있다는 사실을 사망자와 생존환자간의 폐CT사진판독과 조직병리학적 증거비교를 통해 밝힌 것이다. 저자들은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및 1차 피해자조사에 참가한 울산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의학과 소속의 윤희망 교수 등 10명이다.    

 

항의방문단은 레킷벤키저 측과 세 번 만났는데 끝까지 회사측이 진심 어린 사과와 책임표명을 하지 않자 김덕종, 맹창수 두 사망피해 유족은 의견을 나눈 영국 로펌 측에 영국법원에 제소할 뜻을 밝혔다.  항의방문단은 레킷벤키저 측을 대표하여 나온 임원들이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소송이 진행 중이라 책임표명이 어렵다는 말을 반복했다. 두번째 미팅에서 항의방문단이 피해자대표와 제조사 그리고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합의기구’를 공동으로 만들어 해결하자고 제안하며 회사의 CEO가 사인한 확인서를 요구했는데 세번째 미팅자리에서 회사측은 한국에 있는 RB코리아와 이야기하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내용의 문서만을 내놨고 이에 맹창수씨가 문서를 찢어버리며 ‘영국법원에 정식으로 제소하여 책임을 묻겠다’고 밝히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한국의 옥시측 즉 RB코리아는 피해자와 시민단체가 영국본사를 항의방문한다고 하자 영국출발 며칠 전에야 CEO가 피해자대표들과 만나 ‘이 문제와 관련된 모든 권한이 영국본사가 아닌 한국지사에 있다. 앞으로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진심 어린 사과와 책임표명은 아니었고 영국방문을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에 불과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번 영국항의방문활동을 통해 회사측이 법적 소송을 핑계로 사과와 책임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과 국제사회가 이 문제를 전혀 알지 못해왔다는 점을 확인했다. 향후 국내에서의 추가소송을 조직하고 레킷벤키저 본사를 상대로 영국법원 제소하여 법적 책임을 묻는 것과 동시에 영국과 유럽 등 국제시민사회와 더불어 피해자를 외면하고 소비자를 우롱하는 살인기업을 규탄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자 한다. 한편 국회의원의 도움을 통해 사회적합의기구 구성을 추진하여 문제해결이 더 이상 지연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같이 추진하고자 한다. 

 

  

2015년 5월27일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 환경보건시민센터

내용문의; 영국항의방문단
최예용 소장; 010-3458-7488
강찬호 대표; 010-5618-0554

 

 


<영국항의방문단 사진보고 참고 자료>

 

1st Photo report of victim’s protest in London

1차 런던활동 사진보고 [가습기살균제 피해 영국항의방문단]

2015519일 화요일 런던항의방문활동 1일차

 

2nd Photo report of victim’s protest in London

[가습기살균제 피해 영국항의방문단] 3일차 런던활동 사진보고

2015521일 목요일 런던항의방문활동 3일차

 

3rd Photo report of victim’s protest in London

[가습기살균제 피해 영국항의방문단] 런던활동 마지막날 사진보고

2015522일 금요일 런던항의방문활동 4일차

 

4th photo report of victim’s protest in London

[가습기살균제 피해 영국항의방문단] 런던활동 사진보고 4번째

2015520일 수요일 런던항의방문활동 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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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15 513일 영국항의방문단의 일원인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과, 홍콩시민단체 AMRC 산지브판디타 국장이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문제를 표현한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사진 Robert Mo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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