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주의 건강사회] 환경호르몬 걱정하며 라면,치킨,짜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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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주의 건강사회] 환경호르몬 걱정하며 라면,치킨,짜장면?

최예용 0 7109
요즘 부모들은 할 일이 너무나 많다. 자신과 배우자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 신경을 쓸게 한둘이 아니다. 자녀 학교 성적 걱정도 걱정이려니와 중·고등학생을 자녀로 둔 부모들은 자식들이 '왕따'(집단 따돌림)를 당하거나 학교 폭력에 시달리지나 않을까 염려된다. 또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것은 아닐까 노심초사하기도 한다. 자녀들의 키나 비만 걱정을 해야 하는 부모들도 있다.

젊은 부모들, 특히 엄마들은 여기에다 최근 환경 호르몬 걱정까지 보태고 있다. 툭하면 학용품이나 어린이 장남감에서 환경 호르몬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때문이다. 20~30년 전만 해도 부모들은 적어도 환경 호르몬 걱정은 하지 않았다. 비만 걱정을 하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그 당시에는 환경 호르몬이란 말 자체를 들어보지 못했다. 그런 용어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웬만한 부모들에게 환경 호르몬이란
이름은 매우 친숙한 용어이다. 환경 호르몬은 상식에 속한다. 하지만 너무나 잦은 환경 호르몬 보도와 언론의 '환경 호르몬의 습격'과 같이 다소 겁을 주는 행태 등이 맞물려 실제 가져야 할 두려움이나 경각심보다 더 크게 가지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청(당시)이 2012년 6월 서울 등에 거주하는
임산부와 어린이 2500명을 대상으로 일상생활 속 내분비계 장애 물질의 인지도 등에 대해 설문 조사한 적이 있다. 그 결과 대부분이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등 우려 정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내분비계 장애 물질에 대한 우려 정도는 '어느 정도 우려한다'는 응답자가 63.9퍼센트로 가장 높았고, 매우 우려한다(32.1퍼센트)고 하는 등 우려를 나타낸 비율이 96퍼센트나 됐다. 우려하지 않는다는 4퍼센트에 지나지 않아 사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우려한다고 보면 된다.

10년 전 것이기는 하지만 내가 연구자,
공무원, 환경·소비자 단체 활동가, 언론인 등 여론 주도층을 대상으로 21개 주요 유해 물질에 대한 우려도를 조사한 결과 기업 소속 과학자를 제외한 모든 부류의 여론 주도층이 내분비계 장애 물질을 으뜸으로 꼽았다. 이를 종합해 보면 환경 호르몬은 전문가, 여론 주도층, 일반 대중 가리지 않고 우려하는 유해 물질로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호르몬은 삼척동자도 아는 말이다. 키가 크려면
성장 호르몬이 분비되어야 한다. 남성이나 여성이 제 구실을 하려면 성 호르몬이 제때 적절한 양으로 분비되어야 한다. 인체는 생식, 성장, 대사, 수면, 감정 등 각종 생리 활동과 신체 활동에 필요한 호르몬을 몇몇 장기에서 분비한다. 호르몬은 너무 적게 분비돼도, 그렇다고 너무 많이 분비돼도 탈이다. 신체 이상이나 생체 이상이 생긴다. 때론 인체에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환경 호르몬은 인체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산업이나 생활에 필요해 만든 물질이나 그 부산물 가운데 우리 몸속에 들어와 호르몬과 같은 구실을 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호르몬에 수십 여종이 있듯이 환경 호르몬 또한 60종이 넘는다. 이들은 내분비계의 정상적인 활동을 가로막는다. 다시 말해 인체 호르몬의 작용을 억제하기도 하고 강화하기도 한다. 그래서 학술적으로는 내분비계 장애 물질이라고 부른다.

말을 만드는데 제법 재주를 부리는 일본인들이 내분비계 장애 물질(endocrine disruptors)이란 말을 일본 대중들이 잘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아 쉽게 알아듣도록 환경 호르몬(environmental hormone)이란 말을 만들어냈다.
영국의 언론인이 소해면상뇌증(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이란 말을 일반인들이 어렵게 여길 것으로 보고 광우병(Mad Cow Disease)란 말을 만들어 사용한 것처럼 말이다.

호르몬이 극미량이라도 인체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처럼 환경 호르몬도 적은 양이라도 인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호르몬은 과다할 때만 문제가 될 뿐 인체에 없어서는 안 될 생명 유지의 물질인 반면 환경 호르몬은 담배와 같이 인체에는 백해무익한 물질이다. 극미량도 문제가 될 수 있으며 그 양이 많을수록 심각한 문제가 된다. 담배 한 개비도 인체에 해를 끼치며 그 양이 많을수록 흡연자 자신뿐만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의
건강에 악영향 끼친다.

