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간제돌이4] 낚시꾼들에겐 찬밥이지만 '귀하신'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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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간제돌이4] 낚시꾼들에겐 찬밥이지만 '귀하신'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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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들에겐 찬밥이지만 '귀하신' 몸입니다

[바다로 간 제돌이, 그후 1년④] 여수 앞바다에서 상괭이 찾는 사람들

2014 8 4 오마이뉴스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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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래연구소가 지난 2009넌 6월 15일 통영 앞바다에서 발견한 상괭이 가족입니다. ⓒ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제공


비렁길로 유명한 여수 금오도 가는 길, 바다를 유심히 보면 고래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제주도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는 아닙니다. 쇠돌고래 과의 상괭이라 불리는 고래입니다. 녀석들은 등지느러미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때문에 물 밖으로 나오더라도 일반 돌고래처럼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낚시꾼들에게는 참 귀찮은 존재입니다. 그야말로 찬밥 신세죠. 왜냐하면 낚시터 주변에 있는 모든 물고기들을 상괭이들이 흩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낚시꾼들은 상괭이가 보이면 낚시를 포기하든지 아니면 돌멩이를 던져 멀리 쫓아버립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 녀석들 굉장히 귀하신 몸입니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른 보호종으로 분류되어 있거든요.

여수 금오도 가는 길, 귀하신 몸 상괭이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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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괭이는 유속이 빠르거나 흐름이 교차되는 곳에서 발견됩니다. ⓒ 박근호


인도에서 일본까지 아시아 전 연안에 서식하고 있는 돌고래를 수년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수환경운동연합 '고래조사팀'이 그들입니다. 여수환경연합 박근호 회원을 중심으로 뭉친 이들은 상괭이 서식지와 서식환경을 살피고 국내에서 고래관광이 실제로 가능한지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지난 28일 상괭이를 찾아 바다 헤집고 다니는 박근호씨와 한 이메일 인터뷰 내용입니다.

- 여수환경운동연합이 상괭이 실태조사를 하는 이유는 뭔가요?
"국제적멸종위기보호종인 상괭이의 서식 분포를 알고자 또 우리 지역에 얼마나 많은 상괭이가 있는지 관찰하기 위해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수 앞바다 일정 지역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면 상괭이 이동상황이나 특이점을 찾을 수 있겠죠. 이 자료를 기록으로 남기면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으리란 생각에서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 상괭이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간단한 설명 부탁합니다.
"지난 3년간 특정지역을 지속적으로 조사한 결과, 여수지역에도 많은 개체수의 상괭이가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관심을 갖지 않으면 상괭이의 존재 가치를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요. 상괭이의 활동이나 특이점 등을 듣고 난 뒤에 배를 타고 가다보면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체계적인 계획을 가지고 실태조사를 하지 못한 터라 전문적인 자료를 마련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40여회 조사를 진행했는데 조사를 나갈 때마다 거의 모든 조사에서 눈으로 직접 상괭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조사시 선박을 이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듭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지원이 없어서 여객선을 이용해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제한된 지역에서 조사를 하고 있는 점이 아쉽습니다."

3년간 여수 상괭히 조사... 고래관광이 낳을 효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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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태조사 여수환경운동연합은 국제적멸종위기보호종인 상괭이의 서식분포와 우리지역에는 얼마나 많은 상괭이가 있는지 관찰하기 위해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박근호


- 상괭이 특징에 대해 알려주세요. 여수 바다에 살고 있는 상괭이에게 특이한 점이  있나요?
"조사를 다녀본 결과, 상괭이 출몰 지점은 유속이 빠르거나 흐름이 교차되는 곳입니다. 물살이 센 곳에서 상괭이를 많이 목격했습니다. 여수 앞바다에 살고 있는 상괭이는 주로 멸치를 먹나봅니다. 멸치가 많이 나오는 곳에서 자주 목격됐으니까요. 상괭이는 포유류이기 때문에 숨을 쉬기 위해서 정수리에 숨구멍이 있습니다.

이 녀석들은 몸을 2/3 정도를 바깥으로 내밀고 3~4회 노출한 후에는 보이지 않죠. 돌고래는 몸 전체를 노출하지만 상괭이는 몸의 일부만 노출합니다. 또 2~3마리 가족 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에 눈으로 발견했다고 해도 금방 사라집니다. 때문에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합니다. 한 번 물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면 일정한 시기에 여기저기에서 장관을 이루듯 나타납니다. 마치 무리가 노는 듯한 모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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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괭이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른 보호종으로 분류된 귀하신 몸입니다. ⓒ 박근호


- 여수 지역에서 상괭이 '고래관광'이 가능할까요?
"상괭이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너무나 귀엽고 깜찍하다고 합니다. 고래 종류임을 전혀 실감하지 못하죠. 바다에서 상괭이를 만나면 많이 감탄합니다. 그렇지만 상괭이는 일반 돌고래와 달리 사람들에게 가까이 접근하지 않습니다.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행동하죠. 때문에 초보자의 경우 쉽게 발견하기가 어렵습니다.

