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가습기살균제 법적 책임 묻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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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일보] “가습기살균제 법적 책임 묻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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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법적 책임 묻겠다

피해자모임과 환경단체, 영국 본사 항의방문
진심 어린 사과 없어현지 법원 제소 추진

김경태 | mindaddy@hkbs.co.kr | 2015.05.29 14:24  

 

 

 [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영국의 본사까지 날아가 호소했지만 2014 37천억원의 이익을 낸 영국기업 레킷벤키저는깊은 애도는 표시해도 진정한 사과는 하지 않았다. 이에 피해자모임은 영국 법원을 통해 법적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4명과 시민단체 대표 그리고 정부조사의 책임자였던 대학교수와 홍콩의 시민단체대표 등 7명이 영국을 일주일간 방문해 런던외곽 슬라우(Slough)에 있는 레킷벤키저 본사 앞과 런던시내에 있는 웨스트민스터 국회 앞 그리고 트라팔가광장 등에서 항의시위와 언론인터뷰를 통해 요구한 것은 가해기업인 레킷벤키저가진정어린 사과와 책임 인정이었다.

런던의 세인스베리 슈퍼마켓에서 팔고 있는 30여개의 레킷벤키저 생활용품 제품을 구입해 시위현장에 진열해 놓으며 전한 메시지는한국에서 발생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의 교훈은,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레킷벤키저 등이 만들어 파는 바이오사이드 생활용품의 안전문제를 철저히 점검하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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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영국 본사를 항의방문하고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사진제공=환경보건시민센터>


 

 

영국 현지 언론 큰 관심

영국회사가 만들어 판매한 제품 때문에 사망자 100, 생존환자 303명을 합해 무려403명의 피해자가 한국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을 접한 영국과 유럽사회는 크게 놀랐다. 영국의 대표적인 일간신문 가디언(The Guardian)의 일요판 신문인 옵저버는 524일자 신문 14면에 한국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시민단체의 런던항의방문 소식을 사진과 함께 비중 있게 소개했다.

가디언은우리는 사망사건을 인정할 수 없다(We won’t say sorry for link to poison deaths-UK firm)”는 제목의 긴 기사를 통해 한국의 소방관 김덕종씨의 사례소개로 시작했다.

2009
년 당시 5세 아들을 원인미상의 호흡기질환으로 잃은 그는 2011년 한국 정부의 조사발표와 이후 피해사례조사를 통해 아들의 사망이 가습기살균제 사용과매우 밀접한 관련성 significant association’이 있음을 알게 됐다고 소개했다.

가디언은 2014년에 213천만파운드(37천억원)의 이익을 낸 영국기업 레킷벤키저가 한국에서 겨울철마다 800만명이 사용하는 가습기살균제 시장을 1위로 점유했는데 피해자의 80%가 영국회사 제품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는 레킷벤키저가 제품에사람에게 안전하다고 광고한 부분을 허위라고 기소했지만 기업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항소했다. 그 결과 대법원의 최종 판결로 유죄가 확정됐다. 가디언은이후 4년이 지났지만 영국기업은 유죄를 인정하거나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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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상조사 책임자였던 서울대학교 백도명 교수는회사가 소비자의 건강과 가족을 파괴했다 비판했다.



레킷벤키저의 대변인은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깊이 애도한다고 표현했다. 그리고 인도적 기부로서 500만파운드를 한국 환경부에 전했다. 그러나 가습기살균제 때문에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사실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책임 소재를 다투고 있는 법정에서 회사 측 변호사는 사망원인을 심지어 황사에 돌리기도 했다.

가디언은피해자들이 런던 외곽의 슬라우(Slough)에 위치한 레킷벤키저 본사 밖에서 시위하는 목적은 진심 어린 사과이지 말장난(lip service)이 아니다라는 백도명 교수와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백 교수는회사가 건강·위생·가정이라는 3대 가치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소비자의 건강을 파괴했고, 가정에 질환을 가져왔으며 가족을 파괴했다고 꼬집었다.

피해자 70% 특정 제품 사용

환경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조사를 통해 확인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530명중 76% 403명이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제품을 사용했다. 사망자 142명중에서는 70% 100명이 옥시싹싹 제품을 사용했다.

가습기살균제 전체피해자 10명중 8명이 사용했고 전체사망자 10명중 7명이 사용한 옥시싹싹 제품은 2001년 이전에는 국내기업인 동양화학그룹의 계열사 옥시가 만들었지만 2001년 영국의 레킷벤키저(Reckitt Benckiser)가 옥시를 인수해 만든 옥시레킷벤키저(최근에는 RB코리아로 개명)에 의해 2011년까지 11년 동안 판매됐다.

레킷벤키저는 영국의 종합생활용품 업체이며 세제, 방향제, 위생용품 분야의 세계적인 업체로, 200개국에서 판매하는 런던 증권거래소의 100대 기업에 속한다(FTSE 100지수). 대표적으로데톨’, ‘이지오프뱅’, ‘게비스콘등의 제품이 있으며 국내에서는옥시크린과 습기제거제물먹는하마가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레킷벤키저 측을 대표하는 임원들은개인적으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소송이 진행 중이라 책임표명이 어렵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한다. 이후 2차례 더 이어진 회담에서 레킷벤키저 측은 한국에 있는 RB코리아에 책임을 떠넘겼고 격분한 피해가족 대표는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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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짜리 소녀를 포함한 피해자들은 영국까지 건너갔지만 결국 책임 있는 사과를 받지 못했다.



결국 책임있는 답변을 듣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피해자가족과 환경보건시민센터 등은 27일 서울 여의도 옥시레킷벤키저 한국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영국 항의방문을 통해 회사 측이 법적 소송을 핑계로 사과와 책임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과 국제사회가 이 문제를 전혀 알지 못했다는 점을 확인했다레킷벤키저 본사를 영국법원에 제소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아울러향후 국내에서도 추가소송을 조직하고 영국, 유럽 등 국제시민사회와 더불어 피해자를 외면하고 소비자를 우롱하는 해당 기업을 규탄하는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전했다.

최근까지도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사망자는 늘어나고 있다.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는 외로운 싸움이 수년째 계속되면서 피해자들의 한숨만 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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