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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흥규 0 11949
[2012 국정감사] 복지부 ‘가습기살균제 문제’ 책임 회피로 일관

의료비로 가계파탄된 피해자보다 기업 감싸기 급급
사건 1년 지났어도 피해보상은커녕 역학조사만

2012년 10월 08일 16:28 환경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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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임채민 장관(오른쪽 2번째)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안상미 기자>

[환경일보] = 8일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문제가 의제로 상정돼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날 피해자 5명과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 등 6명이 참고인으로 참석했다. 국회 보건복지위는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제품을 생산한 옥시레킷벤키저 거라브제인 대표와 ㈜한빛화학 정의웅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거라브제인 대표는 갑작스러운 질병을 사유로 출석을 거부해 의원들로부터 비난을 샀다.

이 자리에서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피해대책모임으로 접수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사례 현황이 공개됐다. 지난 9월19일 국회토론회에 참가한 추가 피해자와 ‘소아간질성폐렴 우리아이를지키자’ 피해자카페로 접수된 54건의 추가사례가 더해 총 232사례가 집계됐는데 이중 사망은 78건(사망률34%), 환자는 154건이다. 한 가족 내에서 2명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가족단위피해가 42가구로 전체 232명의 39%에 해당하는 90명이 가족단위 피해다.

이는 지난 5일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원인미상 중증페질환 발생규모 및 질병 특성파악을 위한 연구’ 결과 사망102명, 환자110명 등 212명보다 많은 수치다. 여기에 그동안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 접수된 181명(사망63명)의 사례로 용역연구대상과 홈페이지로 접수된 사례들이 환경보건시민센터에 집계된 사례와 겹치지 않는 피해사례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환경보건시민센터는 피해규모는 이번에 발표한 232건(사망78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들 피해사례들은 모두 사망 등 심각한 중증피해사례들이다. 그러나 대학병원까지 가지 않은 경증사례나, 가습기살균제 사용의 영향을 받았음에도 기존의 다른 질환이 원인인 것으로 인식돼 신고하지 못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부끄러운줄 알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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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유재중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새누리당 유재중 의원은 “지난해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를 통해 피해자들의 폐손상이 확인되자 공산품으로 분류하던 가습기살균제를 의약외품으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도 가습기살균제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뜻인데 후속조치가 분명치 않다. 만약 조치 중이라면 중간발표라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사망자의 다수가 영유아, 아동, 임산부였다. 정부가 확실한 결론이나 행동이 없어서 환경단체와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역학조사를 했다. 이는 부끄러운 일”이라며 “보건당국은 결과를 조속히 발표하고 그에 대한 업체들의 책임소재가 밝혀지면 답을 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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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인으로 참석한 가습기살균자 피해자들.

참고인으로 참석한 안성우씨는 “가습기 살균제라는 제품이 나오던 당시에 법이 없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제조업체들에 어떤 제재도 없었다는 점을 해명해 달라. 이런 기업을 계속 운영하도록 둘 것인가? 국가가 기업을 살릴 것인지 국민을 살린 것인지 말해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고인 주부 권미애씨는 “아이가 태어나서 4개월 때부터 원인을 알 수 없이 아프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가습기살균제가 원인인지 몰랐고 작년에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권씨는 “아이가 호흡장애 1급이다. 병원비가 많이 들어 가계에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은 없다. 우리나라 제품을 믿고 사서 쓴 것 말고는 죄가 없는데 내 아이가 평생 고통받으면서 살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며 눈물을 보였다.

부처별로 서로 책임만 떠넘겨

참고인 발언이 끝나고 민주통합당 남윤인순 의원은 “이 문제에 여러 부처들이 엮여있다지만 서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피해자 가족들을 위한 의료적인 방안을 검토한 게 있느냐”고 물었다. 복지부 임채민 장관은 “없다”고 답했으며, 남윤인순 의원은 “지금이라도 희귀성난치질병으로 지정해 의료비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장관은 “사례별로 조사작업을 진행하고 지원책을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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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이 참고인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소송하는 것을 복지부가 지켜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소송의 당사자로 참여해야 하지 않나”라고 묻자 임 장관은 “역학조사, 실험 등 사법적 판단에 필요한 근거를 마련하는 식으로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이 “증거제시보다 피해당사자들과 한 입장에서 소송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자 임 장관은 “일단 근거마련을 하겠다”라며 소송에 대한 정확한 입장 표명을 회피했다.

