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패소해도 웃으니 이상한 변호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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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패소해도 웃으니 이상한 변호사죠

관리자 0 6523

환경보건시민센터 회원이자 운영위원인 정남순 변호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머니투데이의 인터뷰 기사입니다. 정변호사는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주요활동인 강원도와 충북지역 시멘트공장 주민건강피해문제와 석면피해자 그리고 가습기살균제피해자를 위한 법률지원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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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09년4월6일 베이비파우더 석면사건의 피해자부모를 대리하여 제조사고발장을 접수하기 위해 서울경찰청을 방문한 정남순변호사>

"매번 패소해도 웃으니 이상한 변호사죠"

[법조계고수를찾아서]환경법률센터 정남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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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전문변호사는 지는 소송을 하는 사람입니다. 심적으로 힘들 때도 많죠"

서울 종로에 위치한 환경법률센터. 시내 한복판이지만 센터에는 넓은 마당과 수백년된 나무가 있다. 이 마당에서 정남순(41·연수원 33) 변호사를 만났다. 나무그늘이 만들어주는 시원한 벤치에서 정 변호사는 '지는' 이야기부터 꺼냈다.

정 변호사가 처음으로 맡았던 사건이 '새만금 소송' 항소심이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총 18680억원을 투입, 전북 부안군 대정리에서 군산시 비응도에 이르는 33㎞를 방조제로 연결, 여의도의 140배 규모인 4100(토지조성 28300, 담수호 11800)의 국토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당시 환경연합은 수질악화와 갯벌 유실 등이 염려된다며 공사를 중단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 환경연합 측이 1심에서 승소했으나 고등법원에서 판결이 뒤집어졌고 대법원이 이를 확정했다. 정 변호사는 "환경연합 편에서 변호를 맡으며 절대 패소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법정에 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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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결 선고 들으러 가서 패소한 사실을 알고 엄청 울었습니다. 주변에서는 저를 순진하다고 했는데(웃음)…이 사건 이후에도 새만금 같은 일은 다시 안 일어나겠지 이렇게 순진하게 생각했죠."

정 변호사는 이후 4대강 사업 중단 소송 등에 참여하며 연이어 쓰라린 패배를 겪었다. 그는 "환경변호사는 지는 소송을 하는 사람"이라며 "잘 지는 소송이라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승소하기 어려운 환경 소송=환경 소송에서 소송 당사자는 구체적으로 입은 피해를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그런데 환경으로 인한 피해는 즉시 발생하는 경우가 드물다. 정 변호사는 피해원인 등에 대한 증명이 어려워 승소가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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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파우더에서 석면이 검출돼 피해 보상 소송을 냈습니다. 석면은 누구나 아는 위험물질이지만 이를 사용했다고 해서 피해가 즉각적으로 드러나지 않죠. 피해가 드러나는데 20~30년이 걸립니다."

정 변호사는 결국 정신적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향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과거 컵라면에서 지렁이가 나와 법원에서 컵라면 제조업체에 정신적 손해배상을 인정한 사례에 기초한 것. 하지만 1,2심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환경 소송이 어려운 만큼 정 변호사는 사업 진행과정에서의 절차적 문제점부터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피해까지, 모든 부분을 검토한다. 그의 사무실에는 여느 변호사보다 많은 양의 서류가 쌓여있다.

그는 "환경 변호를 하다 보면 자료 입증할 책임이 원고에게 있어 상대방은 이를 구체적으로 증명하라고 요구한다" "일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모든 자료를 검토해 어떻게든 이를 입증하려 한다"고 말했다.

◇힘들더라도 작은 변화부터=정 변호사는 연수원 시절 학회 활동을 계기로 환경 쪽으로 뛰어들었다. 특별한 사명감을 가지고 뛰어든 것이 아니다. 정 변호사는 대학시절 못했던 동아리 활동에 대해 학회활동으로 보상을 받으려 했고 자연스럽게 이쪽 길로 들어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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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길을 가고 있는 정 변호사지만 조금씩 사회가 변하는데 보람을 느낀다. 석면 소송 이후에는 석면피해 특별 구제법이 만들어졌다. 정 변호사는 얼마 전 홍천강을 지나가다 과거 소수력 발전소 건축 반대 소송에 참여했던 일을 생각하며 뿌듯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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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를 건설해 강을 막으면 홍천강의 아름다운이 풍경 사라지니 지역 주민들이 소송을 냈고 이를 대리했습니다. 절차적인 문제점 등을 규명해 2005년 승소한 사건이죠. 홍천강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내가 하는 일이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힘들지만 작은 변화부터. '매번 진다'고 말하면서도 정 변호사는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정 변호사는 "같은 꿈을 꾸는 주변사람들 덕분에 힘이 난다"고 말했다. 같은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후배들도 정 변호사의 희망이 된다. 정 변호사가 만드는 작은 변화들이 우리 사회를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이끌고 있다.

◇정남순 변호사는=1970년 출생 △양산여고 △부산대 행정학과 △제 43회 사법고시 △연수원 33기 △환경법률센터 상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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