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건강해야16-석면공해⑤]석면흙 재활용,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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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 건강해야16-석면공해⑤]석면흙 재활용,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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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흙 재활용,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몰라

[환경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하다 16-석면공해⑤] 재활용골재의 석면 문제
오마이뉴스 2014년 7월23일자,
 
환경보건시민센터 임흥규
<오마이뉴스>는 대표적인 환경보건 운동 엔지오인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함께 '환경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하다'란 타이틀로 우리 사회에서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방사능 안전, 미세먼지, 석면, 유해 식품, 시멘트 먼지 공해, 전자기파 공해, 환경호르몬, 중금속 중독 등의 문제를 공동기획해 매주 한 차례 연재합니다. 이 글에 대한 원고료는 환경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한 활동에 쓰일 예정입니다. 독자들의 성원을 바랍니다. [편집자말]
[기사 수정 : 24일 오후 4시 11분]

한국은 석면 사용 금지 국가다. 2009년 모든 석면제품에 대해 수입·제조·유통·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신규 사용은 금지되었지만, 금지 이전에 사용한 석면은 아직도 우리 주변 곳곳에 있다. 석면의 생애주기는 채광·제조·사용·폐기 과정의 순을 거친다. 현재 우리나라는 사용에서 폐기 단계로 넘어가는 중이다. 석면 사용량과 폐기량에는 큰 차이가 있다. 여러 가지 원인 중 가장 의심 가는 곳이 건설폐기물의 재활용 처리 문제다.

석면 원료 총 122만톤 수입, 석면 제품 수입 2000년대 급증

국내에서는 1940년대부터 1990년까지 총 14만5천톤의 석면을 채광했다. 석면 원료는 1976년부터 2008년까지 총 122만9206톤을 수입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증가하다가 위해성이 알려지면서 점차 감소하였다. 건축자재 등 석면 함유 제품 수입량은 1995년 7932톤에서 2006년 5만1730톤으로 6.5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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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입 석면의 80%가 건축 자재로 사용될 경우 및 석면 함유율이 10%일 경우 석면폐기량 및 예측량. 2004년 환경부의 예측량 참고. 
ⓒ 환경보건시민센터

우리나라는 석면이 1% 이상 함유된 폐기물, 즉 '폐석면'을 지정폐기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폐석면 양은 2007년부터 집계하기 시작했다. 2009년 12만톤으로 상당한 양의 석면폐기물이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폐석면이 최근 급격히 증가한 이유 가운데 대표적인 것으로 2000년대 후반 시작한 대형 재개발 사업인 뉴타운 공사를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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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석면 생산량, 석면원료 수입량, 석면함유제품 수입량 
ⓒ 환경보건시민센터
위 그래프에서 보듯이 2004년 보고한 폐석면 예측량에 비해 실제 처리한 폐기량은 턱없이 낮다. 예측량과 폐기량의 큰 차이가 나는 데는 여러 원인이 있다. 예측량 오류, 폐석면 발생량 누락, 불법 매립 등이다. 그 중에서 가장 유력한 원인이 건설폐기물 재활용이다. 

폐석면, 건설폐기물 재활용한 순환골재에 들어가

정부는 건설공사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적정처리하고 재활용하기 위해 '건설폐기물의재활용촉진에관한법률'을 2005년부터 시행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는 건설공사에 '순환골재 재활용제품'을 의무적으로 사용토록 하는 것이다.

건설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법률이다. 그러나 건설폐기물의 재활용 원료에 폐석면이 유입되면 문제는 달라진다. 폐석면과 같은 지정폐기물은 엄격히 규제한다는 전제 하에 건설폐기물을 재활용하고 있지만, 재활용 원료에 폐석면 유입이 적발되더라도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2012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조사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도 두 곳의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장'에서 폐석면이 재활용 순환골재의 원료로 유입됐음을 확인했다. 서울 서초구 우면산 등산로 자락에 있는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장'에서 수거한 폐기물에서 백석면이 검출된 것.

또 경기도 고양시 삼일공단 내에 있는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장'에서도 석면이 함유된 건축자재가 확인됐다. 이로 인해 석면 노출을 우려한 인근 초등학교가 그해 새학기 첫날부터 2주간 등교를 거부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서울시는 이 사건을 계기로 '건축폐기물 처리사업장' 24곳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였다. 24곳 중 22곳(91.7%)의 폐건축자재에서 석면이 검출되었다. 대다수 건설폐기물 처리장에서 재활용 원료와 폐석면이 섞여 유입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문제는 단순히 폐석면이 유입된 것에 그치지 않고 불특정 다수가 2·3차 석면노출 피해를 입는다는 점이다.

재활용 순환골재 생산은 건설폐기물 덩어리를 파쇄기에 넣어 일정한 크기로 부숴 이루어진다. 유입된 폐석면을 파쇄하면서 작업자들이 2차 석면노출 피해를 입는다. 생산된 순환골재는 도로공사와 건설공사에 사용되고, 주차장과 농로 등을 덮는데 팔려 3차 석면노출 피해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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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실야구장의 석면 함유 흙을 석면제거업체 인력들이 보호장비를 갖추고 철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 환경보건시민센터
 
수원역 뒤편에 있는 KCC 수원 공장은 지난 1969년부터 2004년까지 35년 동안 약 100만 톤 규모의 석면시멘트 제품을 생산해 온 국내 최대의 석면공장이다. 공터로 있던 부지에 현재 백화점과 주상복합건물을 건설 중이다.

