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차 국회1인시위 나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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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차 국회1인시위 나민국

임흥규 0 4135

<2013 11 18일 월요일> 나민국 피해자가족모임 아들을 잃은 아빠 국회 앞

 

안녕하세요. 유찬아빠입니다.

어제 월요일 하루 휴가를 내고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언젠가 한 번쯤은 1인시위에 참여해야 하겠다는 생각이었지만,

대전에 거주한다는 핑계아닌 핑계로, 계속해서 참여를 미루어 왔던게 사실입니다.

사실... 월요일에 서울에 가겠다고 마음먹어 놓고도...일요일까지 망설였습니다.

날씨가 갑자기 더 추워진다는데....

1인시위 판넬은 어떻게 전달받는지...

무엇을 준비해가야 하는지...

가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동안 그다지 크게 관심 갖지 못했던 부분들까지...

한꺼번에 생각하려니... 막막하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그래서 머릿속으로는 '내일 서울 가서 1인시위하고 와야지...' 하면서도...

마음 속으로는 계속 망설임이 반복되었습니다.

 

일요일 저녁 9시가 넘어서야 월요일 아침 9시경에 출발하는 서울행 버스를 예약하고...

운영위원분들께 카톡으로 어찌해야 하는지 (머릿속으로는 대략 알고 있었지만...) 여쭙고...

간단한 통화로 절차와 방법을 확인한 후에야 조금은 마음이 놓이더군요.

앞서 참여하신 분들도 같은 마음이었을 거라 생각하니, 뒤늦게 참여하는 입장에서 조금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구요.

 

그렇게 마음을 준비하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설레임인지 긴장감인지 모르는 마음에 잠을 설쳤습니다.

새벽 5시에 문득 잠에서 깨었습니다. 평상시엔 완전 꿈나라에 있을 시간인데....

문득 6년전 하늘나라에 먼저 보낸 아이가 생각나더군요...

그 날... 아이를 하늘나라에 보낸 시간이 그 시간 즈음이었던 기억이 나더군요.

그래... 널 위해서라도 아침에 서울가서 칼바람이 부는 한이 있더라도 꿋꿋이 서있다 오겠노라고 다짐했습니다.

 

평소 출근시간보다 조금 늦게 집을 나서며 등 뒤로 아내와 작은 녀석(오늘 아빠가 어디 가는지도 모름, -,-)

'수고해요~', '아빠! 힘내세요!'하는 말에 더욱 살가움을 느끼며 나섰습니다.

버스에 오르기 전, 장하나 의원실에 전화해서 '오늘 국회 앞에서 1인시위하러 올라가는데,

보관중인 시위용 판넬을 사용하고 싶다'며 통화를 하고, 판넬에 수정할 내용에 대해 메모해 달라 부탁을 하고,

버스에 올라 잠깐 동안 새벽에 설친 잠을 자볼까 하다가 간간히 울리는 문자 통화로 잠깐 동안 졸던 잠 기운도 싹 가시고....

서울에 도착, 지하철을 타고 국회의사당역에 도착해, 다시 장하나 의원실에 전화하니,

바로 판넬을 가지고 나와주시더군요. 그 시간이 대략 11 40분경이었습니다.

판넬 내용을 확인하니, 아침에 일러준 회차가 수정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당장 수정하기도 그렇고 해서 그냥 이용하기로 하였습니다.

 

국회 입구근처에는 수많은 시위자들이 있더군요. 처음에는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태극기를 흔들며 애국가 등 노래 부르는 사람, 몸 앞뒤로 판넬을 두른 사람, 손 피켓을 든 사람, 유인물을 나눠주는 사람....

저들 틈바구니에 같이 서있으려니, 눈이 띄지 않을 것 같고...

혼자서 한갓진 곳에 서 있자니 그것도 주목 받지 못할 듯 하고...

다행이(?) 건너편에 집회목적인지 기자회견 목적인지... 사람들이 모여있길래...

마이크 소리에 이목은 끌 수 있겠다... 햇빛도 들겠다... 자리를 정하고 신호등 건너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어가니, 사람들이 서서히 국회에서 나오기 시작합니다.

