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피해자 1%도 못 찾았는데···가습기살균제 배상 신청 ‘6개월’은 면죄부” rug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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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피해자 1%도 못 찾았는데···가습기살균제 배상 신청 ‘6개월’은 면죄부” rug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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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1%도 못 찾았는데···가습기살균제 배상 신청 ‘6개월’은 면죄부”

경향신문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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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청에서 13일 열린 ‘2026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피해대책·재발방지 촉구 전국 순회 캠페인’ 기자회견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로 숨진 어린이의 인형 등 피해자들의 유품이 놓여 있다. 김현수 기자

경북 포항시청에서 13일 열린 ‘2026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피해대책·재발방지 촉구 전국 순회 캠페인’ 기자회견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로 숨진 어린이의 인형 등 피해자들의 유품이 놓여 있다. 김현수 기자

“이 유품은 피해자연대 대표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사용했던 휠체어입니다.”

13일 오전 경북 포항시청 중앙광장.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이 가리킨 휠체어 위에는 지난 8월 숨진 서영철 전국가습기살균제참사피해자연대 대표의 영정사진과 유골함이 놓여 있었다. 휠체어 앞에는 서 대표가 거리 활동 때 쓰던 휴대용 산소통도 놓였다.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하다 중증 호흡기 장애를 앓게 된 서 대표는 산소발생기와 휠체어에 의지하면서도 2016년부터 피해구제 활동에 앞장섰다.

이날 광장에는 서 대표 유품을 비롯해 희생자들이 남긴 물건 100여점이 전시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모인 신발과 등산가방, 가습기 사이에는 아이들의 손때가 묻은 인형과 장난감 물총, 소고 등도 놓여 있었다.

최 소장은 “가습기살균제로 아이가 병들거나 부모가 숨졌다는 생각조차 못 하는 사람들이 아직 많다”며 “추산 피해자의 1%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사건을 끝내는 것은 기업들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포항에서 13일 열린 ‘2026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피해대책·재발방지 촉구 전국 순회 캠페인’에서 참가자들이 가습기살균제 참사 희생자들의 유품을 전시하고 피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김현수 기자

경북 포항에서 13일 열린 ‘2026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피해대책·재발방지 촉구 전국 순회 캠페인’에서 참가자들이 가습기살균제 참사 희생자들의 유품을 전시하고 피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김현수 기자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개정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피해자와 시민단체들이 배상 신청기한을 6개월로 제한한 것에 반발하고 있다. 피해자를 충분히 찾지 않은 채 신청을 마감하면 정부와 기업의 책임만 덜어주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포항환경운동연합 등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배상 신청기한 폐지와 적극적인 피해자 발굴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포항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기자회견과 유품 전시, 북토크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8일부터 시행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및 지원을 위한 특별법’은 국가와 기업이 공동으로 책임지는 손해배상 체계를 마련했다. 피해자가 별도로 소송하지 않고 배상 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

다만 배상 신청은 법 시행 후 6개월인 내년 4월7일까지 받는다. 국외 거주 등 특별한 사유로 기한 안에 신청하지 못한 경우에는 예외를 두고 있다.

단체들이 우려하는 것은 추산 피해 규모와 실제 신고 사이의 격차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2019년 전국 5000가구를 조사한 결과를 분석한 논문은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를 894만명, 건강 피해자를 95만명으로 추산했다. 해당 논문은 2020년 한국환경보건학회 학술지에 실렸다.

반면 이들 단체가 분석한 정부 집계 자료를 보면, 지난달 말까지 전국 가습기살균제 피해 신고자는 8098명에 불과하다. 추산 건강 피해자 95만명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이 중 사망자는 1962명이다. 정부가 피해자로 인정한 사람은 6080명으로, 이 가운데 사망자는 1427명이다.

단체는 배상 신청기한 제한으로 피해구제에서 배제되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참사가 알려진 지 15년이 지났지만 피해구제와 진상규명, 재발 방지 대책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정침귀 포항환경운동연합 대표는 “실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훨씬 많지만 아직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국회는 피해 신고와 배상 신청기한을 없애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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