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예용의환경보건이야기17] 캐나다 석면생산 중단선언, 이제 4개국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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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용의환경보건이야기17] 캐나다 석면생산 중단선언, 이제 4개국 남았다

최예용 0 3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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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환경보건이야기 17회, 2017년 2월 13일 

 

지구촌 위협하는 4개 석면생산국가; 러시아, 중국, 카지흐스탄, 브라질

 

석면이 치명적인 폐질환을 일으킨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려져왔다. 1927년 의학계는 진폐증의 일종인 석면폐증을 명명했고, 1955년에 석면공장 노동자들에게서 폐암이 일반인에 비해 10배 이상 발병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1959년에는 석면광산이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광산노동자과 인근 주민들에게 악성중피종이 발병한다는 보고가 나왔다. 국제노동기구(ILO) 1972년에 6개 석면종류의 하나인 청석면이 발암물질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세계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석면사용을 금지할 것을 요구했다. 북유럽 국가들이 가장 먼저 석면규제에 나섰다. 1972년에 덴마크가 석면뿜칠과 단열재 사용을 금지했다. 1976년에는 스웨덴이 청석면사용을 금지했다. 1983년에 아이슬랜드가 국가차원에서 석면사용을 금지했다. 이후 지금까지 54개국으로 석면사용금지국가가 늘어났다

 

2차 세계대전이후 1970년대 말까지 세계의 석면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석면원료 생산량이 1977480만톤에 이르러 최고치에 달했고, 석면원료 소비량은 1980년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석면사용을 금지하는 나라들이 늘어남에 따라 세계 석면사용량은 1997년경까지 200만톤대로 크게 줄어들었다. 20년이 채 안되서 절반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이런 추세대로 10년가량 계속 소비가 줄어들면 지구촌에서 석면사용을 완전히 금지할 수 있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1998년 이후 석면소비 감소추세가 멈췄다. 최근까지 20여년동안 200~230만톤 사이를 오르내리며 크게 줄어들지도 크게 늘어나지도 않는 정체상태다. 한편으로는 석면사용금지국가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석면사용국가들의 사용량이 늘어나 서로 상쇄되기 때문이다. 세계에는 100개 넘는 나라들이 여전히 석면을 사용중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한국이외에는 모두 사용중이고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은 사용량이 증가추세에 있다. 세계 석면사용의 70%가량을 아시아나라들이 차지하고 있다. 지구촌이 석면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아시아에서 석면사용이 줄어들고 석면사용을 금지하는 아시아나라들이 늘어나야 한다.

 

20161215일 캐나다정부가 2018년까지 석면생산과 석면사용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캐나다는 그동안 세계에서 석면을 가장 많이 생산하고 가장 많이 수출해온 국가였다. 캐나다는1870년 세계최초로 석면을 생산한 이래 2011년까지 140년동안 석면을 생산했다. 1947년까지 세계에서 석면생산이 가장 많았고 세계 공급량의 32을 차지했다

 

1900년 이후부터의 석면생산량 기록이 남아 있는데, 2014년까지 114년 동안의 세계 석면생산량 기록을 보면 총 생산량이 약 24백만톤이다. 이중 캐나다의 석면생산량은 6,240만톤으로 전체의 30.6%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두 나라가 합해서 41.3%2,3위를 차지한다. 지구촌 시민사회는 오랫동안 캐나다가 석면생산과 수출을 중단할 것을 요구해왔다. 캐나다는 2000년들어 석면생산을 거의 하지 않았는데 2010년에 대규모로 석면광산을 재개해서 전량 아시아로 수출한다는 계획이 알려졌다. 2009년초 20여개국의 아시아국가들 시민사회가 모여 만든 아시아석면추방네트워크는 조직적으로 캐나다의 석면광산 재개움직임을 저지했다

 

