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불산독가스 사고현장 르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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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불산독가스 사고현장 르뽀

최예용 0 14309

2일오후 언론보도에 따르면 9월27일 사고발생후 2일까지 5일동안 주민 396명이 두통 어지럼증 등의 증세를 화면 병원치료를 받았다고 구미시가 밝혔다고 한다. 구미시에는 과수 31.2헥타르 벼 60헥타르 등 농작물 91.2헥타르(912,000m*m)와 1312마리의 가축피해가 접수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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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고를 낸 휴브글로벌 구미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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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고공장에서 직선거리로 200미터 떨어진 봉산리 마을 초입 원룸촌 주거지역을 소방차와 소방대원들이 제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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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봉산리 마을 주거지역을 공무원과 주민들이 제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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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공장에서 500미터 정도 떨어진 공단내 주변의 가로수가 말라죽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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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봉산리 포도밭의 포도나무가 말라죽어 잎사귀가 다 떨어졌다. 겨우 붙어 있는 포도를 먹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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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봉산리 농장의 소들은 괜찮을까? 몇몇 소들은 거품을 물고 있고 먹이를 잘 먹지 않아 살이 빠진다고 한다.

소들은 피신을 못해 고스란이 독가스에 노출된 상태여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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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봉산리 독가스가 스쳐간 배추밭의 배추의 잎이 고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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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메론농장의 메론나무가 말라죽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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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비닐하우스 속의 고추밭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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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포도나무들이 고사하고 있는 모습>

위 사진들은 모두 9월29일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국장이 현지촬영한 것입니다. 독가스 영향을 받지 않은 농장지역은 아직 파릇파릇한 잎들이 달려 있는 상태여서 피해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제초제를 뿌린 후의 모습과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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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위에 표시된 공장의 오른쪽 지역이 르뽀에 나온 사진현장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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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불산 독가스 유출사고 현장 탐방기 - 대구환경운동연합>

독가스의 총체적 관리부실에 따른 인재, 안이한 구미시는 사죄하라!

불산 독가스 유출로 인해 초토화된 봉산리 마을

이번에 큰 피해를 입은 구미시 산동면 일대 지역은 작년엔 구미단수 사태로 일주일간 수돗물 대란 사태를 겪은 지역이기도 하다. 작년엔 4대강사업으로 주민들을 곤욕에 빠트리더니, 올해는 이 지역 주민들이 국가산업단지의 독가스로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

이번 독가스 피해는 문제의 불산이 공기보다 가벼워 확산속도가 엄청 빨랐기 때문에 피해도 광범위했다. 바람이 동쪽으로 불 때 봉산리가, 서쪽으로 바뀔 때 공단과 인근 신당리와 양포동이, 다시 바람이 동쪽으로 불 때 봉산리 넘어 산동면 임천리까지 피해를 입혔으니, 그 면적만 해도 엄청나다.  

불화수소산은 불소화합물로, 주성분인 불소는 기본적으로 독극물로 분류된다. 불소는 쥐약과 살충제의 주성분인 맹독성 물질로, 화학전에 사용되는 군사용 신경 독가스의 기본 물질이기도 하다. 이 화학물질은 세포조직을 쉽게 통과해서 흡입, 섭취, 피부접촉 등 거의 모든 노출경로에 대한 독성을 갖는다.

목으로 흡입시 비염, 기관지염, 폐부종 등을 일으킬 수 있고, 눈으로 흡입시 각막 손상으로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다. 또 이 물질은 끓여도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뼈 같은 곳에 농축되어 뼈를 녹인다. 특히 뇌신경세포의 기본기능을 저해 지능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할 정도로 맹독성 물질인 것이다.

당국의 안이한 대처로 커진 피해와 주민의 분노

그런데도 당국의 대처는 안이하기 그지없다. 사람이 죽고, 농작물이 집단 고사하는 이 자체가 팩트이고 진실인 것으로,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대도 “(독극물도)기준치 이내이므로 안전하다. 이젠 주민들은 집으로 돌아가도 좋다”고 해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당한 봉산리 주민들은 27일 사고 직후 집을 떠났다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은 28일 오전 11경 다시 마을로 돌아왔다.   

대게 기준치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많은 환경피해 현장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것이 이 기준치 이내라는 소리다. 특히 핵발전소에도 익히 봐왔지만, 방사능 기준치처럼 기준치란 것은 주민의 건강상 기준치라기보다는 대게 당국의 관리상의 기준치라고 보는 것이 맞다. 여러 가지 면에서 관리하기 편하도록 만든 것이 소위 말하는 그 ‘기준치’란 것이다.

그러나 방사능과 독가스와 같은 화학약품들은 아주 적은 양이라도 영향을 끼치고, 절대로 흡입하거나 접촉해서도 안 된다. 이것이 의학적 상식이다. 사람마다 기질이나 체질이 다 다른데 일괄적으로 그 기준치란 것을 정한다는 것도 참으로 넌센스가 아닌가.  

