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 넘게 죽었는데, 시장점유 1위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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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 넘게 죽었는데, 시장점유 1위 기업?"

최예용 0 5520

"100명 넘게 죽었는데, 시장점유 1위 기업?"

  • 2015-04-24 06:00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 제대로 된 보상 못 받아.

- 2011년,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유해하다고 판단했으나.
- 부처간 폭탄돌리기 하다가 이제야 2차 조사결과 발표.
- 등급 낮으면 피해자 아니라고 이야기하기도.
- 정부 조사 발표 늦어지다 보니 관련 소송도 유야무야.
- 가해기업과 정부, 피해자들에게 진정어린 사과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4월 23일 (목)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백승목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임 대변인)

◇ 정관용> 지난 2011년 세상에 알려진 가습기 살균제 사건 여러분 기억하시죠? 환경부가 오늘 2차 피해조사 결과 또 피해자 지원대책을 발표했는데 피해자 모임에서는 판정 기준 등이 아직도 문제가 있다, 이런 지적을 하고 나섰네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임의 백승목 대연인 연결해서 말씀 듣습니다. 백 대변인 나와 계시죠?

◆ 백승목>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대변인께서도 아이를 잃으셨다고요?

◆ 백승목> 네, 세 살 큰아이를 하늘나라로 먼저 보냈고요. 지금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 모임에서 대변인 맡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게 벌써 언제 적 일입니까?

◆ 백승목> 2006년 4월의 일이고요. 마침 딱 지난주가 저희 큰아이 기일이었네요.

◇ 정관용> 그런데 모르고 계셨다가 이게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라는 걸 나중에 알게 되신 거죠?

◆ 백승목> 그렇죠. 그때는 아예 원인 모를 불명의 폐질환이었고요. 나중에 알게 됐습니다.

◇ 정관용> 그 살균제 때문이라는 게 처음 알려진 것도 2011년이니까 벌써 4년 전 아닙니까?

◆ 백승목>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어떻게 해서 오늘에서야 2차 조사결과가 나오는 겁니까? 그 과정을 간략하게만 소개해 주세요.

백승목> 간략히 설명하기가 쉽지 않은 문제인데요. 가장 상식적인 문제를 상식적으로 풀지 못한 데서 왔습니다. 이를 테면 정부에서 2011년 8월 31일에 가습기 살균제가 유해하다고 판단을 내렸는데 그 이후로부터 수많은 피해자들이 피해신고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가해기업은 끝까지 모르쇠로 일관했고요. 정부에서는 환경부로 또 보건복지부로 이렇게 부처 간 폭탄돌리기를 하고 한 2년여를 끌어오다가 국회에서 이제 결의안을 채택하고 여야 할 것 없이 93%로 결의안을 채택을 하고 특별법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니까 그제야, 2013년에서부터야 정부에서 환경부를 소관부처로 해서 1차 조사 그리고 오늘의 2차 조사결과까지 나오게 된 것입니다.

◇ 정관용> 그래서 이제 살균제 때문으로 보인다라고 신고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정말 살균제 때문인지 아닌지를 조사한 게 1, 2차 조사결과로 나온 거죠?

백승목> 그렇죠.

◇ 정관용> 그래서 1차 조사 때는 몇 명이 인정됐고 지금 이번에 2차 결과는 어떤 결과가 나왔습니까?

◆ 백승목> 1차 조사 때는 2014년 3월까지 신청한 361명의 사례에 대해서 작년 3월에 발표가 됐고요. 거의 확실, 가능성 높음, 가능성 낮음, 가능성 거의 없음, 판정 불가 이렇게 5단계로 판정을 했는데요. 그중에서 거의 확실과 가능성 높음 즉 피해자로 인정받은 단계의 사람이 약 한 50%, 퍼센티지가 그렇게 되고요. 가능성 낮음과 가능성 거의 없음이 한 반절 정도, 1차 때는 그런 판정이 나왔고요. 오늘 2차 판정에는 오히려 그 숫자가 더 줄어서 거의 확실, 가능성 없음은 약 한 28% 정도, 그리고 70%가 넘게 가능성이 낮음, 가능성 거의 없음 이렇게 결과치가 나왔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이 모임에서는 이런 판정 기준에 좀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하고 계시죠, 어떤 문제가 있습니까?

백승목> 그렇죠. 이게 지금 몇 %가 나왔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요. 이를 테면 이 문제에 대해 많은 문제점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몇 가지만 말씀을 드리면 피해자가 폐 이외의 질환을 앓고 있을 때에는 고려대상이 전혀 되지 않았고요. 또 한 가지는 기왕증이라고 이를 테면 다른 병으로 병을 앓고 있는데 가습기 살균제가 문제가 돼서 그 병을 더욱 악화시키거나 직접적인 영향을 충분히 끼쳤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분들을 가능성 낮음으로 판단해서 사망자 무려 9명이 기존에 가능성 낮음으로 판정이 되어 있던 걸 이번에 재심에서도 또 낮은 가능성 낮음으로 판정이 되었다는 문제가 있고요. 또 태아 사례 같은 경우는 인정이 안 된다고 해서 아예 조사조차 하지 않은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모든 것에 대한 가장 큰 문제는 아까 말씀드린 그 5등급 중에서 가능성 확실과 가능성 높음 그리고 가능성 낮음과 가능성 거의 없음이, 그 낮음과 거의 없다는 게 실제로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데요. 예를 들어서 비커에 하얀 물이 있는데 잉크가 많이 들어갔든 조금 들어갔든 분명히 흐려진 것은 분명히 맞는데 정부에서는 그냥 가능성이 낮으니까 당신은 피해자가 아니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인 거죠.