내분비계 장애 물질에 대해 우리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대략 20년 전쯤이다. 세계야생기금(WWF)이 야생 동물의 생태를 조사한 결과 성기 이상이나 생식 불능 개체수가 급증한 사실이 알려졌다.
미국 플로리다 주의 호수는 농약으로 오염되어 수컷 악어의 생식기가 퇴화되어 개체수가 크게 줄었다는 보고도 나왔다.

또 미국과
캐나다 오대호 주변의 조류는 알의 껍데기가 얇아졌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영국의 하천에서는 합성세제가 원인이 되어 암수동체 잉어가 발견되었다. 야생 동물뿐만 아니라 1992년 덴마크의 닐스 스카케벡 팀은 지난 50년 동안 인간의 정자수가 반으로 줄어들었다는 충격적인 보고하기도 했다. 그 뒤 인간의 정자 수 감소의 진위를 놓고는 학자들 간 설왕설래가 있었다.

내분비계 장애 물질에 대한 공포와 우려가 일반인들의 뇌 속까지 파고든 것은 1996년 테오 콜본 등이 앞서 이야기한 이런 무시무시한(?) 내용을 담은 <도둑맞은 미래(Our Stolen Future)>(권복규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를 펴내면서부터다. 이 책이 나온 뒤 공포 조장주의자나 지구 멸망주의자는 '인류의 절멸'을 목청껏 노래하기 시작했다. 선진국은 물론 국제 기구, 환경 단체 등이 나서서 대책을 촉구하고 환경 호르몬의 폐해를 부르짖었다.

우리나라도 그 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적어도 1년에 한두 번 이상은 먹어본 경험이 있는 컵이나 사발을 사용하는 즉석 라면
용기에 사용된 스티로폼의 원료인 스티렌이 환경 호르몬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즉각 환경 호르몬 공포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지금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이 컵라면 등 즉석 용기 라면을 편의점 등에서 잘들 먹고 있지만 말이다.

그 뒤
PVC 수액 세트, 환경 호르몬 가운데 대표 선수로 꼽히는 프탈레이트를 가소제로 사용한 착유기로 짠 우유로 만든 어린이 분유 파동, 식품 비닐 포장재 랩 환경 호르몬 검출 공방, 음료수나 식품 저장에 사용하는 깡통(캔)과 유아 젖병 꼭지의 비스페놀A 검출 파문 등 10여 년 동안 굵직굵직한 환경 호르몬 파문이 이어져왔다. 이 때문에 다이옥신이나 프탈레이트, 비스페놀A 등은 건강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환경 호르몬으로 각인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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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호르몬 가운데에는 그 용도가 뛰어나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것도 있다. 비스페놀A나 프탈레이트 등이 대표적이다. 또 지금은 사용이 금지됐으나 환경 중에 분해되지 않고 워낙 오랫동안 잔류하는 성질 때문에 아직 우리 몸이나 토양 등 환경 중에 검출되는 것도 있다. 폴리염화비페닐(PCB)나 디디티 등이 대표적이다. 사람이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지만 쓰레기 소각장이나 노천 비닐 쓰레기 소각 등 때 나올 수밖에 없는 것도 있다. 다이옥신이 그 예이다.

환경 호르몬이 인체에 끼치는 악영향으로는 ①남성의 정액 감소, 정자 수 감소, 이상 정자 발견 ②청년의 정소 암 증가, 정류
고환자궁 내막증, 질암 발병 ④발암성과 최기성(기형을 만드는 성질) ⑤ 성 조숙증(남자 아이는 남성 호르몬의 작용을 받지 못해 여성화가 되고 여자 아이는 여성 호르몬의 과다한 작용으로 성 조숙증이 일어날 위험성) 따위를 꼽고 있다.

이런 주요 악영향만 들어보아도 일반인들이 겁먹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환경 호르몬은 언론의 단골 뉴스거리다. 올 들어 다루어진 주요 환경 호르몬 관련 뉴스를 보면 △낙동강 서식
붕어 환경 호르몬(과불화화합물) 검출(4월 25일) △중국산 짝퉁 뽀로로 인형 환경 호르몬(프탈레이트) 범벅(4월 24일) △환경 호르몬(프탈레이트) 검출 어린이 책가방과 학용품류 리콜(4월 18일) △일부 유명 커피 전문점 일회용 컵서 환경 호르몬(과불화화합물) 검출 △일부 비닐 장판서 환경 호르몬(프탈레이트) 검출(3월 28일) △중국산 인형서 환경 호르몬(프탈레이트) 다량 검출(1월 8일) 등을 들 수 있다. 상당히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매우 감성적인 매체여서 시청자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인 큰 공중파
방송에서도 종종 환경 호르몬 심층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SBS는 최근 <환경 호르몬의 습격>이란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프로그램을 다뤄 환경 호르몬의 위험성을 시청자들에게 각인했다. 이런 프로그램을 본 시청자들은 환경 호르몬 때문에 질병에 걸리거나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이 주변에 많이 있는 것처럼 여기게 된다.

