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매일신문] “피해자 다 못 찾았는데…배상 신청 기간 단 6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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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매일신문] “피해자 다 못 찾았는데…배상 신청 기간 단 6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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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다 못 찾았는데…배상 신청 기간 단 6개월”
<가습기살균제 참사 15년>
전남광주 피해자 6만1천여명 추정
국가·기업 공동 배상체계 전환에도
“의견 배제…배·보상 수준 불투명”
환경단체, 책임 규명·재발방지 촉구
광주매일신문 202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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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청사 앞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참사 15년 기자회견’에서 광주환경운동연합 및 환경단체가 피해자에게 정당한 배상을 실시하고 책임자에 대한 수사를 철저히 진행하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조영권 기자
“인체에 안전한 성분을 사용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도 안심.”

26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청사 앞에서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과거 판매됐던 한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들어 보이며 포장지에 적힌 문구를 읽어 내려갔다. 

최 소장은 “이런 말을 제품에 써놓으면 누가 의심하겠느냐”며 “가족들을 위해 직접 돈을 주고 구입한 제품이 소비자들을 죽거나 다치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세상에 알려진 지 15년이 지났지만 피해자 상당수가 여전히 신고조차 하지 못한 가운데, 정부가 배상 신청 기간을 6개월로 제한하면서 피해자들이 배상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 광주환경운동연합과 환경보건시민센터 등 환경단체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대책,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전국순회캠페인 기자회견을 열어 희생자들의 유품과 당시 판매됐던 제품 등을 전시하고 해결되지 않은 피해 문제에 대해 성토했다.

이들은 여전히 상당수 피해자가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배상 신청 기간마저 한시적으로 제한돼 있다고 밝혔다.

지난 8일부터 시행된 개정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및 지원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기존 피해구제 제도는 국가와 기업이 함께 책임지는 손해배상 체계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피해자는 별도의 손해배상 소송 없이 배상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배상받을 수 있게 됐지만, 배상 심의 신청 기간이 6개월 후인 내년 4월7일까지로 제한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피해자를 충분히 찾아내지 못한 상태에서 신청 기한을 제한하면 아직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거나 뒤늦게 질환이 발생한 이들이 배상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피해 규모도 공식 신고자 수를 크게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지역 전체 가습기살균제 사용자 수 등을 종합해 추산한 전남광주 지역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는 약 57만4천명, 건강 피해자는 약 6만1천명에 달한다.

반면 지난 9월30일 기준 전남광주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신고한 사람은 372명에 그쳤다. 이 가운데 피해구제를 인정받은 사람은 270명으로, 인정자 중 사망자는 76명으로 전체의 28.1%를 차지했다. 

최 소장은 “국가 책임을 포함한 배상법으로의 전환은 획기적인 제도 개선이지만, 법을 만드는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피해자들이 어느 정도 수준의 배·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상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내년 4월7일 이후에는 신규 피해 신고와 배·보상 신청을 받지 않는다”며 “전남광주에만 수십만명의 가습기살균제 사용자가 있는데 극히 일부만 신고하고 인정받은 상황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피해자를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를 인정받기까지 10년을 기다려야 했던 유가족의 사연도 전해졌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유가족 A씨는 비염 증상을 보이던 딸을 위해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으나, 이후 딸이 심각한 폐질환을 앓다 14살의 나이로 숨졌다고 토로했다. 

A씨는 2012년 피해를 신고했으나 한 차례 불인정 판정을 받았으며, 10년이 지난 2022년에야 피해구제 대상자로 인정받았다.

A씨는 “딸을 떠나보낸 뒤 희망도, 바람도 기대감도 없어졌다. 행복하다는 기분을 느껴본 적도 없는 것 같다”며 “이런 자리가 마련될 때마다 눌러놓았던 아픔이 다시 올라온다.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도록 하루빨리 문제가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중앙·지방정부의 피해자 발굴 ▲피해 신고·배상 신청 기한 연장 ▲정당한 배상 ▲가해 기업 책임 규명 ▲진상규명 청문회 개최 ▲분무형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호흡독성 안전시험 의무화 등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서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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