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연중 불청객' 미세먼지, 근본 대책 필요하다

초미세먼지(PM2.5)대기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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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PM2.5)대기오염

[사설] '연중 불청객' 미세먼지, 근본 대책 필요하다

최예용 0 4158

[사설] '연중 불청객' 미세먼지, 근본 대책 필요하다

 

한겨레 2016 4 2


바깥나들이나 출근, 등교 때 날씨 못지않게 미세먼지 농도에 신경 쓰는 세태가 됐다. 서울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기록한 날이 3월 들어 8일이었고, 그에 근접한 날까지 합치면 한 달의 절반을 고농도의 미세먼지를 마시며 산 셈이다.

지난해 10월21일 첫 가을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이래 겨울부터는 날씨가 따뜻하고 대기가 정체되기만 하면 약속이나 한 듯 미세먼지 오염사태가 벌어진다. 4월 들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황사와 맞물리면 미세먼지로 인한 고통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공기 1㎥당 2012년 41㎍(마이크로그램, 1㎍은 100만분의 1g)에서 2013년 45㎍, 지난해 46㎍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수도권 도시들은 서울보다 훨씬 오염도가 높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 기준이 20㎍인 것에 비추어 우리 도시들의 오염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미세먼지 오염을 악화시킨 데는 ‘중국발 스모그’가 크게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내 미세먼지 오염 가운데 중국발 미세먼지의 비중이 30~50% 정도 될 것으로 본다. 스모그가 직접 영향을 주는 날을 빼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오염이 지배적이라는 얘기다.

 

정부가 3월24일 발표한 ‘2016년 미세먼지 전망 및 대응 방안’을 보면, 미세먼지의 3대 배출원으로 자동차와 다량배출 사업장, 그리고 생활 속의 건설공사장, 직화구이 음식점, 노천 소각 등을 꼽았다. 특히 수도권 미세먼지의 주범은 경유차 등 자동차로 전체의 43%를 차지한다.

정부는 미세먼지 고농도 사태가 24시간 이상 지속되면 차량 부제를 실시하고 사업장의 조업을 단축하는 등의 비상대책을 하반기부터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선진국 대도시에서도 시행하는 제도지만,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동시에 24시간 이상 주의보 수준으로 유지되어야만 발령하도록 해 실효성이 의심스럽다. 아직 그런 조건에 해당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하니, 오염이 더 심해져야만 움직이겠다는 말이다.

 

중국발 미세먼지는 적어도 2030년 이전에는 많이 줄어들 가능성이 없다. 결국 우리라도 먼저 낡은 경유차의 대도시 출입을 규제하고 친환경차 보급을 늘리는 등의 근본 대책을 마련하는 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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