언론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위험을 파는 성격을 띠고 있다. 위험을 부풀리기도 하고 이를 위해 과장된 언어를 곧잘 사용한다. 그래야 눈길을 주고 귀를 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환경 기준치 또는 관리 기준치 이상의 유해 물질이나 농약 따위가 검출되기만 하면 '투성이' '범벅' 따위의 용어로 독자나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려 한다.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메티실린 내성 화농성균(MRSA, Methicillin 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에 대해 '살 파먹는 박테리아'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을 붙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는 대중들로 하여금 미리 조심하게끔 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대중에게 공포를 주어 과도한 신경을 쓰게 만드는 부작용도 낳는다. 이런 부작용은 그냥 지나쳐도 좋은 일에 까지 겁을 먹고 과잉 대응을 하게 만든다. 일부 기업들과 장사치들은 이런 점을 잽싸게 이용해 자신들의 배를 불리려 한다.

환경 호르몬에 대한 대중의 공포도 업자들이 그냥 둘 리가 없다. 환경 호르몬에 대한 대중들의 공포와 걱정은 날이 갈수록 커지자 그릇이나 용기를 만들어 파는 어떤 업체는 무 환경 호르몬 제품임을 강조하는
홍보 전략을 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한다. 심지어는 환경 호르몬을 잡아주는 참숯액자까지 등장했다. 일회용 도시락이나 식판도 스테인리스 제품 등 환경 호르몬이 전혀 없는 제품이란 점을 강조하기도 한다. 환경 호르몬 제로 공구 놀이, 모래 놀이 세트, 옥수수로 만든 스마일주걱, 젖병, 물통, 컵 등을 개발해 판매한다고 선전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이런 제품이 얼마나 잘 팔리는지, 또 실제 선전만큼 효과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환경 호르몬에 대해 신경을 쓰는 대중들의 심리를 파고든 측면이 강하다.

이런 無환경 호르몬 제품이나 환경 호르몬 제로 제품에 대한 선택이나 구매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기, 물, 토양, 생활용품, 식품 등에서 이들 환경 호르몬이 없도록 만들거나 최소화하도록 하는 것이다. 각종 용기나 어린이 장난감, 공구, 물통, 컵 등이 당장 우리 눈에 띌 정도의 건강 악영향을 끼치기는 매우 희박하다. 이보다는 평소 다이옥신과 PCB(폴리염화비페닐)와 같은 환경 호르몬 물질이 들어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어류 따위를 조심하고 농약이나
살충제 등을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야채를 길러 먹거나 사먹는 것이 더 현명한 처신이다.

특히 가소제를 사용한
플라스틱 용기에는 아무 음식이나 함부로 넣지 않는 것이 좋다. 다시 말해 가소제가 우러나올 수 있는 음식물은 넣지 않아야 한다. 염화비닐(PVC) 랩을 씌워 음식을 가열하거나 기름기가 많은 음식(프라이드치킨 등 각종 튀김 음식이나 자장면, 짬뽕, 군만두 등)이 그릇 윗부분까지 채운 것을 배달시켜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배달 도중 뜨거운 기름기 부분이 랩에 닿기 때문이다. 전자레인지에 음식을 데울 때 랩을 씌우는, 정말 무식하고 용감한 사람은 이제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식약처의 지난해
설문 조사 결과 환경 호르몬에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임산부들이 임신 기간 중 보인 식생활 습관을 보면 환경 호르몬 노출이 이루어질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식을 하면서 주 1회 이상 고기구이를 섭취한다가 33.2퍼센트로 가장 높았고 분식 21.9퍼센트, 중국 음식 10.7퍼센트 순으로 기름기가 많은 식품에 대한 외식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름기가 많은 식품을 먹는다고 해서 반드시 환경 호르몬 노출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환경 호르몬 가운데 지용성(기름에 잘 녹는 성질)이 많아 이들 식재료가 오염됐거나 질이 낮을 경우 환경 호르몬 노출이 이루어질 수 있다.