당국의 안이한 대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불산이란 독가스를 중화시키기 위해선 물이 아니라 석회가 필요한 것인데, 그 석회란 것도 사고 발생 시 바로 뿌리지 못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토록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하는데도 문제의 공장도, 구미시도 중화제인 석회 비축분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고가 난 지 만 22시간 후에야 비로소 석회를 뿌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까진 물을 뿌려서 그냥 씻어냈다는 것인데, 물과 반응한 불산이 연기까지 뿜으면서 사태를 더 심화시켰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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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산 함유한 물이 낙동강으로, 식수원은 과연 괜찮을까?

따라서 이것은 해당 공장과 구미시의 총체적 독극물 관리부실 사태가 부른 초대형 인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주민들을 더욱 분노케 하는 것은 “이런 독극물이 인가와 채 20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사용되고 있으면서도, 문제의 공장이 이곳에 들어올 당시 지역 주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회 한번 열지 않았고, 추후에도 안전에 대한 어떠한 조처나 안내가 없었다”는 점이다. 사실 “그동안 어떤 사고가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란 것이 주민들 공분의 또다른 이유다.     

또한 불산가스는 공기보다 가볍기 때문에 사고 공장과 불과 6킬로 떨어진 낙동강으로까지 비산했을 가능성도 높다 할 것이다. 사고 당일 바람이 동쪽으로 한번 서쪽을 한번 다시 동쪽으로 불었다고 해서 봉산리와 인근 구미시 양포동과 산동면 임천리까지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식수원인 낙동강으로 이 문제의 독가스가 유입됐을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본 당국의 대처는 황당함을 넘어 참으로 분노를 치밀게 하는 것이었다. 29일 봉산리에서는 구미시 당국이 소방차를 동원해서 마을 이곳저곳에 물청소를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마을에 가라앉은 불산을 물로 씻어내겠다는 것.

그런데 그 청소한 물이 어디로 가는지 현장 공무원도 모르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바로 인근 하천인 한천까지는 거리가 불과 1㎞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그 한천이 낙동강을 흘러가는 데 직선거리로 5㎞ 밖에 안된다. 그리고 구미시의 취수원인 해평취수장은 사고지점에서 직선거리 6㎞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그 한천으로 독극물이 그대로 방류되고 있는 셈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실이 더욱 심각한 것은 지금 가을 낚시철을 맞아 문제의 한천엔 강태공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런 사실을 꿈에도 모른 채 낚시를 하고 있을 텐데, 이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이처럼 구미산단의 ㈜휴브글로벌에서 터진 맹독성 가스 유출사고는 구미시 당국이 기대하는 바와 달리 절대로 단순하고 쉬쉬할 사건이 아니다. 이것은 상당히 위험한 사건이고, 여전히 현재진행중인 사건이다.

독가스의 총체적 관리부실에 따른 인재, 구미시는 사죄하라

그러므로 구미시 당국은 문제를 축소하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주민의 건강상의 안전을 최우선 고려해서 이곳을 특별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우선 주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켜야 할 것이다. 물론 구미산단의 인근 공장도 가동을 멈춰야 할 것이다.

농산물조사, 토양조사, 수질조사, 주민 역학조사 결과가 모두 안전한 것으로 판명날 때 비로소 주민들을 일상으로 복귀시켜도 늦지 않다. 이 시점에서 당국이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은 바로 주민들의 목숨이고, 안전이다. 그리고 추가적 조처로 가을을 맞아 한천과 낙동강 주변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에게도 이 사실을 충분히 알려 한동안 이 일대에서 낚시를 금하게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당국은 자체에 독성 화학물질들의 체계적이고도 집중적 관리를 통해, 구미산단에 도대체 어떤 독성 화학물질들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도 구미시민들에게 상세히 알려야 할 것이다. 이것은 더 이상 쉬쉬할 문제가 아닌 주민생존과 직결된 문제인 까닭이다.

그리고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당국이 책임지지 않을 때 혹은 못할 때, 주민 스스로라도 자신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이번 봉산리 사태처럼 주민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당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현장을 둘러보고 내린 우리의 주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전예방의 원칙에 입각해 지금 즉시 해당 피해지역 주민들 피신시키고, 인근 공장의 노동자들 또한 피신 조처하라!

둘째, 농산물, 토양, 수질조사와 주민 역학조사를 즉각 실시해, 이를 낱낱이 공개하라!

셋째, 독가스 안전 기준치 운운과 식수원 안전을 무시한 채 물로 현장을 씻어내는 등의 안이한 조처로 일관한 구시미 당국은 과오를 인정하고 피해지역 주민들과 구미시민들에게 사죄하라!

넷째, 이번 사고는 문제의 공장과 구미시의 독성화학물질에 대한 총체적 관리부실에 따른 인재임을 인정하고, 추후 종합적이고도 체계적인 관리계획을 세우고 이에 대해 해당지역 주민들뿐만 아니라 구미시민들에게 적극 홍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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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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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010-2802-0776, apsan@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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