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건강해야11-환경호르몬①] 최고라던 나이키·아디다스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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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 건강해야11-환경호르몬①] 최고라던 나이키·아디다스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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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라던 나이키·아디다스의 '굴욕'

[환경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하다11-환경호르몬①] 월드컵 용품서 독성물질

 오마이뉴스 2014 5 28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기자

레드카드는 축구경기에서 심각한 반칙을 범한 선수에게 심판이 퇴장을 명하며 내미는 카드다. 간혹 경기장 밖에서 사람들간의 사회적인 관계 속에서 등장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세계 스포츠용품 시장을 주도하는 3대 브랜드 아디다스, 나이키, 푸마에게 레드카드를 내밀었다. 무슨 일일까?

아디다스·나이키 월드컵 용품서 환경호르몬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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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3대 스포츠 브랜드 축구용품의 유해화학물질 함유실태를 고발한 그린피스 보고서 표지.
ⓒ 그린피스

6월 12일부터 7월 13일까지 한 달여간 열리는 '2014 브라질월드컵'을 20여일 앞둔 지난 5월 19일 신문과 방송 그리고 인터넷 매체 등 다수 언론들이 보도한, 눈에 띄는 기사가 있었다. '월드컵 용품서 환경호르몬 검출', '월드컵 관련 제품서 독성물질 다량 검출', '아디다스·나이키 월드컵 용품서 독성물질 다량검출', '브라질 월드컵, 유니폼 축구화 공 등 유해물질 검출', '시판 중인 월드컵 공인구에 발암물질 검출' 등의 제목이었다.

그린피스 국제본부가 주관하여 한국, 중국,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등 5개 아시아국가와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네덜란드, 러시아, 스페인, 영국, 크로아티아 등 8개 유럽국가 그리고 아르헨티나, 칠레, 멕시코 등 3개 남미국가 등 세계 16개국에서 판매되는 '브라주카' 축구공, 축구화, 유니폼, 골키퍼 장갑 등 4개 종류 33개 제품을 수거해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 과불화화합물, 노닐페놀 에톡실레이트, 디메틸포름아미드 등 유해화학물질 4종 함유 여부에 대해 영국과 독일의 분석기관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조사 대상은 아디다스 제품 16개, 나이키 제품 15개, 푸마 제품 2개이고 이중 20개 제품은 유소년용품이다.

'스포츠용품 브랜드에 레드카드'(A Red Card for sportswear brands)라는 제목이 붙은 그린피스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축구화 21종 가운데 17종, 골키퍼 장갑 제품 4종 중 2종에서 생식계통에 영향을 주는 과불화화합물(PFCs)의 일종인 과불화옥탄산(PFOA)이 검출됐다.

아디다스의 대표적 축구화인 '프레데터'와 메시축구화로 유명한 '아디제로'에선 업체 자체 규정보다 각각 최대 14배, 6배 높은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됐다. 과불화화합물은 환경에 방출되면 쉽게 분해되지 않아 오랫동안 지구촌 곳곳을 떠돌아다닌다. 이 때문에 난분해성 장거리이동 화학물질을 규제하는 국제환경협약인 스톡홀롬 협약의 대상물질에 올라있다. 유럽연합은 고위험성 우려물질로도 분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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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3대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 나이키, 푸마의 축구용품 33개 제품의 유해화학물질과 환경호르몬 검출결과, 자료 그린피스 보고서

ⓒ 그린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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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공인구인 '브라주카'에서는 생체에 축적돼 환경호르몬으로 작용할 수 있는 노닐페놀 에톡실레이트(NPEs)가 검출됐다. 플라스틱 가소제로 대표적인 환경호르몬 물질인 프탈레이트는 조사 대상 축구화 21종에서 모두 검출됐다. 일부 유니폼과 장갑에선 함량이 15%를 넘었다. 한국에는 이번에 검출된 환경호르몬 4개 물질 가운데 프탈레이트만 유아나 어린이 대상 안전 기준(섬유·가죽제품 모두 0.1% 이하)이 설정되어 있다.

그린피스는 보고서에서 '아름다운 게임을 위해 유해화학물질을 퇴장시켜라'고 요구하며 스포츠브랜드사들이 친환경 제품을 만들도록 압박하고 있다. 2011년부터 이들 스포츠용품에 대한 환경오염물질 함유조사를 해오고 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월드컵 시즌이 되면 축구용품이 불티나게 팔리는데 올해는 5조 원의 기록적인 판매를 예상하고 있다. 축구용품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아디다스와 나이키가 앞장서 유해물질 없는 안전한 제품을 만들라는 것이다.

참고로 아디다스는 스페인·독일 등 8개 팀을 후원하고, 나이키는 브라질·한국 등 10개 팀, 푸마는 이탈리아 등 8개 팀에 유니폼을 제공한다. 그린피스는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아디다스의 헤르베르트 하이너 대표에게 독성물질 사용을 금지할 것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검출된 환경호르몬, 얼마나 위험할까

환경호르몬은 1997년 일본학자들이 NHK방송에서 '환경 중에 배출된 화학물질이 생물체에 유입되어 마치 호르몬처럼 작용한다'라고 한 데서 처음 나와 이후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학계에서는 '내분비계 교란물질'이란 용어를 사용하는데 '산업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화학물질이 생물체 내에 흡수되어 호르몬이 관여하는 내분비계에 혼란을 일으킨다'고 설명한다. 환경호르몬 문제는 오존층파괴, 지구온난화 문제와 함께 세계 3대 환경문제라고 소개되기도 한다.

