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옥시 보고서' 서울대 교수 무죄…누가 범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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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옥시 보고서' 서울대 교수 무죄…누가 범인인가

최예용 0 4121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옥시 보고서' 서울대 교수 무죄…누가 범인인가

 

SBS 뉴스 2017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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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입니다. 지난주 후반에 몇백 명이 숨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중요한 피고인 한 명이 무죄를 받고 풀려났습니다. 

6년 전에 정부가 처음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사람들이 죽고 있다고 발표했을 때, 문제의 옥시 쪽에서 "뭔소리냐, 우리 제품은 안전하다."고 증거로 냈던 보고서가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유명한 서울대 교수에게 돈을 주고 맡겨서 만든 거였는데, 생쥐 실험 이런 걸 해봤더니 가습기 살균제가 사람한테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옥시가 이 보고서를 수사하던 검찰에, 그리고 재판이 걸린 법원에 냈고, 검사 판사도 과학자가 아니니까, "아 서울대에 이런 유명한 교수가 이렇게 얘기를 했어? 그럼 이게 맞는 것 아닌가?" 이렇게 볼 수밖에 없었던 거죠. 

 

이러면서 시간을 5년을 더 끕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더 늘고, 처리는 늦어졌는데, 모든 사실이 밝혀진 이후에 검찰이 작년에 이 서울대 교수를 구속을 시켜서 재판에 넘겼습니다. 

돈 받고 보고서를 가짜로 썼다는 거였는데, 작년에 1심에서는 돈 받고 연구윤리를 어겼다고 해서 판사가 징역 2년, 유죄를 선고를 했었습니다. 

런데 지난주 금요일에 2심이 열렸는데, 여기서 2심 판사는 무죄를 내렸습니다. 그래서 바로 풀려났는데, 2심은 판사는 교수가 조작을 안 했다고 봤습니다. 

당시 교수가 올린 보고서에 옥시에 불리한 내용도 들어있었고, 추가로 실험을 해서 위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그러니까 옥시에 유리하기만 한 보고서가 아니었다고 주장을 판사가 받아들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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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굉장히 이상하죠. 그럼 그때 검사들, 판사들이 이 교수 이름으로 봤다는 보고서, 옥시 제품에 문제가 없다던 보고서는 어떻게 된 거냐, 교수가 조작을 안 했다면 그럼 누군가는 조작을 했다는 이야기잖아요. 

그 점에선 이 교수는 자기는 보고서를 제대로 썼는데 옥시하고, 옥시 변호사인 로펌 김앤장이 유리한 부분만 빼서 보고서를 짜깁기해서 돌린 거다. 이렇게 주장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당시에 변호인 얘기를 들어보시죠.

[김종민/조 모 교수 변호인 : 옥시는 모든 사항을 다 알고 있었습니다. 중간발표하고 최종 발표 때 김앤장 변호사도 참석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교수도 그렇다고 한다면 5년 동안 입 다물고 있을 게 아니라 그 전에 얘기를 했었어야죠. 

 

어쨌든 결국 그러면 저 교수와 옥시와 김앤장 셋 중의 하나는 범인입니다. 그런데 교수만 재판에 넘겨졌고, 교수가 무죄를 받으면서 조작된 보고서는 있는데, 이걸 누가 조작한 건지 피해자들과 정부와 사람들을 속인 사람이 누군지 아직 못 밝혀낸 셈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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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을 왜 이렇게 길게 말씀드리냐면, 이런 일이 가습기 살균제뿐이겠냐는 걱정을 많은 분들이 하실 거라서 그렇습니다. 우리가 생활에서 화학물질이 굉장히 많이 쓰고 그런 제품마다 어디 연구팀 연구 결과 '아기한테도 무해합니다.', '막 쓰셔도 됩니다.', '박테리아 다 잡아줍니다.' 별별 홍보를 다 하는데, 이렇게 회사들 돈 받아서 연구한 결과를 믿을 수 있느냐, 사람들이 이런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거죠. 

 

가습기 살균제같이 큰 사고가 생겨도 잘잘못을 이렇게 가려내지 못하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역시나 또 매번 저러는 거 내 몸 내가 지켜야지, 믿을 회사가 없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될 겁니다. 더 나아가서는 물건을 사려고 집었다가도 소비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점에서, 아주 나쁜 뉴스가 아닐 수가 없습니다. 정말 이 교수가 무죄라면, 유죄인 사람은 누군지, 누가 조작을 했는지 제대로 밝혀내야 될 책임이 검찰에 아직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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