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자전거캠페인5일차]무안->목포, 자전거를 영산강에 휙

[SOS자전거캠페인5일차]무안->목포, 자전거를 영산강에 휙

최예용 0 3400

"자전거 던져버리고 싶었어"... 말하려다 참았다

[SOS자전거캠페인⑤] 5일 차 - 무안에서 목포로
오마이뉴스 기사, 최예용(choiye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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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S자전거캠페인 코스와 산업폐수 해양투기 위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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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폐수 해양투기 중단 위한 전국자전거캠페인 5일 차인 8월 16일. 어제(15일) 아침 군산에서는 몸 상태가 좋았는데, 오늘은 눈이 부어있다. 어제 일정이 힘들었다고 몸이 직접 말해주는 듯. 오늘의 미션은 세 개다. 먼저 오전 8시 40분께 전주KBS라디오와의 전화 인터뷰, 두 번째는 영산강 4대강자전거길을 이용해 목포시내 해운항만청에서 열리는 기자회견 시간에 맞춰 이동, 세 번째는 목포에서의 기자회견을 잘 진행하는 것.

무안에서 목포까지는 국도를 타면 2시간이 채 안걸린다고 네이버가 안내하지만 우리는 영산강 자전거길을 탔다. 아무리 축지법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자전거길을 타면서 4대강 현장을 직접 봐야 한다는 계획은 지켜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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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팍팍하고 힘들었던 코스인 영산강 자전거길. 2시간여 동안 거의 유일했던 나무 밑 그늘에서 영환이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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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를 강속으로 내던져 버리고 싶은 충동을 이겨내자 나타난 휴식처. 꿀맛 같은 휴식을 즐기는 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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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건 괜한 허세였다. 한마디로 무진장 힘들었다. 허리가 끊어지는 줄 알았다. 다리는 괜찮은데 왜 허리가 아팠을까. 무안 시내서 무안역 방향으로 지난 밤 땅만 보며 넘었던 그 고개를 다시 헐떡이며 넘었고, 몽탄까지 7~8km를 이동해 영산강 자전거길을 만났다. 거기에서 목포까지 36km 영산강 자전거길은 정말 팍팍했다. 햇빛이 모든 산하를 말려버릴 듯 작렬했다. 목포에 도착해 확인한 문자 중에 내 친구 석민이가 보낸 한마디. '날씨가 악날하다.'

정말 그랬다. 그늘이 없는 땡볕길에서 몇번이나 쉬었고 '끌바'했다(끌바는 자전거를 타지않고 내려서 끈다는 말, 언덕이 심한 곳에서 조차 자전거타는 사람들은 하지 않고 입에 올리기조차 싫어하는 용어다, 그런데 나는 평지에서 끌바를 했다). 목포 숙소에서 영환이 말했다. "아까, 영산강길에서 한참을 안보이길래 어떻게 된 줄 알았어요." 자전거를 영산강에 내던져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차마 그말은 하지 못했다.

영산강 자전거길을 타기 직전에 윤준하 바다위원회 위원장이 전화했었다. 자전거캠페인 5일 차. 목포 기자회견에 합류하기 위해 기차로 내려오는 중이었다. "어디냐? 점심은 어디서 먹을래?" 목포에서 만나 점심을 같이 하자는 뜻이었다. "글쎄요, 제시간에 맞춰 도착하는 것도 빠듯할 것 같네요." 점심도 거르고 겨우겨우 오후 2시 조금 전에야 목포 기자회견장에 도착했다. 해운항만청 쪽으로 걸어가는 윤위원장이 보였다. "여기예요!" 우리는 서로 손을 흔들었다. 정말 반가웠다. 우리가 점심도 못먹고 간다니까 윤위원장도 식사를 하지 않고 기다려줬다.

"역시, 전라도 목포네요. 분위기가 많이 달라요. 기가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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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해운항만청에서의 기자회견,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의 고래고로를 들고 있는 이가 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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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를 쓰레기장으로 여기는데 어떻게 해양부국이 실현된단 말이냐' 목포 해운항만청에서의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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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윤준하 위원장이 목포해운항만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광주환경운동연합 임낙평 상임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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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을 끝낸 후 영환이 말했다. 목포 기자회견에는 목포환경운동연합의 전·현직 임원과 회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86세의 고령이신 서한태 박사를 비롯해 전현직 의장, 시의회와 도의회 의원도 여럿 참석했다. 서울에서 윤준하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장이 내려왔고 광주환경운동연합에서는 임낙평 상임의장·박미경 사무처장이 같이했다.

기자회견이 진행된 목포지방해운항만청은 전라남도지역의 해양수산부인 셈이다. 청의 간부가 나와서 청내에서 기자회견을 하면 안 된다고 시비를 걸었지만 개의치 않고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토요일 오후에 열린 기자회견이었지만 MBC·KBS 등 두 공중파 방송사가 취재해갔다. 인천과 군산에서와 달리 목포에서의 기자회견에서는 전남지역의 주요 폐수 해양투기업체들을 공개하고 지적하는 손팻말이 준비됐다. 한화케미칼·삼남석유화학·LG화학·코오롱 워터앤에너지·남해화학·여수오천산업단지식품가공산업협동조합 등이 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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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식사 중 TV뉴스에 나온 해양투기기자회견 보도가 나왔다. 목포지방의 대표적인 환경운동가 서한태 박사가 86세의 고령에 아랑곳 않고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정부의 해양투기정책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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