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기] 혜화성당 종탑에서 202일 만에 지상으로

[탐방기] 혜화성당 종탑에서 202일 만에 지상으로

이희경 0 3254

[탐방기] 혜화성당 종탑에서 202일 만에 지상으로

2013 8 26 3시에 재능교육 고공농성이 노사간 합의로 해제되었다. 최종 합의문에는 사망한 조합원 포함 12명 전원 복직, 단체협약 원상 회복, 각종 고소고발 취하·처벌불원 탄원서 제출, 노조 생활안정지원금·노사협력기금 22천만원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2007 12 21일 임금삭감과 해고협박에 맞서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한지 5 8개월(2076), 2013 2 6일 종탑농성을 한지 202일만에 농성이 끝이 났다.

우리가 3시가 다 되어서 도착했을 때 고공농성을 한 여민희, 오수영씨는 202일만에 종탑에서 내려왔고 수많은 기자들에 둘러싸여있었다. 지상에서는 그 동안 고공농성을 하신 두 분을 응원하고 도와주었던 조합원들과 민주노총 서울지부, 한국 비정규직 노동센터 등 많은 사람들이 기자회견을 위해 모여있었고 여민희, 오수영씨가 오자 박수로 환영했다. 조합원들은 끈질기게 싸웠다! 그리고 이겼다!”라며 장기간의 노사간 싸움에서 결국 합의가 되어 전원 복직하게 된 것에 대해 기뻐했다.

기자회견장에서는 지난 7 26일 재능교육 노조농성 2045일이 되던 날에 만났던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직무대행 황창훈씨도 계셨다. 황창훈씨는미흡한 성과를 바탕으로 2013년 단체협약을 갱신체결할 것이며, 특수 노동자에 대한 허물을 벗고 새롭게 재능교육을 만들어가겠다.”라고 했다.

혜화성당 종탑에서 고공농성을 하신 여민희씨는 내려와서 웃으면서 동지들을 맞이할 수 있게되어서 행복하며, 이후 우리 조합원들이 현장에 돌아가서 재능 선생님으로써의 역할을 하며 노동조합의 깃발을 들고 노동조합의 이름으로써 노동조합을 재건하고 현장활동을 열심히 하겠다. 앞으로 저희 같은 노동조합원이 싸울 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우리 노동자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 정말 힘으로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더 이상의 고공농성 노동자들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살기 위해서 살고 싶어서 고공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서 살고 싶어서 함께 싸우고 끝까지 함께 싸웠으면 좋겠다.”라고 하셨다.

오수영씨는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문을 열지 못하고 내려가고 싶었지만 결국 문이 열렸고 종탑에 우리를 가뒀습니다. 꼭 승리하고 싶어서 올라갔지만 2076일 내내 정말 이 투쟁이 끝날지 확신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끝났습니다.오늘 노사가 쌓아 올린 성과는 하루하루 쌓인 상처와 분노 연대와 투쟁에 결과입니다. 202일간 일상의 모든 것을 버리고 모든 비난과 수모를 감수하면서 단 한마디 변명도 하지 않고 속 울음을 삭힌 결과입니다.”라며 눈물을 보이셨다.

지난 7 26일에 농성현장을 방문했을 때, 황창훈씨의 말씀을 듣고 텐트에서 고생하시는 조합원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노사간 합의가 이루어지고 조합원들이 전원 복직하게 되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온 것을 보니 정말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에 특수형태 고용노동자들이나 비정규직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노동자분들도 빨리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2013 8 27일 순천향대학교 이슬기, 이희경(여름학기 프로그램 환경보건시민센터 실습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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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탐고공농성을 마치고 내려오는 여민희, 오수정씨를 기다리며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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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동안에 재능교육투쟁에 대해 설명, 소감을 밝히고 있는 황창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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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지연 조합원에게 묵념하는 모습. 왼쪽 두 번째 분과 그 옆은 종탑 고공농성을 했던 여민희, 오수영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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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능교육 투쟁이 시작된 재능교육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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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교육 농성해제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을 소개하기 위해 2013 0826일자 재능교육농성해제관련 머니투데이 신문기사를 붙인다.

재능 선생님으로 돌아가는구나” 2076일 최장기농성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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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6, 58개월여의 최장기 비정규직 사업장 농성이 노사합의로 마무리됐다. 서울 혜화동성당 종탑에서 혹한의 겨울과 몰아치던 장마, 기록적인 무더위를 견딘 두 여성이 지상으로 내려왔다.

종탑 농성을 하던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오수영 지부장 직무대행(39)과 여민희 조합원(40) 26일 오후 3시쯤 202일 만에 땅을 밟았다. 볼을 타고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땅을 밟은 이후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여민희 조합원은 어려운 투쟁 과정을 겪었다내려와 건너편에서 지켜보니 성당의 십자가가 참 작기도 하고, 모습이 쓸쓸하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 조합원은 오늘 아침 농성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현장으로 돌아가는구나. 재능선생님으로 돌아가는구나라는 설레고 기쁜 마음이 들면서도 다시 일하는 것에 대한 책임감도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고 이지현 조합원의 동생이 재능선생님이라는 언니의 이름을 되찾아줘서 고맙다고 말했다재능 선생님으로서 이지현 조합원을 되찾을 수 있어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고 이지현 조합원은 지난해 1월 암 투병 도중 사망했다.

이날 오후 4시에는 재능교육 본사에서 노사합의문 조인식이 진행됐다. 노사 합의문에는 “2008 10 31일자로 해지한 재능교육과 재능교육지부의 단체협약을 원상회복한다회사는 고 이지현씨를 비롯해 해직교사 11명 전원을 즉시 복귀시킨다는 등의 합의 사항을 명기했다.

노사는 5 8개월간 모든 고소·고발에 대해 상호 취하키로도 합의했다. 조인식에서 황창훈 학습지산업노조위원장 직무대행은 지금 당장은 2076일이란느 날짜가 준 상처가 너무 커 웃음이 나오지는 않지만 두 조합원이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어서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황 직무대행은 이어 길었던 날짜를 또렷이 기억하는 가운데 노사가 어떻게 앞날을 만들어갈지 함께 노력하면 좋겠다조인식 플래카드에 적힌 협력과 상생이라는 단어가 진정일 것인지 많은 분들이 지켜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양병무 재능교육 대표이사는 조인식 테이블에 앉아 마주보니 가까운 사이인데 2076일과 종탑 농성 202일은 가깝지 못했다최장기 농성 해결이라는 꽃을 피우려 많은 이들의 눈물과 노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재능교육 노조는 2007 12 21일부터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장기간 농성을 벌이며 2076일이라는 최장기간 비정규직 사업장 농성 기록을 세웠다. 2 5일에는 혜화동 성당 종탑위에서 고공 농성을 오수영 지부장 직무대행과 여민희 조합원이 진행했다. 고공 농성 202일이 흐른 26일 종탑에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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