2010년 겨울 중피종환자 고 이정림선생을 비롯 일본, 한국, 인도네시아, 홍콩, 인도 등 5개 아시아국가에서 7명의 대표단이 캐나다 몬트리올과 퀘벡, 오타와 등을 방문해 캐나다의 석면광산폐광 및 대아시아 석면수출중단을 요구하는 항의활동을 전개했다. 2011년 캐나다의 석면광산이 있는 퀘벡의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했는데 공약으로 내건 석면광산폐쇄를 선언했다. 석면광산업계가 반발했지만 올해 캐나다 총리는 전면적인 석면사용중단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국제단체들은 20161215일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캐나다정부의 결정을 환영하며 다른 석면생산국가들도 석면생산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의 경우 1970년대부터 석면수입이 크게 증가했는데, 그동안 한국이 사용한 200만톤 가량의 석면중 상당량이 캐나다산 수입석면이다. 1991년부터 2007년까지 17년동안의 석면수입은 모두 74만톤이었는데 이중 절반이 넘는 59% 44만톤이 캐나다산 석면이었다. (참고로 2위는 27% 20만톤의 남아공산 석면이었다)  2011년부터 시행된 석면피해구제법에 의거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석면피해자는 201611월말까지 모두 2,296명이다. 이중 절반이상이 캐나다산 석면에 의한 피해자인 셈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모든 종류의 석면은 1급 발암물질이고, 125백만명이 세계적으로 석면에 노출되고 있다. 또 직업성암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의 절반이 석면때문이다. 매년 석면으로 사망하는 노동자가 10만명이 넘는 최악의 산업재해물질이며 수천명의 시민들이 환경성 석면노출로 목숨을 잃고 있다.

 

지구촌이 소비하는 석면은 대규모 석면광산을 운영하는 단 4개 국가에서 생산되어 공급된다. 러시아, 중국, 브라질, 카자흐스탄 이다. 2014년의 세계 석면생산량은 200만톤이고, 이중 절반이 넘는 55% 110만톤을 러시아가 생산하고, 20% 40만톤을 중국에서, 14% 28.4만톤을 브라질에서, 24만톤이 카자흐스탄에서 생산된다.

 

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운동연합, 민주노총, 한국노총, 석면추방부산공동대책위원회 등으로 이루어진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는 캐나다의 석면사용중단계획 발표를 계기로 지구촌에 죽음의 발암물질 석면을 수출하고 있는 4개 나라에 대해 석면생산중단을 요구하는 국제캠페인을 전개했다. 작년 1221일 러시아대사관 앞에서의 캠페인을 시작으로 올해 1월초까지 매주 수요일 카자흐스탄, 중국, 브라질 한국주재대사관을 찾아 캠페인을 전개하고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이 캠페인에는 석면피해자, 의학전문가, 환경운동가, 노동조합 활동가 등이 참가했다.

 

캐나다의 석면생산이 줄어들면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의 석면생산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2000년부터는 러시아의 석면수출이 캐나다를 제치고 세계1위로 올라섰다. 2005년부터는 카자흐스탄의 캐나다를 제치고 석면수출국 세계2위로 올라갔다. 이후 카자흐스탄은 브라질과 석면수출 세계 2-3위를 번갈아 하다가 2012년부터는 계속 세계2위다.

 

카자흐스탄은 소비에트연방시절에는 러시아의 석면생산에 통계가 같이 잡혀 있었다. 카자흐스탄의 석면생산은 최근 10여년간 20만톤에서 30만톤 규모를 유지한다. 자국내 석면소비는 급락을 거듭하는데 자국내 석면소비가 줄면 대외수출이 커지는 식이다. 그동안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의 해외석면수출대상은 주로 아시아였다.

 

새해 벽두인 14일 세번째 국제석면추방 캠페인이 서울 용산구에 있는 카자흐스탄 대사관앞에서 열렸다. 석면광산이 몰려있어 석면피해자가 많이 나오고 있는 충남 광천과 청양에서 피해자들이 상경해 같이 했다. 참가자들은 한글과 카자흐스탄의 공용어인 러시아어로 ‘1급 발암물질 석면생산을 중단하라’, ‘석면위험없는 지구촌 만들자등의 구호를 외쳤다. 카자흐스탄의 국영방송 카바르24(KHABAR 24)가 호기심을 보이며 취재했다. 한국과의 경제,사회 교류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어서 카자흐스탄을 대상으로 한 한국시민사회의 시위를 카자흐스탄 티비뉴스로 소개하겠다며 광천에서 살다 석면폐에 걸린 석면피해자를 인터뷰했다. 111일 청와대 바로 옆에 위치한 브라질 대사관앞에서 열린 캠페인에서 참석자들은 세계는 석면위험없는 나라 브라질의 삼바를 즐기고 싶다는 제목의 메시지를 브라질 대사관 측에 전달했다. 이들은 한글과 포르투칼어 구호를  번갈아가며 석면생산중단을 요구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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