환경호르몬 문제를 경고한 유명한 책 두 권이 있다. 하나는 화학물질과 농약의 위험성을 알리며 환경운동에 불을 지핀 것으로 평가되는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 Silent Spring>(1962년)이다. 다른 하나는 야생동물의 체내에 축적되는 화학물질을 조사하여 주요 환경호르몬 물질을 지정한 대표적인 동물보호환경단체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의 고문인 미국의 동물학자 테오 콜본 등이 쓴 <도둑맞은 미래, Our Stolen Future>(1996년)다. <침묵의 봄>은 DDT 농약의 남용으로 생태계가 위험해진다는 메시지를 일찍이 전했고, <도둑맞은 미래>는 야생동물의 일부가 생식 및 행동장애로 멸종위기에 처해간다는 경고를 전하며 내분비계교란물질이 환경오염의 주범임을 알렸다.

'인체호르몬' 즉 내분비계는 수많은 세포와 기관의 정보교환을 돕는 물질로 혈액에 녹아 있다가 특정 세포의 수용체에 작용한다. 화학구조가 '인체호르몬'과 유사한 '환경호르몬'이 수용체와 결합하거나 수용체의 입구를 막아버려 인체에 이상을 초래한다. 스스로 '인체호르몬'인양 행세하며 체내 세포와 결합해 비정상적인 생리작용을 일으키거나, '인체호르몬'이 일할 공간을 차지해 버리기도 한다.

생식기능 저하, 기형, 성장장애, 암 등이 환경호르몬이 일으키는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성호르몬에 이상을 일으켜 비정상적인 생식기능을 초래하는데 남성의 정자 수 감소, 수컷 악어의 생식기 퇴화, 수컷 잉어의 정소 축소, 바다 고둥의 자웅동체(임포섹스)가 대표적인 예다.

널리 알려진 환경호르몬 물질로는 플라스틱 제조의 원료로서 제품을 투명하게 만드는 특징 때문에 음식용기나 젖병, 음료 캔 코팅, 식품 포장재료 등에 사용되는 비스페놀A와 석면, 석유, 담배 등을 태우거나 농약 등 화학물질을 만드는 공장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다이옥신 그리고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해주는 첨가물인 가소제로서 화장품, 장난감, 세제, 각종 PVC제품, 목재, 향수, 가정용바닥재 등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프탈레이트 등이 있다.

조금씩 오랫동안 침투하는 환경호르몬,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지난 4월 초 기술표준원과 환경부가 조사하여 발표한 내용으로, 아이들이 흔히 사용하는 문구용품, 어린이용품 등에서 다량의 프탈레이트가 검출되어 소비자를 놀라게 했다. 필통 8개 제품, 책가방 1개 제품, 샤프 2개 제품, 지우개 1개 제품 등에서 프탈레이트가 기준치의 최대 314배나 검출되었고, 어린이 장신구 등 8개 제품에서 프탈레이트가 최대 174배, 납, 카드뮴 등 유해중금속이 기준치의 최대 861배나 검출되었다.

정부는 이들 제품에 대해 제품회수 즉 리콜 명령을 내렸다고 했지만 소형 문방구 등에서도 모두 철저히 회수되었는지 의문이다. 학생들이 이미 구매하여 사용 중인 경우에 대해서도 학교를 통해 회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그렇게 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필자는 이 뉴스를 접했을 때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한 제품이려니'했다. 그런데 정부보고서를 살펴보니 전체 30개 제품 중 중국산이 10개인 33%, 국산은 절반이 넘는 17개 53%였다. 프탈레이트 검출기준을 초과한 농도도 국산 제품이 훨씬 컸다(관련 내용 :
학용품,어린이용품 30개 유해성분검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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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물질의 건강영향에 관한 연구는 높은 농도에서 짧은 시간에 일어나는 문제에 집중되어 왔다. 그러나 환경호르몬 물질은 낮은 농도에서 긴 시간 동안에 걸쳐 나타나기 때문에 문제점을 찾아내고 대책을 마련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 때문에 환경호르몬이라고 알려진 물질이 내분비계를 교란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거나 다른 원인 때문으로 밝혀지기도 한다. 이와 반대로 새롭게 사용하는 물질이 환경호르몬 추정 물질로 의심을 받기도 한다. 정부와 학계 그리고 환경단체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오마이뉴스>는 대표적인 환경보건 운동 엔지오인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함께 '환경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하다'란 타이틀로 우리 사회에서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방사능 안전, 미세먼지, 석면, 유해 식품, 시멘트 먼지 공해, 전자기파 공해, 환경호르몬, 중금속 중독 등의 문제를 공동기획해 매주 한 차례 연재합니다. 이 글에 대한 원고료는 환경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한 활동에 쓰일 예정입니다. 독자들의 성원을 바랍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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