2012년 3월 KCC측이 수원시에 지정폐기물 처리계획서를 제출하고 터 파기 공사를 하던 중 땅에 묻혀 있던 5만톤 이상의 석면폐기물이 발견됐다. 석면 처리를 위해 흰색 돔을 만들어 그 안에서 석면과 토양을 선별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선별된 토양 중 석면 함량이 1% 이상인 폐석면은 지정폐기물 매립장으로 보내고 1% 미만인 폐석면은 건설폐기물 순환골재 원료로 처리했다. 이 때문에 건축자재에 석면 함량이 1% 미만인 폐석면이 다량 혼합된 채 반출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필자가 추적 조사한 결과, 폐석면은 인근 논과 화성시에 위치한 건설폐기물 처리장으로 반출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수원환경운동연합은 2012년 5월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KCC 수원 공장이 불법과 탈법으로 폐석면을 처리했다'는 내용이 담긴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후 수원시와 화성시 관계자가 진상조사를 벌였지만, KCC와 건설폐기물 처리장 측이 이를 부인하면서 부실 처리 논란으로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2011년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일부 학교 운동장과 전국 주요 야구장에 석면 함유 흙이 깔렸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해 큰 파문이 일었다. 잠실야구장에서 채집한 시료는 20여개, 여기서 검출된 농도는 최고 0.25%였다.

알립니다.
잠실야구장 석면 흙이 일반 사업장 폐기물로 분류돼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장으로 갔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잠실야구장 체육시설관리과에서 알려와 고칩니다. 이 석면 흙은 정식 절차를 거쳐 지정폐기물 매립장에 매립되었습니다.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정부는 부랴부랴 이 흙을 제거하는 지침을 마련했다. 학교운동장은 즉시 출입을 통제했고, 운동장 전체를 비닐 천막으로 덮은 후 석면 전문 철거업체가 보호장비를 갖추고 제거했다.

환경단체들은 프로야구 경기 중단 후 석면을 걷어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더불어 석면이 검출되지 않은 야구장에서 경기를 치를 것을 요구했지만, KBO와 구단들이 일정을 이유로 즉각 응하지 않았다. 결국 잔여 경기를 치른 후에야 석면흙을 걷어내는 일이 이뤄졌다.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는 석면 폐기물, 안전 처리 절실

석면 수입량 대비 석면폐기물 예측량은 매년 약 60만톤이다. 2009년의 경우 실제 처리된 폐기물량은 12만톤으로 약 40만톤 이상 적법하지 않게 처리된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장에 유입된 석면폐기물은 순환골재를 생산하기 위한 파쇄·분쇄 과정에서 석면 비산에 노출된다. 또한 석면을 함유한 순환골재가 재활용되는 경우 2·3차 석면 노출을 막을 수 없다.

학교운동장, 골프장 등에서 확인된 석면 함유 흙은 떠들썩하게 홍보하면서 제거를했다. 그러나, 순환골재로 재활용된 폐석면은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알 수가 없어 불특정 다수의 석면 노출이 우려된다. 석면 노출은 '채광<제조<사용<폐기' 흐름 순으로 건강 피해에 영향을 준다. 한국은 이미 석면사용금지 국가이다. 폐기 단계에서 재활용 골재로 인한 석면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폐석면 처리에 대한 관리와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환경보건시민센터 석면팀장입니다.

 

기사 제목을잠실구장 석면흙이 향한 곳, 충격이네에서 석면흙 재활용,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몰라로 정정했습니다. 잠실야구장 관계자가 제거된 석면흙은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장으로 보내지 않고 매립장으로 보내 매립했다고 정정요청이 있었습니다. 사실 확인결과 매립장에서 처리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실수를 인정합니다.

 

이유를 설명합니다.

2011 10월 잠실야구장의 석면흙을 제거 계획에 최종처리는 보령에 위치한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장으로 보낼 예정이었습니다. 당시 현장에서 석면흙이 재활용 순활골재로 사용되면 안 된다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서울시와 잠실야구장 측은 환경부의 사문석 파쇄토 제거 및 처리 가이드라인지침대로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장으로 보낸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여기까지만 알고 기사를 작성했으나 후에 최종처리장이 변경된 것을 확인하지 못한 실수를 했습니다. 

 

최종처리장이 변경된 것을 확인해보니, 언론을 통해 석면흙 처리를 알게 된 보령주민들이 서울에서 검출된 석면흙을 아무 상관 없는 보령으로 가져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강하게 반발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잠실야구장 야구장 측이 화성에 위치한 ‘KC환경개발로 보낸 것을 확인했습니다. 야구장측이 지정폐기물 매립장에서 매립했다고 하지만, KC환경개발은 지정폐기물외의 폐기물 매립시설을 갖춘 업체입니다.

 

폐석면 재활용 문제를 지적하고자 한 취지가 잘 전달되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모든 야구장과 운동장의 석면흙이 재활용 순환골재로 쓰인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잠실야구장은 폐기물을 매립했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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