민주통합당 김용익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요구할 때마다 ‘적극 검토’한다는 말로 복지부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피해자들은 오랜 기간 진료비 문제에 처해있는데 복지부는 해결할 생각이 없나?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서민들은 의료비로 가난해져도 되나? 그들의 생활을 보장해주는 것이 진정한 ‘적극’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 장관은 “가습기 살균제의 시판, 관리절차 등 제도를 까다롭게 만들겠다”고 짧게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생계대책을 마련한 다음에 행정조치와 제도를 만드는 게 순서다. 복지부가 몇 년째 같은 소리만 하고 있어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실태조사부터 적확히 해야

민주통합당 이언주 의원은 “질병관리본부에서 ‘원인미상의 폐질환’의 원인으로 가습기살균제를 밝힌 지 1년이 넘었다. 지금까지 장관은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본 적 있느냐”고 물었다. 임 장관은 “없다”고 답했으며, 이에 이 의원은 “피해자들을 만나보지도 않고 보상책을 만들지 않은 채 제조업체와의 소송으로만 해결될거라는 태도는 문제가 있다. 국민의 생명이 달린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 참고인은 “질병관리본부 공무원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만나봤다고 했는데 대학병원에 입원한 몇 명 만나본 게 다였다. 병원에 입원조차 하기 어려운 서민들의 실상을 보지도 않았다. 실태조사부터 제대로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 장관은 “가습기살균제 문제를 오랜 기간 끌어온 것을 알고 있다. 국무총리실 중심으로 테스크포스를 만들어 여러 사례들을 조사하고 있으며 이달 안에 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해 판정절차를 진행할 것이다. 보건당국으로서 노력하겠다”라며 원론적인 입장만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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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사태, 복지부는 뭐했나?
복지부 국감장 가습기살균제 최고 핫이슈
가습기살균제 업체 대표들 증인 출석 거부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인 권미혜 씨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계동 보건복지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후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아들 성준(10) 군과 국감장을 나서는 가운데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아이를 바라보고 있다. 2003년생인 성준 군은 태어나서 얼마 있다 발생한 급성호흡부전증, 간질성폐렴으로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다. 성준 군은 집에서는 옥시싹싹, 애경가습기메이트, 홈플러스 가습기살균제 등을 사용했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왼쪽)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계동 보건복지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손건익 차관과 함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의 투병 모습이 담긴 자료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오른쪽 두아이는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입은 성준(10) 군과 여동생이 함께 참고인으로 참석해 자신의 사진이 나오자 놀라는 표정을 짓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계동 보건복지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과 손건익 차관 뒷편으로, 참고인으로 출석한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이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사망하거나 피해를 입은 232명의 명단을 제시하며 보건복지부에 질타와 더불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계동 보건복지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사망자와 환자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후 대책없다는 의원들의 질타에 두손을 모아 고개를 숙인 채 답변하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정감사에서 뜨거운 이슈로 불거졌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 등 관련 피해사례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피해자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자, 8일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복지부 장관을 향해 여야 의원들이 비판을 쏟아냈다.

