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가습기살균제 참사’ 알려진 지 15년 만에… ‘국가 책임’ 배상 체계 10월8일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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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가습기살균제 참사’ 알려진 지 15년 만에… ‘국가 책임’ 배상 체계 10월8일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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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참사’ 알려진 지 15년 만에…

‘국가 책임’ 배상 체계 10월8일 가동
경향 2026.8.31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고 서영철 전국가습기살균제참사피해자 연대 대표 임시 분향소를 찾아 피해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고 서영철 전국가습기살균제참사피해자 연대 대표 임시 분향소를 찾아 피해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을 위한 정부 배상 시스템이 오는 10월8일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정부는 31일 기존의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 시스템을 국가와 기업이 함께 배상하는 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만나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및 지원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 등 개정 내용과 향후 배상 체계 변화 등을 설명하고 피해자들에게 질의 및 요구사항을 들었다.

김 장관은 “지난해 8월 피해자분들과 만난 뒤 국가가 배상을 책임지는 특별법을 만드는 등 피해 구제 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오는 10월8일부터 본격적으로 (국가가 함께 책임지는) 배상 체계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문제(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생기지 않았어야 할 텐데 피해가 생긴 것에 대해 정부를 대표해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무엇으로도 다 보상하기 어렵겠지만 이재명 정부가 국민들의 아픈 상처를 위로하고 피해를 수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언했다.

개정법에 따라 정부는 배상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심의위원회를 지원하기 위한 가습기살균제배상지원단을 국무조정실 소속으로 설치할 방침이다. 배상 심의위원회가 배상기준을 심의·의결하면 구제자금운용위원회가 기업분담금을 부과·징수한다. 정부 출연금은 2447억원 규모로 내년도 기후부 예산안에 편성됐으며, 오는 12월 국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라고 손삼기 기후부 환경피해구제과장은 말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3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간담회에서 피해자 및 유족들과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3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간담회에서 피해자 및 유족들과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해배상금을 받고자 하는 피해자는 개정법 시행일로부터 6개월이 되는 내년 4월7일까지 배상지원단에 손해배상금을 신청해야 한다. 기존 제도에 따라 피해를 인정받은 사람은 손해배상금 신청서를 작성할 때 기존에 제출한 서류로 갈음하겠다고 선택하면 증빙서류를 별도로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피해를 인정받지 못한 사람이나 신규 신청인은 손해배상금 신청서와 함께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하며, 새로 제출할 서류가 있는 경우 추가 제출이 가능하다.

손해배상금은 전액을 일시금으로 받거나, 일부를 일시금으로 받은 뒤 계속치료비를 받을 수 있다. 전액을 일시금으로 받을 때에는 손해배상금 신청서만 제출하면 되고, 계속치료비를 받으려는 경우에는 손해배상금 신청서와 함께 계속치료비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권재섭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실장은 “최초 신청 시에 전액을 일시금으로 받을지, 계속치료비를 함께 신청할지를 정해서 신청해야 한다”며 “기존 제도에서 인정받지 못한 피해의 경우 기존 질환 악화, 신규 질환 발생 등 추가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배상 심의에서 다시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피해자들이 받을 배상액을 좌우할 구체적인 배상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배상액을 얼마로 산정할지 등을 두고 피해자·유족의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기후부는 지난 7월 관련 연구용역에 착수했다며 조만간 배상기준과 배상액 산정 예시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법 개정은 2024년 6월 대법원이 가습기살균제 사태에 대한 국가 배상책임을 인정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대법원은 환경부 장관 등이 이 사건 화학물질에 대해 불충분하게 유해성 심사를 했고 그 결과를 성급하게 반영해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처럼 고시했다며 사태에 대한 정부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24일 국가 배상 체계로 전환하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종합지원대책’을 발표했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려 “정부는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사회적 참사로 명확히 하고,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종합지원대책을 세워 피해를 온전히 배상하겠다”며 “많이 늦었다. 모든 피해자와 유가족들께 머리 숙여 애도와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날은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세상에 알려진 지 15년째 되는 날이다. 2011년 8월31일 정부는 피해자들의 폐 손상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가습기살균제가 유력한 위험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처음 밝혔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1994년부터 2011년까지 18년간 최소 49종 995만개의 가습기살균제가 판매됐다.

이날까지 정부에 피해 구제를 신청한 8094명 중 피해를 인정받은 사람은 6037명이다. 이 중 1421명이 사망했다. 지난 11일에는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호흡기 중증장애 등을 앓던 서영철 전국가습기살균제참사피해자연대 대표가 세상을 떠났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31일 열린 가습기살균제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4대 종단 추모제에서 한 참가자가 고 서영철 대표를 추모하는 영정 사진을 들고 있다. 한수빈 기자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31일 열린 가습기살균제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4대 종단 추모제에서 한 참가자가 고 서영철 대표를 추모하는 영정 사진을 들고 있다. 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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