◇ 정관용> 그런데 1차 조사결과 나왔을 때도 그렇고 지속적으로 이런 피해자 모임에서는 이런 기준의 문제점을 제기해오셨지 않겠습니까?

◆ 백승목> 네.

◇ 정관용> 거기에 대해서는 정부는 어떤 답변을 해왔습니까?

백승목> 이게 1차 때 서울대병원, 2차 때 아산병원에서 전문임상교수님 팀을 만들어서 그것을 기준을 정하는 것은 보건위원회에서 이러한 기준을 정했으니 어쩔 수 없다는 그 공무원 특위의 환경부에서는 답변만 하고 있고요. 모든 문제가 그렇지만 이게 억울한 피해자가 있어서는 안 되지 않겠습니까? 내 아이와 내 삶, 내 가족이 죽었는데 혹은 중병으로 산소 호흡기를 끼고 있는데 가습기 살균기 때문에 이루어진 일인데, 판정카테고리 등급이 이상해서 거기에 탈락이 된다는 것은 굉장히 가슴 아픈 일이겠죠.

◇ 정관용> 지금 어쨌든 1, 2차를 합해서 정부에서는 이거는 분명히 살균제 피해인 것 같다고 하는 게 대략 합해서 지금 한 400, 500건 이 정도죠?

백승목> 네, 그렇죠. 그리고 올해 12월 말까지 신규 조사기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곧 TV 광고도 하게 되면 이제 이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정관용> 현재까지는 TV광고 같은 것 없이 그냥 개별접수 받은 것만 한 것입니까?

백승목> 네,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피해자 모임에 접수되어 있는 사례로는 모두 몇 건 정도 됩니까?

백승목> 지금 현재 650건 정도가 접수가 되어 있고요. 앞으로도 계속 접수는 진행이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이렇게 해서 인정을 받게 되면 어떤 지원책들이 있나요?

백승목> 지원이라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좀 어폐가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일단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정부에서 부처 간 폭탄돌리기를 하다가 2013년부터 시작해서 이것을 조사하고 있고 그중에 1, 2등급 즉 가능성 높음, 확실을 받은 피해자들에 한해서 정부가 그리고 또 전부 돈을 주는 게 아니고요. 돈을 먼저 주고 기업에다가 구상권을 청구해서 살아 있는 환자들을 병원비라도 먼저 쓰라고 지원을 해 주는 경우거든요. 저희 피해자들은 정부로부터 어떠한 지원, 가해기업으로부터 어떤 지원, 지원이라는 말 자체도 잘못돼 있고요. 피해보상에 관한 것도 전혀 받지를 못한 상태이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진정 어린 사과를 받지 못했죠. 가해기업은 지금도 잘못한 게 없다고 하고 있고요, 정부에서도 정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 어쨌든 정부가 내놓은 방안은 병원비, 치료비 지원... 그 정부 논리로 지원 그겁니까?

백승목> 네, 그것도 아주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순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 정관용> 그러면 돌아가신 분들에 대해서는 어떻습니까?

백승목> 돌아가신 사망피해자 같은 경우는 그 사망할 때까지의 병원비 그다음에 장제비 200몇 만원 이것만 환경보건법에 의거해서 순차적으로 지급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 정관용> 그래요. 그러면 앞으로 어떤 대책들을 요구하고 계신 겁니까?

백승목> 말씀드렸습니다만 제일 중요한 것은 가해기업과 정부의 진정 어린 사과입니다. 그리고 실질적인 보상이죠. 이게 얼마 전에 모 시민단체에서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하는 투표를 온라인으로 했습니다. 5개 기업이 선정됐는데 세월호 참사, 청해진 해운이 1위고요. 가습기 살균제 제조회사 옥시레킷벤키저가 2위입니다. 청취자분들 주방이나 욕실 한번 보십시오. 옥시 제품 하나 없는 집이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지금 마켓에서 1위인 회사거든요. 그런데 그 기업들이 대한민국 자녀, 산모, 가족 100명이 넘게 죽고 피해자가 600명이 넘는 그 사건의 주범입니다.
 
그럼에도 정부 발표도 부정하면서 지금 기업활동을 하고 있거든요. 저희 피해자 모임에서는 진정 어린 사과를 먼저 원하고요. 그리고 불매운동은 물론 영국 현지본사에서 항의시위도 예정되어 있고요. 차제에 옥시뿐만 아니라 가해기업을 상대로 일괄적으로 협상을 하자는 움직임도 가지고 있습니다.

◇ 정관용> 혹시 그 기업 상대로 한 소송은 진행중이지 않은가요?

◆ 백승목> 지금 이제 민사소송이 피해자 개별적으로 진행되고 있고요. 일부에서는 법원에서는 조정·화해 판결이 내려지고 있고요. 일부에서는 심리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 재판도 정부 발표가 늦어짐에 따라서 계속 몇 년간 유야무야 되고 있었죠.

◇ 정관용> 그렇군요. 그러니까 조정·화해 결정 말고 적절한 어떤 법원의 판단으로 판결이 내려진 사례는 아직 없습니까?

◆ 백승목> 네, 아직 없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소송 사례 중에서 진행 속도가 굉장히 느린 편이고요, 지금부터 이제 소송이 계속...

◇ 정관용> 알겠습니다. 정부도 조치도 늦어졌으니까 법원도 자꾸 정부 눈치를 봐 왔다, 이런 말씀이시고요.

◆ 백승목> 네.
 
◇ 정관용> 진정한 사과 그리고 분명한 보상 요구하시는 말씀까지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백승목> 네.

◇ 정관용>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임의 백승목 대변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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