8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인 새누리당 유재중 의원은 “지난해 8월 질병관리본부가 역학조사를 통해 ‘가습기살균제 사용 시 원인미상 폐 손상 47.3배 높다’는 결과를 발표한 뒤 12월에는 복지부가 공산품으로 분류되던 가습기살균제를 의약외품으로 지정해 관리하도록 했다”며 “정부는 위해제품에 대해 우선 판매금지처분을 내리고 추가 조사를 했어야 하는데 사용 자제를 권고만 하는 등 책임회피에 급급해 방어적으로 움직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재중 의원은 “정부는 가습기살균제의 유해성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조치를 취했음에도 조속한 대책은커녕 정확한 피해자 수에 대한 집계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심층적인 연구조사를 약속하고 용역을 발주했는데 올해 3월경에 마무리됐어야 할 연구가 아직도 발표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유 의원은 “정부가 유가족과 환자들의 억울함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아서 환경단체의 힘을 빌려 자체 역학조사를 하고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정부는 역학조사 결과를 조속히 발표하고 책임소재를 밝혀 보상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임채민 장관은 “현재 가습기살균제 피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계부처 TFT만들어져서 대처하고 있고,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아 피해자 신고도 받아 현재까지 파악한 사례와 신고사례를 합하면 300여 케이스가 된다”며 “이달 중으로 사례별로 인과관계 등을 판정해줄 전문가 판정위원회를 구성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가습기 피해자 가족인 권미애 씨는 “호흡기 장애 1급을 받은 아이의 질병이 작년에야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엄청난 병원비를 포함해 정부의 지원도 하나 없고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게 돌봐주는 것밖엔 없다”며 “안전하다고 하던 우리나라 제품을 사서 쓴 거 밖에 죄가 없는데 아이가 이렇게 돼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 남윤인순 의원은 “지금이라도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질환을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지정해서 본인부담금 인하와 의료비 지원혜택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복지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장관은 이들에 대한 의료비 지원 방안을 검토해봤는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임 장관은 “현재까지 의료비 지원은 검토한 적이 없으나 앞으로 피해사례 별로 조사 작업을 진행하니까 원인결과 분석해서 검토하겠다”며 “복지부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왔고 그런 정신에 변함이 없기 때문에 이 문제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임 장관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 관련 법적소송에 대해 “복지부가 역학조사를 통해 원인미상폐질환의 원인이 가습기살균제임을 밝힌 만큼 소송과정을 지켜보면서 보건당국에서 협조할 사항에 대해서는 관련 근거를 법원에 제출하는 등의 역할을 하는 등 적극 협조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 김용익 의원은 “복지부는 계속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하는데 만성적으로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하는 피해자들은 그동안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해 빈곤층으로 전락해 버릴 것”이라며 “이번 사건이 발생한지 일 년이 넘었는데 피해자들에 대한 생활보장 방안을 시급히 강구해야 하는 상황에서 복지부 장관은 아직까지도 실태 파악하겠다는 답변밖에 하지 못한 채 도대체 뭘 검토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민주통합당 이언주 의원도 “국민들이 손쉽게 구매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인해 이런 피해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화학제품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보건당국의 책임이 크다”면서 “책임소재를 떠나서라도 정부에서 문제를 방치한 책임이 큰 만큼 복지부가 먼저 나서서 최소한 피해자들의 의료비라도 지원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한 이 의원은 “피해자들은 당장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는데 복지부는 1년 넘게 그 어떤 관련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피해자들에게 정신적 금전적 손해를 감수하면서 마냥 기다리라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일”이라며 “제도적인 개선은 차후 하더라도 긴급하게 구제할 건 먼저 구제한 후에 제도 개선 등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의원은 “현재 판매되고 있는 향균스프레이 제품도 보면 한번 뿌렸을 때 99% 균을 죽일 수 있다고 강조하는데 독성이 심각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실제로 탈취제로 신고하고 향균스프레이로 사용되고 있는데 방향 탈취제에 대한 유해성분 재평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 제품에 대한 성분분석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임 장관은 “이번 가습기 살균제를 계기로 해서 인체유해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별도의 관리체계 만드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발표된 피해사례들은 모두 사망 등 심각한 중증피해사례들로 대학병원까지 가지 않은 경증사례나 가습기살균제 사용의 영향을 받았음에도 기존의 다른 질환이 원인인 것으로 인식돼 신고하지 않은 사례들까지 포함하면 피해자는 많이 늘어날 것”이라며 “정부는 전국의 모든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이와 유사한 피해자 실태조사부터 제대로 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오제세 보건복지위원장은 “복지부에서 원인을 밝힌 만큼 이것에 대한 세밀한 실태조사를 실시해 후속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 당장 피해자들에게 지원할 수 있는 대책들이 무엇인지 철저하게 검토해 24일 마지막 국감 때 논의할 수 있도록 범 정부차원에서도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할 수 있도록 피해대책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날 가습기살균제 피해문제 관련 증인 출석을 요구받은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제품을 생산한 옥시레킷벤키저 거라브제인 대표와 ㈜한빛화학 정의웅 대표 등은 출석을 거부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피해대책모임이 8일 발표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사례 7차 집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사례는 총 232건으로 그 중 사망사례는 78건(사망률34%)이며 폐·심장을 이식하거나 폐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는 모두 154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78건의 사망사례 가운데 영유아는 36명이고, 한 가족 내에서 2명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가족단위피해는 42가구로 전체 232명의 39%에 해당하는 90명이 가족단위 피해자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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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뉴스] 가습기살균제 피해사례 또 있다