12시 이전에 시위를 시작하려던 것은 대체로 점심시간은 12시부터 1시이지만,

관공서 특성(?)11 30분부터 12 30분까지가 점심시간으로 활용되기에 그 시간을 맞추려 하였습니다.

국회에서 사람들이 나오면, 그쪽으로 살짝 돌아서서 신호등 건너의 사람들과 국회에서 나오는 차량들에게

판넬이 보이도록 하고, 그쪽 사람들과 차량들이 지나가면, 정면의 큰 길쪽으로 다시 살짝 돌아서고 하는 식으로 반복 했습니다.

 

판넬이 우드락(?)재질인지라 바람에 많이 취약하더군요. 중간에 꺽인 부분이 있어 보강공사(?)가 되어 있음에도 앞에서 바람이 불땐 몸으로 지탱하니 괜찮은데, 뒤에서 바람이 불면 판넬이 휘릭~ 들려 버립니다.

꼭 붙잡고 있으면, 아래쪽만 꺾일 것 같아서 한 발로 판넬의 아래쪽을 받치고, 다른 발로 무게중심을 잡고, 양팔로 판넬의 양쪽을 붙잡고 있어야 했습니다.

앞으로 국회앞에서의 1인시위때에는 차가운 날씨도 걱정이지만 바람이 더 신경쓰일 것 같습니다.

 

그렇게 서 있으면서, 오후에 시간 내서 온다는 백승목(총무/기획)님과 매주 수고해주시는 이영신(인천담당)님을 기다리는데, 등뒤에서 이영신님이 나타나 인사를 하십니다.

앞쪽만 신경 쓰고 있었는데 등뒤에서 나타나셔서 살짝 놀랬다는.... ^^

222차 나민국 캡처.jpg

< 춥다고 해서 둘러 싸매고 갔더니, 산적같은 모습이었군요 -,- >

 

이영신님이 사진을 찍어 주시고, 그렇게 조금 더 서 있으니, 점심식사 후에 국회로 들어가는 사람도 많이 줄어 들더군요.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다시 장하나 의원실에 전화를 하니, 아까 판넬을 전해주셨던 분이 다시 나오셔서 판넬을 다시 가져가셨습니다. '추운 날씨에 수고하셨다'는 인사에 저도 '매번 이렇게 판넬 보관해주시고 신경써 주셔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 이영신님과 간단한 점심을 같이 했습니다.

멀리서 와서 추운데 고생했다고, 근무시간중에 일부러 오셔서 사진찍어 주신것도 감사한데, 점심까지 사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점심식사를 마치고, 별다른 일정이 없어 다시 대전으로 바로 내려왔습니다.

대전에 도착하니 5시가 조금 넘더군요.

 

1인시위.... 다녀오기 전엔 걱정도 되고 긴장도 되었지만, 한두시간 서 있는 것이 부담스럽지는 않았습니다.

막상 다녀오니, 맘 한쪽이 약간은 후련해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숙제를 마치지 못한 듯한 찜찜함이 남습니다.

시위판넬은 사용한지도 좀 되어서인지 많이 낡아 보였고, 바람에도 취약해서 개선을 해야할 듯 합니다.

 

, 저렇게 서있는 중에 민주당 김** 의원실 관계자 분이 다가와서 사진 찍어 가셨습니다.

어느 의원실인지는 명찰을 보긴 했는데, 잊어버렸습니다.

다만, 제 모습을 사진 찍는 것을 보고 주변의 다른 시위자분들도 자기 것도 봐달라고, 전해달라고 해서 조금 난처해 하는 모습이 기억나네요.

그렇게 조금이라도 자신의 이야기에 관심 가져 달라는 분들이 적지 않다는 현실이 어쩌면 좀 서글프게 느껴집니다.

 

다음에 다시 1인시위를 하게 되면, 이번보다는 좀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장, 다음주에 1인시위를 지속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라 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 분들도 하루만 시간을 내어서 참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굳이 서울이 아니어도, 자신의 거주지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 하시면 됩니다.

(물론 그런 경우에는 피켓을 자작 하셔야 하겠지만... 나름대로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이상, 짧지 않은 보고를 마칩니다.

 

추운 날씨에 건강에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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