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홈플러스 대표들의 뒤늦은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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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홈플러스 대표들의 뒤늦은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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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죄송합니다"
베이비뉴스, 기사작성일 : 2013-11-01 15:34:48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401명의 피해자(사망자 127명)를 낸 가습기살균제 피해에 대해 가습기살균제 제조사인 옥시레킷벤키저와 홈플러스 대표가 2년 여 만에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샤시 쉐커라파카 옥시레킷벤키저 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신계륜)의 환경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피해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안타깝고 미안하다”고 밝혔다.

 

쉐커라파카 대표는 “해당 제품을 판매할 당시 우리는 제품의 안전성을 믿었다. 유해하다고 판단했다면 판매하지 않았다”며 “현재 법률적인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피해자와 가족들이 어려움을 겪는 걸로 알고 있는 만큼 인도적인 차원에서 50억 원의 기금을 출연해 보상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습기살균제 제조사인 홈플러스 도성환 대표도 “법적 절차가 진행되고 있지만, 피해를 보신 많은 소비자들과 저희 제품을 사용한 분들에게 너무나 죄송하게 생각한다. 저희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해서 할 수 있는 걸 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가습기살균제 제조사 측의 공식 사과는 가습기살균제 피해가 발생한 지 2년여 만에 처음이다. 피해자단체와 환경단체가 수차례 기자회견 등을 통해 공식 사과를 요구했지만 가습기살균제 제조사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왔는데, 이날 국감장에서 국회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뒤늦게 공식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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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이 가습기살균제 사태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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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샤시 쉐커라파커 옥시레킷벤키저 대표가 가습기살균제 사태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자 동행한 통역사가 이를 통역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뒤늦은 가습기살균제 제조사의 사과에 피해자들은 분노의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국정감사를 지켜보기 위해 직접 국감장을 찾은 강찬호 가습기살균제피해자가족모임 대표는 “저희는 천재지변으로 재난당한 사람이 아니라 그냥 가족을 사랑하는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슈퍼에서 멀쩡한 물건을 사다가 이런 천재지변을 당한 사람이지 불쌍한 사람이 아니다. 인도적인 어떤 것을 호소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인도적 지원 결정을 내린 옥시 측을 비판했다.

 

강 대표는 “올해 상반기에 옥시 본사에 갔지만 2시간 이상 문전박대 당했고, (피해가 발생하고) 2년 반 동안 기업관계자를 만난 건 처음”이라며 “피해자가족 분들은 지금 인터넷으로 (국정감사를) 보고 있고 여전히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 대표는 “가습기살균제 피해 원인이 밝혀진 이후 단 한명의 피해자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도 어떻게 정부 책임에 대해 믿을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느냐”며 “정상적인 사회라면 불매운동을 해서 이 기업이 발을 못 붙이게 해야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강 대표는 “(가습기살균제 피해는) 수많은 사람이 당한 사회적 재난이다. (우리가 원하는 건) 책임을 규명하고 법안을 만들고 그에 대한 합당한 피해대책과 보상을 말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불매운동을 시작할 것이다. 정부와 국회를 모욕하지 말라”고 말했다.

 

장하나 민주당 의원은 “옥시 대표는 50억 원의 위로금 약속을 했는데 상당히 위선적이고 불쾌하게 들었다”며 “2년 반 동안 피해자를 만나주지도 않고 사과 한마디 안한 것에 비하면 50억 원의 위로금은 지금까지의 정신적 피해보상에 미치지 못한다. 대표의 이 같은 사과는 피해자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홍영표 의원은 “홈플러스의 사과가 전혀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 1년 매출이 10조인 대기업이 옥시를 따라서 (가습기살균제를) 했다고 하느냐?”며 “옥시는 나와서 법률적인 조치에 대해 결론나지 않더라도 50억 원이라도 해서 최소 성의를 보이겠다는데 왜 그런 건 따라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홈플러스가 만든 제품으로 아이, 아내가 죽었는데, 피해자를 단 한번이라도 만나봤느냐. 이런 엄청난 범죄를 저질렀어도 어떤 책임도지지 않는 게 홈플러스”라며 “오늘을 계기로 피해자들이 얼마나 피눈물을 흘리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대기업으로서 적절한 책임을 져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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