시민·피해자단체, 7차 집계현황 발표…총 232건
5일 발표된 질병관리본부 연구결과보다 많아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2일차를 맞은 8일 오후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피해대책모임이 서울 종로구 계동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사례 7차 집계 현황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날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는 옥시레킷벤키저, 한빛화학 등 가습기살균제 제조업체 대표 등 2인이 증인출석을 거부한 가운데 피해자 가족 대표와 전문가가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2일차를 맞은 8일 오후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피해대책모임은 서울시 종로구 계동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직접 수집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사례 7차 집계 현황을 공개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달 19일 열린 가습기살균제 피해 관련 국회토론회에 참가한 추가 피해자와 ‘소아간질성 폐렴 우리 아이를 지키자’ 피해자 카페로 접수된 54건의 추가사례를 기존 6차 집계현황에 더해 모두 232건의 피혜사례가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8월 31일 이 문제가 처음 알려진 이후 피해시민들의 사례를 접수받아 한 달 뒤인 9월 20일 8건의 피해사례(사망 6건, 환자 2건)를 1차로 발표한 이후 일곱 번째 집계현황이다.

7차 집계 232건 중 사망사례는 78건(사망률 34%)이며 폐·심장을 이식하거나 폐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는 모두 154건이다. 한 가족 내에서 2명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가족단위 피해사례는 42가구로 전체 232명의 39%에 해당하는 90명이 가족단위 피해자에 속한다.

이번에 추가된 피해사례는 최근에 발생한 피해가 아니라 2011년 말 정부가 가습기살균제를 의약외품으로 지정하기 이전 발생한 사례들이다. 가습기살균제가 시중에 판매되지 않기 시작한 2012년 들어 신규 피해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집계 현황은 지난 5일 공개된 질병관리본부의 ‘원인미상 중증폐질환 발생규모 및 질병 특성파악을 위한 연구’ 결과인 사망 102건, 환자 110건 등 총 212건보다 많은 수치다. 그동안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 접수된 피해사례 181건(사망 63건)도 감안하면 전체 피해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질병관리본부의 용역연구대상과 홈페이지로 접수된 사례들이 환경보건시민센터에 집계된 사례와 상당수 겹칠 것으로 보이지만 겹치지 않는 피해사례도 제법 있을 것으로 보여 집계 가능한 피해규모는 오늘 발표한 232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서 최 소장은 “이들 피해사례들은 모두 사망 등 심각한 중증피해사례들로 대학병원까지 가지 않은 경증사례나 가습기살균제 사용의 영향을 받았음에도 기존의 다른 질환이 원인인 것으로 인식돼 신고하지 않은 사례들도 제법 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가습기와 가습기살균제 사용실태, 그리고 이로 인한 피해실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전수 역학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복지부에서 열리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가습기살균제 피해문제가 주요 이슈로 다뤄질 전망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예정된 복지부 국감에 피해자 5명과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 등 6명을 참고인으로,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제품을 생산한 옥시레킷벤키저 거라브제인 대표와 ㈜한빛화학 정의웅 대표 등 2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그러나 가습기살균제 제조업체 대표들은 증인출석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하는 피해사례는 산소호흡기 착용 어린이 부모(경기 용인) 사례, 둘째는 사망하고 첫째와 셋째, 엄마는 폐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족 사례(대전), 부인과 태아가 사망한 유족(충북 옥천) 사례, 손녀 잃은 유족(서울 도봉) 사례, 성인여성 환자(서울 광진) 사례 등 5가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및 환경단체 회원들은 “엄청난 인명피해를 일으키고도 사과는 커녕 대책마련을 위한 조치를 하지 않는 사고기업이 국정감사 증인출석마저 거부하는 불법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옥시레킷벤키저와 한빛화학 대표는 법에 따라 진행되는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회사의 입장을 밝히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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