상괭이가 자주 나타나는 곳에 지속적으로 관광선을 띄우면 상괭이도 구경하고 다도해의 뛰어난 풍경도 함께 볼 수 있으니까 관광 상품으로 개발해도 좋을 듯합니다. 여수에서 상괭이는 관광 상품으로 접근이 가능하리라고 생각됩니다. 여수시는 지난해 '상괭이실태조사 토론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토론회에서 시 공무원이 상괭이 관광을 위해 시범적으로 유람선을 운행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상괭이 보호를 위해 한 마디 한다면?
"상괭이는 멸종위기종입니다. 때문에 그 존재를 알려야합니다. 또, 상괭이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홍보해야죠. 해경이나 시에서 상괭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시민단체와 조사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상괭이 관광을 시작하면 멸종위기종도 보호하고 여수도 알리는 일석이조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도해에서 육상 관찰프로그램 개발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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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괭이는 일반 돌고래와 달리 사람들에게 가까이 접근하지 않습니다. ⓒ 박근호


주변을 살피면 안타까운 동물들이 참 많습니다. 그중에 인간에게 포획된 뒤 수족관에 갇힌 채로 평생을 살아야 하는 돌고래도 있습니다. 또, 사람들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해 고통스런 행동을 참으며 공연에 나서는 돌고래도 있죠. 그 대안으로 고래관광이 떠오르고 있긴 하지만, 이 역시 대안으로 단정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관계자는 "돌고래를 생포하여 수족관에 전시하거나 공연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돌고래관광 역시 돌고래 생태에 많은 교란을 주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습니다.

돌고래관광에 사용되는 선박으로부터의 소음, 고속으로 운항할시 발생하는 선박과의 충돌, 선박을 따르거나(참돌고래나 남방큰돌고래) 피하면서(상괭이) 소비하는 에너지 손실 등 생태 교란이 많기 때문에 호주나 하와이에서는 돌고래관광을 점차 금지하고 있다는 건데요.

그러면서 하나의 대안으로 육상 관찰 프로그램을 예로 들었습니다. 그는 "선박을 이용한 돌고래관광도 수족관의 돌고래 못지 않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리나라 남해안의 다도해 섬에는 전망좋은 장소가 많기 때문에 육상에서 상괭이를 관찰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자연을 거스르는 것은 '이상행동'입니다.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동물은 보기에도 좋습니다. 자연과 더불어 잘 살아가기 위한, 인간의 세심한 주의가 더 필요해보입니다.

상괭이는 어떤 고래?

상괭이(Finless porpoise)는 몸집이 가장 작은 고래류 가운데 하나이며 등지느러미가 없다. 일반적으로 돌고래 종류의 하나로 언급되지만, 고래(whale)나 돌고래(dolphin)와 별도로 포포이스(porpoise)라는 이름으로 구분한다.

포포이스는 앞으로 길게 나온 주둥이가 없고 둥근 앞머리 부분이 입과 직각을 이루는 특징으로 돌고래와 구분된다.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서태평양과 인도양 연안에 서식한다. 1~2마리가 같이 다니며 아주 얕은 조수와 강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 크기는 1.2m~1.9m이며 무게는 30kg~45kg이다.

동식물국제거래금지협약(CITES)에 등록된 보호종이다. 한국의 남서해안에 많이 서식하지만 보호받지 못하고 혼획(그물에 우연히 걸려 잡히는 것)되어 일반 돌고래로 둔갑, 울산 등의 고래고기 판매시장에서 거래되기도 한다. 유통되는 상괭이 고래고기에서 기준치를 열배 이상 상회하는 높은 농도의 수은이 검출된 바 있다.

서해 지역에서는 어부들 사이에서 물돼지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2011년 12월 통영앞바다에서 혼획된 2마리의 상괭이 누리와 마루가 국립고래연구소와 부산아쿠아리움(2014년 씨라이프부산아쿠아리움으로 사명 변경)에 의해 구조된 뒤 제돌이 방사 직후인 2013년 7월 23일 위치추적기가 몸에 부착된 채로 바다로 방사된 바 있다. 

- 최예용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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