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스프레이, 가습기살균제 교훈 잊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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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스프레이, 가습기살균제 교훈 잊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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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레이 괴담' 얼굴에 뿌리는 미스트, 알고보니…

[함께 사는 길] 위험한 스프레이, 가습기살균제 교훈 잊었나

프레시안 2014.10.24

박은수 <함께 사는 길> 기자

 

가습기살균제는 물속에 녹아있던 화학물질이 물과 함께 미세한 입자로 분무되어 우리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가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다.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하다 목숨을 잃은 피해자는 환경보건시민센터에 신고된 수만 144명이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로 우리가 사용하는 생활화학용품이 우리를 죽일 수도 있다는 것과, 같은 물질이라도 노출 경로에 따라 그 피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참혹한 교훈을 얻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가 발생한 지 3년, 우리 생활 속 화학용품들은 안전할까. 

 

위험한 스프레이 제품들 
 
지난 9월 3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시중에 판매 중인 스프레이 제품 100개를 대상으로 위험도를 평가한 결과, 절반 이상의 제품에서 '위험도'가 높게 나타났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 서울동북생협과 함께 스프레이식 화장품 21개, 살충제 13개, 방향제 8개, 주방 및 욕실용 23개, 섬유 및 신발용 12개 등 시중에 판매 중인 거의 모든 스프레이식 제품을 수거해 제품의 주요 사용자, 인체 직접 노출 부위, 실내외 사용 등 이용패턴과 제품에 표시된 성분을 평가해 최상 위험도, 상급, 중급, 하급으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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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위험도가 최상급으로 분류된 제품은 살충제 전 제품을 포함해 31개나 됐다. 화장품은 7개 제품이 최상 위험도로 분류되었는데 최상 위험도 외에도 13개 제품이 위험도 상으로 분류돼 조사 대상 21개 중 20개가 위험한 것으로 분류되었다. 그중 스프레이식 자외선 차단제는 미국 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 식품의약품국)에서도 제품 성분이 호흡기로 들어가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을 우려하여 어린이에게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또 최근 미스트라 불리며 수분공급을 위해 얼굴에 직접 뿌리는 스프레이 제품도 최상급과 상급 위험도로 분류되었다. 화장품은 제품 변질을 막기 위해 살균이나 보존 성분이 들어간 제품이 적지 않아 이들 물질에 대한 피부자극이나 섭취할 때를 대비한 유해성 테스트를 실시한다. 하지만 스프레이에 의해 흡입되는 흡입독성 데이터는 거의 전무한 편이다.   


최상급 위험도로 분류된 제품에는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한 회사의 항균 스프레이 제품도 포함되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들 제품이 흡입독성과 같은 안전점검을 거친 것이 아니라면 가습기살균제와 유사한 흡입독성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스프레이 제품을 사용하다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2012년 30대 남성이 집안에서 등산복, 등산화, 등산모 등에 스프레이식 섬유발수코팅제를 사용한 지 2시간 만에 심한 구토와 호흡곤란을 일으켜 병원에 입원했다. 진단명은 간질성 폐렴으로 입원 당시 남성은 산소 호흡기를 달 정도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이미 유럽, 미국, 캐나다, 일본 등에서는 수많은 급성 호흡기 독성이 가죽, 섬유 방수 스프레이를 사용한 후 발생했으며 호흡곤란, 가슴통증, 두통, 열 등 급성호흡기 증상을 보이거나 폐기종, 폐염증, 폐포 산소 섭취량 감소 등을 보이는 사례들이 보고됐다. 하지만 피해자가 사용한 방수제에는 제품의 안전관리에 대한 표시는 있지만 건강에 대한 위험이나 그에 따른 주의 사항은 없었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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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길


안전시험 후 판매하도록 해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가습기살균제 참사로 얻은 사회적 교훈 중 하나는 피부독성, 음용독성 테스트를 통과한 성분이라도 호흡기를 통해 노출될 수 있는 제품은 흡입독성 안전테스트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흡입독성연구센터에 확인 결과 생활용품 중에서 흡입독성평가를 한 제품은 없다.”고 말했다. 흡입독성연구센터는 안전성평가연구소 산하로 국내에서 의약품이나 생활용품의 안전성평가가 가능한 유일한 국가출연기관이다. 


스프레이 제품들은 미세한 입자가 분무되는 형식이라 가습기살균제처럼 이들의 화학성분이 호흡기를 통해 우리 몸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시중에 판매 중인 스프레이식 제품들은 아무런 위해성 평가 없이 유통되고 있으며 제2의 가습기살균제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정부가 판매 중인 모든 스프레이식 제품에 대한 위해성 평가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스프레이 제품들의 전 성분에 대한 정보를 확보해 정밀하게 평가하고 결과에 따라 판매중단 및 리콜 등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근본적으로 스프레이 제품은 흡입독성 문제를 발생할 우려가 크다"며 "가습기살균제처럼 스프레이 제품도 의약외품으로 지정해 사전에 흡입독성 안전시험을 거친 후 판매하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을 제안했다. 


소비자들도 KS마크나 기업들의 안전성 표기만 믿지 말고 스프레이의 특성을 인지하고 사용할 것을 권한다. 특히 실내에서 사용을 피하고 얼굴 등에 뿌리는 것은 피해야 할 것이다.


* 스프레이 생활제품 건강피해 신고해주세요.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스프레이 제품을 사용하다 건강피해를 본 시민들의 신고를 받고 있습니다. 전화 02-741-2700 또는 홈페이지 eco-health.org 환경보건민원접수란을 이용하면 됩니다. 

 


* 월간 <함께 사는 길>은 '지구를 살리는 사람들의 잡지'라는 모토로 1993년 창간했습니다. 사회적 약자와 생태적 약자를 위한 보도, 지구적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한 보도라는 보도중점을 가진 월간 환경잡지입니다.(☞ <함께 사는 길>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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