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상어가 갇힌 부산 북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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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상어가 갇힌 부산 북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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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가 갇힌 부산 북항

누구를 위한 친수공간인가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 들어온 상어 한 마리가 연일 화제다시민들이 몰리고 별명까지 붙으면서 새로운 볼거리처럼 소비되고 있다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상어가 나타났다는 사실만이 아니다바다에서 들어온 생물이 인공수로에서 오랫동안 머물고 있다는 점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상어가 먹이를 따라 북항으로 들어왔다가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그렇다면 이번 일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길 것이 아니라상어가 왜 이곳까지 들어왔고 왜 오랫동안 머물고 있는지 과학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상어 한 마리의 출현만으로 북항 생태계 전체의 건강성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오히려 이번 일을 계기로 북항의 해수 흐름과 수질먹이생물의 분포해양생물의 이동 구조를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그리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우리가 만드는 친수공간은 과연 바다의 생명까지 생각하고 있는가.

  

그동안 친수공간은 산책로와 조경경관과 관광 등 주로 사람의 이용을 중심으로 만들어져 왔다그러나 바다는 도시를 꾸미는 배경이 아니다바다와 맞닿은 공간이라면 사람이 얼마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바닷물이 원활하게 흐르는지해양생물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지살아갈 공간은 충분한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이러한 고민을 도시 공간에 반영한 사례가 있다미국 시애틀은 도심과 바다가 맞닿은 공간을 정비하면서 시민의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해양생물의 이동과 서식환경을 설계에 반영했다물속까지 빛이 들어갈 수 있도록 구조를 개선하고어린 물고기가 이동하고 머물 수 있는 환경도 조성했다바다의 환경과 살아가는 생물이 다르기 때문에 시애틀의 시설을 북항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시설 자체가 아니라 도시의 바닷가를 계획할 때 사람과 해양생물을 함께 고려했다는 원칙이다.

  

북항에도 이러한 관점이 필요하다부산시는 이번 일을 계기로 북항의 해수 흐름과 생물 이동 구조를 조사하고앞으로 북항을 비롯한 부산의 바다와 맞닿은 공간을 조성할 때 적용할 생태적 친수공간 설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사람뿐 아니라 해양생물의 이동과 서식까지 고려하는 기준을 도시계획과 공간 설계에 반영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계획 단계부터 해양생태 전문가가 참여하고해수 흐름과 수질생물의 이동과 서식환경빛이 수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해야 한다공간을 만든 뒤에도 생태계가 어떻게 변하는지 지속적으로 조사하고그 결과를 관리와 다음 사업에 반영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기후위기와 해수온 상승으로 바다의 환경과 해양생물의 분포가 달라지고 있기에 이러한 변화가 필요한 이유는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그래서 변화하는 바다에 맞춰 도시의 해양공간 관리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특히 부산이 해양수도를 말하려면 바다를 개발의 대상이나 도시경관의 배경으로 바라보는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사람에게 바다를 보여주고 즐기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그곳에 살아가는 생명까지 고려해야 한다상어 한 마리가 북항에 들어온 것은 하나의 사건이다그러나 이 사건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결코 작지 않다.

  

그러므로 부산시는 이번 일을 일회성 볼거리로 넘기지 말아야 한다사람이 바다를 이용하는 공간을 넘어사람과 바다의 생명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친수정책의 기준을 바꿔야 한다.

  

2026. 9. 22

  

부산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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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상어는 경고하려고 왔다. 


부산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나흘째 상어가 출현했다. 주요 언론들은 북항에 평소보다 4배 이상의 방문객이 몰리면서 새로운 ‘핫플’이 되었다며 호들갑을 떨고, 일부 소셜미디어에서는 “부산에 상어 아쿠아리움이 개장했다”면서 상어를 ‘부캉이’로 부르며 환호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상어특수’에 ‘아기상어’의 지식재산권을 가지고 있는 더핑크퐁컴퍼니의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다는 흥미성 보도에 우리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심지어 전재수 부산 시장은 “북항 친수공원의 생태계가 그만큼 건강하다는 증거”라며 “북항을 잘 가꿔 다양한 생물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바다로 만들어가겠다”고 화답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번에 출현한 상어는 무태상어로서 주로 태평양 등 아열대 바다에 서식한다. 아열대 상어가 부산 바다에 나타난 것은 상어가 먹이로 하고 있는 난류성 어종이 북상했기 때문인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난류성 어종의 북상 원인은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이다. 부산 연안의 평균 수온은 2000년 이래 약 1.2℃나 상승했다. 2026년 8월까지 동해안에서 확인된 대형 상어 출현은 73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29건보다 약 2.5배나 많다.  

  

따라서 지금은 상어에 환호하며 즐길 때가 아니라, 그 심각성을 깨닫고 삶과 시스템의 근본적인 대전환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전력 생산에서 석탄과 LNG 등 화석연료 발전이 갖는 비중은 여전히 56%에 달하고, 발전량 32%에 달하는 핵발전소는 매년 300억 톤이 넘는 온배수를 바다로 배출하고 있다. 심지어 부산-울산은 세계 최대의 핵발전소 밀집 지역이다. 이런 실정임에도 정부는 4,000조를 퍼붓는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신규 핵발전소 및 LNG 발전소 건설을 꾀하고 있고, 국회는 시급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외면하는 ‘탄소중립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상어는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려고 오지 않았다. 

상어의 출현은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경고다. 

이 경고를 무시한다면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파국뿐이다.


2026년 9월 22일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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