한편, 환경 호르몬이 우리 일상생활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그 위험성이 언론을 통해 증폭되면서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그럴듯하게 돌아다니거나 이를 믿는 사람까지 생겨나 불필요한 잡음이 일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오래되거나 잘못
보관해 하얗게 보이는 부분이 있는 페트병에서 환경 호르몬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를 꼽을 수 있다. 일부 정치인 등이 이런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나 페트(PET, Polyethyleneterephthalate)병은 테레프탈산 또는 테레프탈산메틸에스테르와 에틸렌글리콜을 중합하여 만든 플라스틱의 한 종류로 프탈레이트 계통의 가소제는 물론 비스페놀A가 원료로 사용되지 않으므로 내분비계 장애 물질이 검출될 우려가 없다.

잘 깨지지 않고 값이 싼 것을 이유로 페트병과 함께 가정이나
식당에서 많이 사용하는 멜라민수지 그릇도 경우에 따라 환경 호르몬이 음식물로 녹아나올 수 있다는, 진원지를 알 수 없는 주장이 인터넷을 통해 한때 널리 퍼졌다. 멜라민수지는 멜라민과 포름알데히드를 중합·가열하여 딱딱하게 만든 고분자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또 멜라민수지로 만든 접시나 그릇에서 원료 물질인 멜라민이 녹아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문제가 되기도 했다. 중국과 한국이 멜라민 파동을 겪은 탓에 그 발상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걱정할 정도는 전혀 아니다. 다만 멜라민수지는 전자레인지에 넣어 사용하거나 산성이 강한
식초를 장기간 보관하는 경우 원료 물질이 우러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용도로 결코 사용해서는 안 된다.

비닐 랩뿐만 아니라 모든 플라스틱 제품이 전자레인지에 사용할 경우 플라스틱 중 환경 호르몬이 음식 중으로 흘러나올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전자레인지용으로 표시된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HDPE) 등은 사용이 가능하다. 폴리프로필렌은 가소제인 DEHP나 비스페놀A를 원료로 사용하지 않는다. 폴리에틸렌의 경우 지방이나 설탕이 많은 식품은 섭씨 100도 이상에서 이들이 녹을 수 있으므로 수분이 많은 식품에만 사용하여야 한다.

식약처는 우리나라 3~18세 어린이, 청소년의 오줌 속 프탈레이트류 농도를 분석한 결과 유럽식품안전청(EFSA)에서 제시한 인체안전기준치(TDI)에 비해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 디부틸프탈레이트(DBP), 벤질부틸프탈레이트(BBP) 등의 환경 호르몬이 각각 5.5퍼센트, 12.2퍼센트 및 0.1퍼센트로 안전한 것으로 평가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만 3세~6세 유아의 프탈레이트 노출량이 초·중·고등학생 등 다른 연령에 비해 다소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이는 장난감 등 프탈레이트 함유 제품의 접촉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이들 연령층 가운데 질 낮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특히 입으로 빠는 일이 잦은 유아에 대해서는 부모가 신경을 써야 한다.

환경 호르몬이 한국인의 건강 그리고 인류 건강에 얼마나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정말 인류의 절멸을 가져올 재앙의 물질인지, 아니면 우리가 주의하면 그렇고 그런 유해 물질 가운데 하나가 될지.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무리 악명 높은 환경 호르몬 물질이라도 우리가 노출되지 않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모든 것은 우리들의 손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그 출발은 언제 어디서 어떤 경우에 환경 호르몬에 노출되는지를 알고 이를 피하는 지혜이다.

생활에서 환경 호르몬 피하는 법

▶ 기름기가 많은 것을 비닐 랩에 씌워 배달시킨 음식을 삼가거나 자주 먹지 않도록 한다.
▶ 캔에 열을 가한 제품은 주의해야 한다.
▶ 집에서 음식물, 특히 산성이 강한 음식물을 장기 보관할 경우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 뜨거운 음식을 용기에 담을 경우에는 가급적 유리, 도자기제, 금속제 등을 사용한다.
염소계(염화-, 클로로-라고 성분 표시에 명시된) 표백제와 세정제, 염소 표백을 한 종이 등의 사용을 삼간다. 특히 이런 종이로 손이나 입 주변을 닦지 않는다.
▶ 아이들이 플라스틱 장난감, 특히 말랑말랑한 것이나 색이 화려한 것 등을 입에 넣지 않도록 주의한다.
▶ 전자레인지용으로 표시된 용기 또는 포장인지 확인 후 사용한다.
▶ 뜨거운 커피나 차를 마실 때에도 일회용 컵보다는 도자기로 된 잔을 사용한다.
일회용 용기에 든 라면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덥혀서 먹지 않는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운영위원 안종주 박사의 프레시안 2013년 5월9일자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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