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기] 뙤약볕에서 11명 재능교육 조합원의 뜨거운 투쟁

[탐방기] 뙤약볕에서 11명 재능교육 조합원의 뜨거운 투쟁

이희경 0 3590

재능교육 노조 농성 2045일 째

재능교육 농성은 2007 12 21일부터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사측에 단체협약 원상회복과 해고자 전원 복직을 촉구하며 2,045일 즉 5년하고도 7개월을 넘긴 오늘까지 농성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6 6일부터는 재능교육 본사 건너편 혜화동 성당 종탑에서 고공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가 실습하고 있는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까운 장소에서 농성이 진행되어 재능교육 노사갈등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듣고, 현장을 보고자 재능교육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혜화 성당으로 향했다. 그렇지만 혜화성당 종탑으로는 올라갈 수 없어 재능교육본사 앞에서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직무대행 황창훈씨를 만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갑자기 찾아온 우리와 인터뷰를 하시는데 당황해 하셨지만, 이야기를 시작하자 속 깊은 이야기를 꺼내셨다.

처음에는 2007 12 21일에 노동조건이 나빠지는 것에 항의를 했는데 사측에서 학습지교사는 노동자로는 인정할 수 없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며 단체협약을 파기하면서 투쟁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투쟁이 6년간 진행되오면서 사측과의 갈등도 문제이지만, 조합원들 각각의 생계문제, 아이문제, 부모문제 등등의 개인적인 문제를 맞춰가며 투쟁을 이어나가는 것과 조합원들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 힘든 일이라고 하셨다.

사측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같은 인간으로써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해 줬으면 좋겠고 단체협약을 원래대로 복귀시키고 노조활동을 인정하고 불이익을 주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1.jpg
<재능교육본사 앞 천막농성 투쟁 현장과 투쟁 2045일째임을 알리는 피켓>
2.jpg
<재능교육본사 앞 혜화성당 종탑에서 171일 째 고공농성 중인 모습>
3.jpg

<재능교육 본사에 노동자권리 회복을 요구하는 현수막>

황창훈씨는 그나마 잘 알려진 재능교육이란 회사도 이렇게 노동자권리를 지켜주지 않고 있는데, 생각보다 많은 소규모 회사들의 노동조건이 열악할 것 같다고 하셨고, 자신의 회사가 아니더라도 주변의 문제에 더 관심을 갖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황창훈씨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이 지쳐 보이셨는데 좁은 성당종탑 위에서 고공농성을 하시는 두 분은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재능교육의 노사갈등이 빨리 해결되어서 이렇게 힘든 투쟁이 끝나길 바란다. 또 보험설계자, 골프장캐디, 레미콘노동자, 학원강사 등 많은 특수형태고용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하루빨리 개선되고, 권리가 보장되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 노동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본보기가 되는 재능교육 농성의 11명 노조원 분들이 모두 힘내셨으면 좋겠다.

2013 7 26일 순천향대학교 4학년 이희경

(환경보건시민센터 여름학기 실습프로그램 참가자)

---------------------------------------------

재능교육 농성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을 소개하기 위해 2013 06 11일자 재능교육농성관련 경향신문기사를 붙인다.

투쟁 2000·종탑농성 126일 맞은 재능교육 노동자들아직 이기진 못했지만 우린 더 단단해지고 있다

『사측의 단체협약 파기와 해고 등에 맞선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의 농성이 11일로 2000일을 맞으며 국내 비 정규직 노동자 최장기 투쟁 기록을 매일 갈아치우고 있다.


재능교육지부 노동자들은 “아직 승리하진 못했지만 패배의 시간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시간이 없었다면 학습지 교사들이 어떤 현실에서 일하고 있는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것이며, 노동자이면서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고용직의 고충을 알릴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재능교육지부가 농성을 시작한 것은 2007 12월이다. 당시 회사가 내놓은 임금 삭감안을 노조가 거부하자 사측은 “학습지 교사는 특수고용직”이라며 단체협약을 파기하고 조합원들을 해고했다. 해고된 조합원은 12. 이들이 지난 6년 동안 사측에 요구해온 것은 단체협약 원상회복과 해고자 전원 복직이다.


지난해 11월 서울행정법원은 “학습지 교사들도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된다”고 판결했지만, 회사는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대신 복직을 한 뒤 단체교섭을 시작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그러나 노조는 2007년 파기된 단체협약을 원상복구한 뒤 복직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1999년 설립해 4차례 단체협약을 해왔던 합법적인 노조와의 단체협약도 일방적으로 파기했던 회사”라며 “단체협약을 먼저 복구하자는 것은 노조가 인정받느냐 아니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


해고 학습지 교사 여민희씨(40)와 오수영씨(39)가 지난 2 20m 높이의 서울 혜화동 성당 종탑 꼭대기에 올랐던 것도 이 지루한 농성을 끝내기 위한 마지막 선택이었다. 투쟁 2000일을 맞은 이날은 이들이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126일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오씨는 “지난 6년 동안 안 해본 게 없기 때문에 이제 더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며 “여기서 잘 버티는 게 우리의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더 단단해지고 있다”고 했다. 여씨는 최근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고공농성을 종료한 사례를 이야기하며 “처음엔 재능교육의 문제만 생각하고 올라왔지만 고공농성을 하루 이틀 하다보니 더 이상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만큼은 해결해서 내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씨는 “우린 그냥 학습지 교사가 아니라 노조가 있는 재능교육에, 노동자의 이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재능교육지부는 이날 종로구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농성 2000
기념기자회견을 열고 “재능교육 문제는 노조로 단결할 권리마저 부여받지 못한 수많은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문제”라며 “2000일 동안 함께해준 학습지 교사들을 위해서라도 투쟁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4.jpg

<재능교육 본사 앞 서울 혜화동 성당 종탑에 올라 단체협약 원상회복과 해고자 전원 복직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이어가는 여민희(오른쪽), 오수영 조합원이 11일 구호를 외치고 있다.>

 

 

0 Comments
시민환경보건센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